사랑하는 82님들, 그동안 모두모두 잘 지내셨나요?
저도 이런저런 일로 바쁘게 잘 지내고 있었답니다.
할 일이 많아서 바쁘다는 건 감사할 일이겠지요.
(이렇게라도 위안을 삼아야지ㅠㅠ 아...놀러가고싶다...)
큰애 초등학교1학년 학교엄마로 만나서 지금까지 인생친구로 지내는
네 명의 친구들이 있는데, 2,3월에 두 친구의 생일이 있었어요.
오늘은 그 친구들과 생일 보낸 이야기를 해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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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에 무슨 물오징어 데침이냐구요?
2월에 생일을 맞은 친구는, 목소리도 아주 상냥하고 늘 칭찬만 하면서
친구들 모임이 있을 때마다 뭔가를 꼭 준비해서 선물하는 아주 예쁜 친구에요. ^^
그런데 그 친구가 제가 만든 물오징어 초무침을 참 좋아한답니다.
그래서 이번 친구의 생일에는 소소하게 반찬셋트를 선물했어요.
더덕무침, 콩나물무침, 브로콜리 두부무침,
마늘쫑무침, 버섯전, 황태무침, 감자샐러드
소고기 미역국, 고추장아찌를 준비해서 친구에게 선물했는데
어찌된게 친구보다 친구남편이 더 좋아하는 기이한 현상이... ^^
이것은 친구 선물인가 친구의 남편 선물인가.
그 친구의 생일날에 아담한 참치집에서 모이기로 하고 룸을 예약했는데,
그 친구 몰래 다른 친구들끼리 미리 한시간 전에 만나서 서프라이즈 파티를 준비했어요.
한 친구는 꽃다발을 준비하고 한 친구는 생크림 케이크를 준비했구요.
케이크 주변의 LED초를 어디서 보신 것 같지 않나요?
작년 10월에 친구 생일파티 사진이라고 키톡에 올렸었는데,
그때 사두었던 생일축하 가랜드랑 led초를 잘 보관해두었다가
친구들 생일때마다 재활용을 잘 하고 있답니다. ^^
2월에 생일을 맞은 친구가 약속장소에 들어왔을 때
왕관을 씌워주고 폭죽을 터트리며 생일축하노래를 부르자
친구는 어안이 벙벙한 표정으로 쑥스러워 어쩔줄 몰라했다지요.
소원을 비는건지 잘못을 비는건지 모를 저 자세로 사진에 찍히며
어쨌든 서프라이즈 파티는 만족스럽게 성공!
지난 금요일은 또 다른 친구인 승민엄마(^^)의 생일이었어요.
그 친구에게는 어떤 생일파티를 준비해줄까 고민하다가
친구에게는 약속장소를 음식점이라고 속이고, 나머지 친구들이랑
저희집에서 생일상을 차려서 서프라이즈 파티를 해주기로 했지요.
저는 소고기미역국을 끓이고 골뱅이무침 소면과 콥샐러드를 준비하고,
다른 친구는 소갈비찜을, 다른 친구는 생크림 케이크를 준비했어요.
동네 횟집에서 광어회를 포장해오고 치킨도 한마리 주문하고요.
생일자가 좋아하는 버드와이저랑,
다른 친구가 좋아하는 막걸리랑 셋팅해놓고
또 다시 재활용 생일축하 가랜드를 붙여놓고 친구를 기다렸답니다.
준비가 끝나고 제가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어요.
"00야~~ 내가 지금 준비가 늦어져서 그런데 너 잠깐 우리집으로 올라와!"
전화를 끊고나서 다른 친구들이랑 허둥대며 생일초에 불을 붙이고
친구가 현관으로 들어오기만을 숨죽이며 기다리고 있었는데!
생일을 맞은 친구는 눈치가 빠른 편인데다
다른 친구들이 주차장에 차를 대놓은 걸 보고 이미 눈치를 챘답니다.
하아... 서프라이즈 파티도 아무나 하는 게 아니네요. ^^
서프라이즈는 실패했지만 맛있는 음식과 축하의 말을 나누며
즐거운 생일파티는 오랫동안 계속되었어요.
그러다 밤 11시에 두번째 방문 손님들을 위해
상을 치우고 2차로 치킨을 시켜서 다시 상을 보았어요.
밤 11시가 넘어서 학원수업을 마치는 아이들과
저의 친구를 데리러 온 아버님들 몇 명이 합류해서
준비한 음식을 함께 먹으며 친구의 생일파티는 즐겁게 끝났답니다.
누구에게나 일년에 딱 한번 찾아오는 생일,
함께 하니까 기분좋고 즐거웠습니다.
그날만큼은 모두 행복하시고 기쁜 일만 함께 하길 바랍니다.
제 친구들도, 저도
그리고 우리 82님들 모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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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톡에 글 남기다가 사진과 글이 모두 날라간 건 오늘이 처음이네요.
당황했지만 마음을 다잡고 다시 올려봅니다.
식구들이 모두 곤히 잠들었네요.
저도 곧 잠자리에 들어야겠어요.
모두 평안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