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82 식구님들 ,
저 , 무지하게 사랑 많이 받는 솔이엄마에요 . 흠흠흠 ... ^^
제가 또 받고만 못 사는 성격이라
저도 82 님들께 찐하게 사랑고백을 전하면셔 !
2018 년 가을을 보내고 있는 솔이네집 소식 전해 볼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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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꼬막요리들 많이 해드시죠? 주변에 꼬막요리 전문점도 많이 생기구요.
저희 식구들도 꼬막을 좋아해서 1키로를 사서 꼬막을 찌고 양념을 올려서 먹었어요.
저는 꼬막을 박박 문질러 씻은 다음에 물이 팔팔 끓을 때 찬물을 한대접 붓고
(물이 너무 팔팔 끓을 때 꼬막을 넣으면 꼬막살이 쪼그라든다고 하더라구요.)
꼬막을 쏟아넣은 다음에 한 방향으로 저어가면서 끓여요.
양념장에는 간장, 고춧가루, 통깨, 다진파, 다진당근, 참기름을 넣는데
다진 생강은 꼭 넣어야 비린내가 안난다고 엄마가 그러셨어요. ^^
저희 한 통, 친정 한 통 나눠서 먹었습니다.
지난 일요일 저녁에...
저는 그날 주방 싱크대를 싹 치워놓고 침대에 느긋하게 누워있었거든요.
그런데 친정엄마가 꼬막 3키로를 사오신 거에요. 크헉.
하아.... 꼬막 삶고 껍질 까고 양념장 얹어서 꼬막찜 만드느라 힘들었지만!
엄마 덕분에 꼬막을 넉넉히 넣은 비빔밥도 만들어 먹었어요. ^^
따끈한 밥에 양념된 꼬막살을 넣고, 다진 청양고추랑 참기름을 넉넉히 넣어
맛간장이나 진간장으로 간을 맞췄더니 맛이 괜찮았어요. 김가루도 좀 넣어주면 좋을 듯해요.
출근이 늦었던 어느 날에는, 친정부모님을 집으로 오시라고 해서
소고기 시래기국을 끓이고 족발도 썰어놓고 잘 익은 깍두기에 막걸리도 한잔씩
하면서 맛있는 점심도 먹었습니다.
10월의 어느 날에는 친정부모님 모시고 양주 천일홍 축제에도 다녀왔어요.
아버지께서 몸이 불편하셔서 멀리는 못가지만 그래도 간간히 바람을 쐬드리려고 합니다.
제가 매일 보는 사람들, 늘 잘해드리고 싶은 부모님과 고마운 남편이라죠.^^
가을은 수확의 계절이잖아요.
사랑하는 부녀회장님께서는 올해에도
수확하신 농작물을 저에게 아낌없이 나눠주셨어요.
무청도 주시고 배추도 주시고 묵은김치도 주시고...
그리고 얼마 안 된다면서 집앞까지 풋고추를 실어다 주셨여요.
얼마 안되는거 마...맞지요? ^^
부녀회장님께서 주신 고추는 이웃과도 나눠먹고, 고추장아찌도 담고
멸치랑 같이 볶기도 하고, 아이들을 위해 소고기를 넣어 볶아서 반찬을 만들기도 했어요.
다진 돼지고기를 사다가 두부랑 채소를 넉넉히 넣어 소를 만들고 고추전도 만들었구요.
부녀회장님 덕분에 저희집 비타민C 섭취율이 만땅입니다. ^^
부녀회장님은 제게 늘 뭔가를 주시는 분이지요. 고추도 무도 배추도 사랑담긴 조언도요.^^
날이 쌀쌀해지니까 뜨끈한 국물생각이 절로 나더라구요.
아이들이 학교에 가서 공부 열심히 하려면 뭔가 영양보충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사골이랑 잡뼈를 함께 끓이고 사태도 좀 같이 삶아서 든든하게 먹여 학교에 보냅니다.
밥을 안 먹고 싶다고 할 때는 또띠아에 양상추랑 채소, 구운 떡갈비를 넣어서 말아주었어요.
제가 출근을 안하고 집에 있을 때는 되도록 라면을 안 먹이고 싶은데,
가끔씩 먹고싶다면서 라면을 찾을 때가 있어요.
그럴 때는 냉동실에 얼려둔 소고기 수육을 넣어 꼬들꼬들하게 끓여줍니다.
잔치국수가 먹고 싶다고 하면,
다시멸치랑 디포리, 양파랑 대파, 파뿌리, 다시마, 마늘, 무를 넣고 육수를 진하게 끓여서
어묵도 좀 넣어서 푸짐하게 끓여줍니다.
학교에서 공부하고, 부랴부랴 학원에 가고, 학원에 다녀와서 숙제하느라 바쁜 중2지만
가뭄에 콩나듯 이렇게 엄마 일을 도와주거나 엄마 말을 잘 들어줄 때가 있어요...
그래서 아이가 먹고 싶다는 걸 안 만들어줄 수가 없답니다.^^
물론, 말을 안들어 먹어도 먹일 건 먹여야겠지요.ㅎㅎㅎ (저희집 고2 말하는 거 아닙니다...^^)
비오는 금요일이었어요. 수업이 없어서 편하게 쉬고 있는데 오후 3시쯤 울리는 카톡소리.
* 동네동생 : "언니, 비와요~~ 막걸리에 김치전 생각이 나네요."
- 솔이엄마 : "먹고 싶으면 네가 해먹어라." ........"진짜 먹고싶어?"
* 동네동생 : 네~ 저 다섯시에 퇴근해요.
- 솔이엄마 : 내가 김치부침개 부쳐노까?
* 동네동생 : 막걸리 사갈께요~ 언니 사랑해요~~
사랑한다는 말에 또 걸려든 솔이엄마, 동네동생 몇명이랑 간단하게 막걸리 한잔 했답니다. ^^
요즘 감기랑 독감이 유행인가봐요. 주위에 아프다는 사람들이 너무 많더라구요.
동네 작은 씨스터가 독감에 걸려서 밥도 못먹고 죽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어요. ^^
집에 있는 재료로 미역국을 끓이고 제육볶음도 만들고 고등어조림도 만들고
소고기 계란말이랑 무절임, 동치미를 싸가지고 동생네 집에 전해주고 왔답니다.
동네 동생한테 반찬을 만들어서 갖다 주고 하니까
제가 막 천사처럼 보이시고 그럴 수도 있는데ㅋㅋ
평소에는 동생들이 저한테 더 많은 것을 준답니다.
오늘 아침에는 엄마랑 둘이서 김장을 했어요.
배추를 열두포기밖에 안 했기 때문에 별로 힘들지는 않았답니다.
예전에 아버지께서 건강하시고 단독주택에 살았을 때는 200포기씩 하고 그랬었는데
어떻게 그렇게 살았는지 모르겠다고 엄마가 말씀하셔요.
배추김치 다섯 통하고 알타리 김치 다섯 통이면 올 겨울을 잘 날 수 있을까요? ^^
김장은 친정에서 하고, 점심은 저희집에서 차렸어요.
목살 세 근과 앞다리살 두 근을 사서 삶았는데,
아들 둘, 부모님, 우리 부부가 먹다보니 남기지 않고 푸짐하게 잘 먹었습니다.
김장을 해넣고 나니까 올해 가을이 정말 다 지나간 것 같아요.
올해 가을을 어떻게 보냈는지 생각해보니
여러 사람을 만나고, 사람들을 위한 음식을 만들고,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고, 개인적인 일을 보느라 몸은 바빴지만
찡그렸던 날보다 웃었던 날들이 많았던 것 같아서 기분이 좋네요.
그 중에서도 제일 기분 좋은 건
울엄마의 웃는 얼굴을 보는 것이랍니다.
82님들,
사랑합니다.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