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의 콘테사 라는 요리책의 저자로 유명해진 이나 가르텐의 요리는 화려하지는 않지만 편안하고 맛있는 요리를 많이 알려주고 있어요.
지난 여름에 롱 아일랜드에 사시는 그렉 홀 박사님 댁에 놀러갔을 때, 이 요리를 만들어 주셨는데, 코난군이 무척 맛있게 먹었고, 그 이후로 가끔은 그 치킨 요리가 또 먹고 싶다고 했어요.
모처럼 주말을 앞두고 시간이 나서 조리법을 찾아서 적어두고 장 볼 것도 목록으로 적어보았어요.
어쩐지, 가을이면 연필심을 사각사각 소리를 내면서 공책에 무언가를 적어보고 싶은 느낌이 들죠?
아, 나는 쑥과마눌 님 같은 전문 문학 여사는 못되어도, 파와마눌 정도의 문학 아줌마는 될 수 있는 걸까요...?
ㅎㅎㅎ
마늘이 좀 많이 들어갑니다.
마늘 한 통, 9-10쪽을 잘게 다지는데, 너무 무리할 필요는 없구요 :-)
대충 잘게 썰면 충분합니다.
올리브 오일도 많이 들어갑니다 :-)
작은 냄비에 올리브 오일 1/4컵을 넣고 달군 후에 다진 마늘을 넣고 불을 줄여서 1분 정도 가열합니다.
마늘이 타거나 너무 익지는 않게 하면서 오일에 마늘향이 많이 우러 나게 하는 것이 뽀인트!
옆에서 구경하는 아이들에게 레몬 작업을 시킵니다.
레몬 두 개를 껍질만 갈아서 제스트를 만들고,
껍데기를 홀랑 벗은 레몬은 즙을 짜둡니다.
지가 좋아하는 요리를 해준다고 하니 신이난 코난군.
올리브오일과 마늘이 든 냄비에 레몬즙, 레몬 제스트, 화이트 와인, 오레가노, 타임 등을 넣습니다.
분량은, 레몬즙 2큰술, 제스트 1큰술, 화이트 와인 1/3컵, 오레가노와 타임은 대략 1-2작은술 넣으면 됩니다.
소스를 잘 섞은 후 9X12 인치 오븐 용기에 부어줍니다.
그리고 닭가슴살을 넣어주는데, 껍질이 있는 것을 사용하라고 해요.
껍질 부분이 위로 가게 넣고 그 위에 올리브 오일을 발라주고 후추를 살짝 뿌린 다음, 위를 덮지 않고 화씨 400도 오븐에 넣습니다.
아참, 빠뜨릴 뻔 했네요.
레몬 한 개를 여덟쪽으로 내서 오븐에 넣기 전에 닭고기 사이사이에 넣어주어야 해요 :-)
화씨 400도에서 30-40분간 익힙니다.
위를 덮거나 하지 않고 그냥 익히는데, 30-40분 후에 속살은 다 익었지만 겉부분이 너무 허여멀그리한 컬러로 보인다면 :-) 브로일로 맞추어서 잠시 갈색이 날 때까지 둡니다.
그 다음, 오븐에서 꺼낸 다음에 은박 호일로 덮어서 10분간 기다립니다.
아마도 소스의 맛과 향이 고기에 충분히 스며들도록 하기 위한 과정인가봐요.
짜잔~
레몬 향기 상큼하고 올리브 오일과 와인으로 촉촉해진 닭가슴살 요리가 완성되었습니다.
올해의 할로윈은 돌아온 거미인간 (스파이더맨 홈커밍) 으로 정했습니다.
뉘에~뉘에~
분부대로 만들어 드립지요.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홈커밍 스파이더맨의 복장은 허접함이 그 포인트 입니다.
추리닝을 잘라서 자가 제작한 허접한 그 맛이 있어야 하는거죠 (별 걸 다... ㅠ.ㅠ)
이 허접함을 만들기 위해 엄마 아빠의 헌 옷이 희생당했고, 엄마는 손바느질, 아빠는 삼디 프린팅과 재봉틀질을 제공했습니다.
애써 만든 복장을 할로윈 하루 저녁만 입고 말기에는 너무 아까워서 친구들끼리 파티를 하기로 했다는군요.
파티가 열리는 친구네 집에 아이들 데려다주고 (큰 애 작은 애가 각기 자기 친구네 집에 갔습니다) 저와 남편은 명왕성의 가을 만끽하기 작업을 했습니다.
낙엽 긁어 모으기였죠.
목장갑 끼고 장화신고... 땀 흘리며 낙엽을 긁으니 두 시간이 후딱 지나가더군요.
앞마당 낙엽만 요만큼, 뒷마당은 이것보다 두 배 정도 더 긁었어요.
깔끔하게 치워진 마당을 보니 기분이 좋아졌어요.
명왕성의 가을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