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 버섯이 좋다는 거 아시죠?
장날에는 항상 버섯이 푸짐하게 나옵니다.
한 소쿠리 5천원
싱싱합니다.
뽕나무에서 키운 느타리도 사먹고(뽕 안갔습니다^^)
지난 장날엔 친구가 와 송이 1키로 19만원 주고 사갔습니다.
남편말고 딸년 먹인다고^^
저도 덕분에 몇 개 먹었지만 가격때문인지 후덜덜하면서
이게 그리 맛나다는 것인가? 계속 의심스러워하면서 먹었습니다.ㅎ
예전에 좀 핀 송이 선물로 받아 라면 끼릴 때 넣으니 맛나더만요.^^
친구는 너무 저렴하게(?) 좋은 송이 샀다고 로또맞은 것처럼 기뻐하더군요.
저는 서민이라 싱싱한 버섯이면 좋습니다.
저 버섯과 고구마줄기(할머니 한 시간은 족히 손톱 까매지면서 깐 줄기를 듬뿍 2천원에)
산청 고사리 불리고 양지와 바지락 살을 넣어 곰국 끓이듯이 지금 끓고 있습니다.
혼자 살림이라 딱 필요한 거 하나씩만 하다보니 저 팬이 후라이도 하고
보울로 쓰이기도 하고 뭐 그렇습니다.
지난 주말 불국사에 갔습니다. 경주시민이라 주민증 딱 보여주고 공짜로 기분좋게
들어갔어요. 사람들이 아주 많았습니다. 친구가 놀러와 가이드 삼아 갔었지요.
대웅전 천정을 처음 봤습니다.
색이 바랬지만 그림이 흔히 단청이라고 하는데 저는 그림으로 보입디다.
각설하고,
20분 더 푹 고아 찹쌀가루 조금 풀고 들깨가루 넣으면~~
가을 을 한 그릇 먹게 됩니다.
경주에 와 처음 알게 된 분들이 스님이였어요.
한창 오픈 준비하느라 다른 카페에서 밑그림 그리고 있는데
무슨 공부를 그리 열심히 하냐고 노스님 두 분이 가로 긴 탁자에서 늘어놓은 제 책들 보시고는
길게 같이 앉았습니다.
이런저런 얘기들 속에서 마음이 평안해지는 겁니다.
가끔 오시는데 그 시각이 딱 정해져 있습니다.
10분 전부터 고개를 빼꼼히 내고 거리를 돌아봅니다.
꽤 못뵈었습니다.
노스님께서 많이 편찮으시다고.
저 가을국을 보온도시락에 담아 내일 종무소에 맡겨두면
스님께 전해지겠지요.
경주이기때문에 노스님과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경주이기때문에 이런 여유가 생깁니다.
그래서
저는 경주가 참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