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때 친구와 친구여동생 셋이서 함께 텐트까지 매고 지리산 종주등반을 했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런 좋은기억을 가족과도 함께해보고 싶더라구요.
등산과는 그리 친하지않은 식구들을 야곰야곰
구슬려서 지리산 종주 등반을 하기로 했습니다.
등산이라곤 동네 반나절 산책이나 다름 없는
산오르기가 전부이니 2박3일 등산을 위한 준비물을 챙기는것부터 어렵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2박3일이면 배낭크기가50리터 정도여야한다고하네요.
(배낭의크기기준이 리터인것도 처음알았네요.)
계속 등산을 하게될지는 불확실한 일이라
등산좋아하는 동생에게 50리터배낭을 지리산종주등반을 가족과함께 마친 친구에게
40리터 배낭을 빌리고 크기조절이 가능한40리터는 하나 구입했습니다.
가스버너도 하나는 빌리고 하나는 샀습니다.
(조그만 가스통에 허술하게 생긴듯한 가스버너
화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30여년전 가스버너와는 정말 다르네요.)
등산중 비가 내리면 배낭과 나를 보호해줄 판초
(어짜피 동네산에 갈때도유용할듯싶어서두개삼
사실 하나가 있지만 무겁기도하고 못찾음) 간이비옷(친구가빌려준것)등 두가지품목을 넣을까 말까 고민 했습니다.비가 안오면 공연히 배낭무게를 올리는것이니 말이죠. 그래도 높은산은 일기가 변화무쌍하다고 하니 넣기로 했습니다.(결과적으로 사용할일은 없었습니다.)
산위 올라가면 쉽게 살 수 없으며 대피소 매점에서 몇가지 구입할 수 있다 하더라도
가격은 두배라는점이 사재기? 아니 챙재기 (챙겨서 가방무게 올리기)를 합니다.
햇반 하나챙길대마다 1000원을 벌고 등산용
가스 챙길때마다 1500원을벌고 등산짐을 챙기면서 이렇게 돈을 벌수있다니 말이죠.
(지나고 생각해보니 이런것은 아주 최소한
모자를 정도로 준비하고 아니 어쩌면 한개씩만 준비하고 대피소에서 사서 보충해 가는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2박3일추가비용으로얼추 계산해보면 만원 이내로 산에서 택시탄기분 을 느낄수있을테니 말이죠.산에서초보자들은 단지100그램 추가로도 몸이 천근만근입니다.)
한두끼는 누룽지도 좋은 아이템인듯 싶구요.
가볍고 산에서 받은물 혹시 걱정되면 어짜피
끓여먹으면 좋으니 물넉넉히 잡아 물도 보충하고
한끼 해결도 됩니다.
과자류도 산에 올라가면 먹고싶은것 쉽게 선택할수 없다는 불안 감이 마음속을 꽉 채웁니다.(기껏 2박3일인데도 먹고싶은것 못 먹게될때, 먹고싶은것 상상하다, 경치를 편안하게 못보는 상황을 상상하게되니, 더욱 챙재기를)
사실은 등산중 걸으면서 에너지보충식으로
간단히 칼로리를 올려줄수 있는 몇가지 에너지바종류면 되는데 말이지요.
어쩌겠나요.지혜도 없고 욕망억제도 약하니 몸이 힘들어집니다.
아래 사진은 남겨온것입니다.
(물론 1박은 생략되었지만 많이 과했지요.)
등산용품 판매 아주머니께서 스텐컵은
뜨거운것 먹을때 입술 데기 쉬운데 이중컵은
잘 식지도 않고 먹을때도 불편이 없다고 권유해 주셔서 샀습니다.
(사실 어디서 얻은것 샀던것 해서 등산용컵이
몇개있긴한데 필요할때 안찾아지는 평범한 현상이나타나서 ,ㅎ 새로컵을 하나사야만 나타나잖아요.)
만족도 90프로 이상입니다.( 백프로주고싶지만 부피감이 있어서90프로) 안찾아 지던 컵이 나 여기있었지롱! 하면서 나타난다 해도 그리 속상하지 않을듯해서 기분이 더욱 좋습니다.
(ㅎ 그런기분을 아는지 예전 스텐컵이 안나타나고 있어요. 그래서 만족감이
1프로 더상승)
스테이크들을 해먹는 다는 정보를 주네요.
남들 고기먹을때 나는 라면 먹고 있으면서 내 라면에만 집중할 힘이 약한줄 알기에 고기도
꽝꽝 얼려 몇덩이 준비합니다.
(꽝꽝 얼린 고기에 꽝꽝얼린 물병이 참 무겁습니다.무지에 더해서 욕망을 못버리면 몸이고생입니다.)
사진엔 물이 한병이지만 저렇게 얼린물세개
고기 한덩이더해서 김치두보시기 보냉팩하나
더 챙재기 했지요.(아이고 무거워라!)
식사준비용으로 준비한 국거리류
양도 조절실패였지만 포장 떼고 내용물만 가져가도 될것을 말입다.
(계산력부재 지혜부족 몸고생)
사진에는 없지만 사과둘 귤 열두개도 넣어서 갔네요.이것은 등산후 세시간안에 다먹었습니다.
무겁지만 만족감 높은 수분보충식이었습니다.
지리산에서 이제는 비박,텐트 금지입니다.
그러니 미리 대피소를 예약하고 출발해야합니다.
대피소예약이 안된분들은 규정된 시간에 하산을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자 이제 얼추 준비되었나요.
초짜등산인들이 어설픈 챙재기로 전문가들보다 더무거운 배낭을 메고 출발입니다.
별장이 잘 관리되고있는지
점검도 해볼겸 나의 별장으로
(ㅎ 아니구나! 우리모두의별장)출발.....
출발은 했는데....
멋진 경치를 두고도...
야곰야곰 엉성하니 가겠다고 승낙을 받아둔 두분께서 시작부터 불만이 터져 나옵니다.
낚시에 걸려들었다! 난 정말 오기 싫었다.
왜 나를 데려왔냐! 걷는것 정말 싫어한다.
그런거죠!등산이란것이 이런과정을 거치려고
온것 아니겠슴까! 지리지리 지리산을 통해
적나라한 모습을 발견하면 그것이 수확인것이죠.
(원하는것을 해야만한다.각자 좋아하는것은 다르다.누가 뭐라해도 솔깃넘어가면안된다등등.
이미 누구나 알고있는 진리를 몸으로 터득하는시간.)
등산오신분들도
혼자오신분
남녀두분이오신분(아마도 여자분남편분과 남자분부인은 등산을 싫어하신듯새롭게 잠시 구성된 등산가족)
팀을 이뤄오신분 등등 멋진 산위 세계도 산아래 세계와 다를바 없는 모습들입니다.
능선길 걷는내내 반겨주던 들꽃들
(이것도 날씨가 맞아야할듯싶지요.
동생은 지리산 종주내내 비가와서
고생했던기억만 있다고 하네요.)
이런저런 개인일로 투덜대던 딸아이
동네산 등산경험이 한두번 밖에 없는데도
일단 산에 들어와 걷게 되니 투덜대면서도
제일 잘 걷습니다.
역시 젊음의 에너지는 다른것일까요?
(저도 저나이에 저런 에너지로 텐트까지 메고
지리산 종주를 했던것이었겠지요.)
가까운 물에서 놀자.지리산은 뭔 지리산 혼자 다녀오시게 하시던분이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것은 자연인이란 티비프로를 보고 나서입니다.
갑자기 산에서 텐트치고 주무시고 싶은 욕망이 불타오르시더니 텐트도 주문 하시더라구요.
(지리산 텐트금지란 말은 안했습니다. 이번에는 배낭 무게도 줄일겸 숙소는 대피소로 하자고 했습니다.)
아무튼 자연인보시다가 얼떨결에 함께가기로 했지만 체력도 안되고 뼛속까지 도시가 좋아! 타입이라 이래 저래 힘이듭니다.
짐이 너무 힘들면 고기는 썩는것이니 버리고
가자 하는데도 고기는 버리면 안된다고!
첫 일박을 할 대피소에 도착하기전 평소 무릎이
약하신던 도시형아버님 무릎에 이상이 왔습니다.
더 이상 등산이 어려운정도가 되었지요.
이때다 싶은지 딸아이도 당장 내려가자고합니다. 그래도 일단 배가고프니 식사를 먼저합니다.
아래사진은 가스도 소진할겸 집에서 찍은 상황재현사진 (고기 구을 집게와 자를 가위까지 챙기는 치밀함은 배낭무게에 일조)
있었습니다. 산위에서야 무엇이나 꿀맛이지요.
옆에분은 라면에 떡을넣은 떡라면을 드시고계시네요. 고기도 맛있지만 떡라면도
맛나 보입니다.
밥도 먹었으니 무릎상태가 심해지기전에
출발합니다.
3.9키로미터만가면 벽소령대피소
하산할길은 7키로미터정도
(그래도 5키로미터정도는비포장길)
그래도 내려가는길도 만만치않고 대피소에 거의 다왔으니 하루자고 다리 좀 진정시키고 가라는분
내려가는길이 길어도 대피소 가는길보다는 나으니 내려가라는분
어느길이 옳은지 갈팡질팡 매일 부딛히던 인생의 갈림길처럼 선택의기로에...
이리저리 고민하면서 마지막 갈림길에 도달해서 벽소령쪽 난 길을보니 평평한것이 걸을 만 해보입니다. 하산은 포기하고 당장보기에 평평한 길이 나있고 거리가 짧은 벽소령 대피소쪽으로 가기로 결정 했습니다.
날은 어두워지고 평탄해 보였던길은 잠시뿐 왔던길보다 더욱 힘든 길입니다.
다리가 아프신분은 팔힘으로 걸으시고 딸아이는
분위기가 분위기 인지라 불평을 잠시 멈추고
걷습니다.
어찌어찌해서 벽소령대피소 도착
우리는긴장상태로 도착했지만
그곳의 분위기는 아늑하고
모두가 평화로와 보입니다.
대피소도 새로지어서 깔끔합니다.
합니다. 아픈다리로 걸어와서 피곤하지만 무릎을 진정시킬 약도 먹어야하니 저녁은 간단히 누룽지로 먹었습니다.
(남은누룽지 처치겸해서 상황재현!)
대피소에는 설겆이를 할정도의 물도 없지만 환경보호 차원에서도 물 설겆이를 할 수 없습니다.
(가져온 물건과 쓰레기는 다시들고 내려갑니다.)
준비된 잔반통에 잔반을 버리고 물휴지로 대충 닦습니다.
다음 식사시 까지 혹시나 여분의 음식물로인한 세균번식을 막기위해 에탄올로 마무리하고 다음 식사준비할때 소량의 물로 헹궈냈습니다.
긴하루가 가고 어두워 졌습니다.
별빛은 첫날 새벽 성삼재에서 노고단으로
걸어 올라올때 보았던 쏟아지던 별빛은 아니지만
그래도 산속의 공기와 하늘은 도시와는 비교할 수 없습니다.
다음날 아침 지리산 종주등반의 하일라이트 세석 천왕봉 코스를 앞두고 아쉽지만 음정으로 하산합니다.
아름다운풍경이 오늘 못간길의 아쉬움을 달래줍니다.
음정부근까지 하산후 다리가 불편하니 택시를 불러 타고 함양시내로 나갑니다. 가는길에 기사님께서 전망 좋은곳에서
지리산 자락도 보여주시고 오도재도 보여주시네요.
이렇게해서 도시에 도착하니 살것 같으시다는 두분이 즐거워하니 저도 즐겁네요.
집이 이렇게 좋은걸...하면서 노래들을 합니다.
천왕봉은 케이블카 놓이면 가보는걸로...이런말씀도 가끔해주시면서 말이지요.
배낭은 모두비워 울코스세탁후 마르도록 해두었습니다.
라임들어간 레몬청과 얼음넣고 화분에 자라고있는 허브,탄산수, 럼주넣고 시원한 음료를 만들어
물론 식구들에게 함께가자고 야곰 야곰 승낙을 받아낼까도 궁리하면서요.
(이번 여름은 얼음 안얼리고 사다먹으니 어찌나 편한지 모르겠습니다. 앗 그런데 자세히보니
지리산 암반수로 만든 얼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