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은 눈이 아주 많이 왔어요.
오늘 오후에 눈 내리는 공원을 한 바퀴 돌아볼까 하고 집 바로 뒤에 있는
공원에 나가봤더니 이렇게나 많은 눈이 쌓여 있습니다.
누군가 이렇게 귀여운 눈사람도 만들어 놓고 갔네요.
도저히 눈길을 걸을 수 없을 거 같아 바로 집으로 돌아와서...
성탄절 케익 데코를 했답니다.
창밖에 또 눈이 내립니다.
영국에서의 흔치 않는 눈구경...괜히 마음이 설레입니다.
그래서 카메라 들고 창밖의 설경을 카메라에 담아 봅니다.
이번 성탄절엔 둘이서 외식하면서
둘만의 시간을 갖을까 생각 했는데 마음에 걸리는 사람들이
하나둘 떠오릅니다.
그래서 혼자 사시는 분들 그리고 저희 같은 갈 곳 없는 외국분들을
초대해서 함께 성탄 이브를 보내기로 하고 며칠 전에 초대를
했었드랬습니다.
원래는 12명이 모이기로 되어 있었는데
오전에 전화로 오겠다는 인원이 6명이 더 늘었습니다.
오늘은 식탁을 멋지게 셋팅해서 식사를 할까 했는데
인원 초과로 부페로 갈 수 밖에 없습니다.
젤 먼저 겉절이부터 준비 합니다.
오전에 미리 김치를 버무려 냉장고에 넣어 두었습니다.
오늘은 눈 때문인지 어찌나 마음에 여유가 느껴지던지..
괜히 카메라 들고 복도 사진도 한 번 찍어보고..
다른 각도로도 복도 사진 찍어봅니다.
남편도 기분이 좋은지....바이올린으로 캐롤송들을 계속 해서 연주합니다.
3시가 되니 마음이 괜히 분주해질라 합니다.
그래서 남편에게 더이상 베짱이처럼 한량 없이 보낼 시간이 없다며
바이올린을 치우고 그 자리에 부페접시들을 올려놓고 수저와 포크도
뜨거운 물에 샤워시킨 후 드라이 시켜 식탁 위에 올려 놓습니다.
오늘은 해물만두를 빚기로 정하고 해물 만두소를 만들어 놓으니
자동으로 남편이 만두피를 꺼내 만두를 빚기 시작합니다.
새우와 두부 그리고 부추 요렇게 세 가지만 들어간 완전 간단한
그래서 아무때나 먹고 싶을 때 후다닥 바로 해먹을 수 있는
만두랍니다. 이렇게 구워서 뜨근할 때 먹으면 느무 맛있어요~
오늘 메뉴중 군만두...
오니기리...카모메 식당이란 영화에서 보면 그 식당 메인 메뉴가 오니기리잖아요.
결혼 전에 동경에서 공부한 적이 있는데 그 때 오니기리 참 많이 만들어 먹었습니다.
그동안 잊고 있었는데 카모메 식당이란 영화 보고 아주 자주 만들어 먹고 있답니다.
역시 음식에는 손맛이란 게 분명히 있나 봅니다.
일본사람들도 오니기리랑 스시는 손으로 직접 만들어야 제맛이 난다고들 합니다.
김치처럼 깊은 맛을 요구하는 것도 아닌 이 오니기리에도 손맛이 필요하다는데..
그래서 오늘 저도 제 손맛이 확실히 배도록 손으로 열심히 만져주며
이쁘게 만들어 봤답니다..ㅎㅎ
두 접시를 만들었는데 한 접시는 불고기 넣고
다른 한 접시는 제육볶음을 넣고 만들었답니다.
일본 오리지날 오니기리가 울고 간다..ㅎㅎ
오늘 일본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짱이였답니다..^^
쇠고기 스시....원래는 장어스시를 만들려고 했는데
한참 전에 분명히 사다놓은 장어가 아무리 냉동고를 뒤져도 나오지
않는 겁니다. 냉동고 뒤지다 손시려 죽을 뻔 했어요..ㅜㅜ
밥 양념을 소금하고 참기름으로 고소롬하게 하고
소고기는 적당히 잘라 맛간장으로 양념해서 구웠답니다.
먼저 양파효소랑 매실엑기스로 연육과정을 거쳐준 후 양념장으로
30분 정도 재어놓았다 구웠답니다.
날생선 못 먹는 분들을 위해서 너무 좋을 거 같아요.
맛도 아주 굿이구요!
크리스마스 밀인 만큼 터키가 빠질 수 없어
터키로 깐풍기 또 했어요.
귀여운엘비스님 깐풍기 레시피 완전 사랑해요~
이건 대구살에 생강즙,소금, 후추 뿌려
녹말가루 입힌 후 두 번 튀겨냈어요.
그리고 맛간장에 윤기나라고 물엿 한큰술 더 넣어준 후
후라이팬에 소스 넣고 소스가 끓어오르면 튀겨낸 대구살
넣고 소스가 잘 배도록 뒤적여주면 되요.
피쉬&칩스 좋아라하는 영국사람들에게
완전 대박이였습니다.
제가 먹어봐도 완전 맛있어요~~
숙주베이컨 볶음도 한 접시 올렸답니다.
후라이팬을 식용유 조금 넣고 최대로 달군 후
마늘과 베이컨 넣고 베이컨이 완전히 익을 때까지
볶아준 후 숙주 넣고 볶아냈답니다.
맛은 굴소스로 냈구요.
오이맛살 냉채도 한접시 올리고
겉절이도 한접시 올리고
손님이 갑자기 늘어나는 바람에 양념해서 냉동 해두었던 불고기도
추가 시켜주고
갑자기 손님 찾아왔을 때 상에 낼려고 재놓았던 제육볶음까지 냉동고에서
꺼내 상에 냈답니다.
이렇게 오늘도 나에 사랑의 마음을 가득담아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따뜻한 성탄 이브를 보냈답니다.
93세 되신 할아버지의 하모니카 연주에 맞추어
함께 캐롤을 부르고..
할아버지 하모니카 연주하다 마시고 지휘까지...
그리고는 율동까지 가르쳐 주십니다. 우린 열심히 따라하고...
너무나 멋지신 할아버지...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분이시다.
해년마다 할아버지 성탄카드 보내실 때 도와드리는데
올해도 이 연세에 성탄 카드 보낼이들 명단을 다 적으시고
확인해가시면서 100명이 넘는 분들에게 성탄 카드를 보내시는
것이였다. 우린 올해도 시간 다 되서 허겁지겁 카드 보내고
했었는데..
할아버지께서 남편에게 바이올린 가져와서 연주하라 하시고
나머지는 바이올린 켜는 제스쳐를 하면서 캐롤을 부르라 주문도 하시고...
이렇게 맛있는 음식들 차려서
사랑하는 이들과 나누면서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답니다.
어설픈 실력이지만
hesed가 여러분들에게 성탄케익 하나씩 선물 해드리고 싶어요~
모두들 해피 성탄절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