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부꾸미를 한 번 해 먹어 봐야제~~하고 맘만 먹고 이리 밍그적 저리 밍기적 거리다
드디어 어제 "어머니~수수부꾸미 해 먹을까요? " 하고 여쭈었더니..
바로 기다렸다는 듯이 "그럼 따순물에 막~씻어서 푹~당가야제~~" 그러시더라구요.
ㅎㅎㅎ 아마도 쟈가 언제 해 먹을라고 그런다냐? 그러신듯해요.(경빈 생각이지만...)
그래서 아예 처음부터 순서대로~~쫘악~~사진을 찍어 올려 봤어요.
나름대로 한다고 했으니 3% 부족하다고 뭐라 하지 마세요!!! 경빈 집 나갑니다.^^

1.
울 엄니 말씀 마따나 따순 물에 몇 번 씻어 냈습니다.우와~~뻘건 물이 엄청 나오더만요..
왠지 영양 덩어리 같다는 생각이 마구 들더만요.

2.
잘 불린 수수를 조리로 잘 일어서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쪼~옥 뺐습니다.
일하고 가꾸어 거둘때는 힘들고 버겁지만 이리 해 놓고 바라보면 내 자식처럼
이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3.
주황색 보따리에 얼른 싸가지고 방앗간으로 쓔~~웅 달려갔습니다.
울 방앗간 아줌마 욜심히 일하고 계셨어요. 수수 빻는 장면도 살짝 찍어 봤어요.

4.
기다리는 동안에 방앗간 평상에는 이렇게 강냉이 한 양푼이 있더라구요.
아휴~ 신나라 신나...마구 마구 입 터지게 집어 먹었습니다. 공짜니까 더 맛나더라구요.^^
이궁...봉지에 좀 싸올껄...ㅋㅋㅋ

5.
강냉이를 먹는 동안에 호기심을 못 참아 김이 폴폴 나는 떡찌는 시루를 찍어 봤습니다.
"에효~~지저분 하구만 뭐하러 찍어요? " 하시기에...
"이런거 구경 못한 사람들 많아서요~그래서 사진으로 보여 주려구요~" 했더니
까르르르~~웃으시더만요.

6.
안의 조것이 뭘까? 뭔 떡인지 궁금해서리...살짝 열어보면 안되겠냐? 했더니만
착한 우리 아줌마 살째기 보자기 걷어주십니다. 호박오가리도 들어가고 팥을 으깬 고명도
켜켜이 들어가고 하여간 그런 떡인 듯...이궁~익었어야 한 번 떼어 먹어보죠?
왜 그리 먹고 잡았는지...입맛만 쩝쩝 다셨답니다.

7.
드디어 다 빻아져서 집으로 다시 쓔~~웅 와설라무네....
제형이 녀석 보고 "제형아~할머니보고 수수부꾸미 해 먹자고 말씀드려라~" 했더니
"알았어요~" 하고 할머니 방엘 가더니 올 생각을 안하는거예요.
그래서 할 수 없이 제가 방문을 열고 오마니~~하고 불렀습니다.
그리고 주방으로 와서는 "어머니 제형이가 뭐라고 안하던가요? " 했더니
"응~갸가 오더디 수수께끼 낸다고 뭐라고 뭐라고 하더라~" "예에?"
푸하하하하~~ 에고 에고~못살아~~
사연인 즉슨...
할머니 방에가서 수수부꾸미 해 먹자고 말씀 드려라~하는 말을 제형이는
할머니 방에가서 수수께끼 내드리고 와라~ 라는 말로 알아 들었나 보더라구요.
그래서 오자 마자 요상한 수수께끼를 저 혼자 떠들어 대더래요.
그런데 다행히 5섯가지 중에서 어머님이 두 개는 맞췄다 하니
어쨌거나 손자하고 할머니하고 말문하나는 열어 준 셈이 되네요.^^

8.
노련한 솜씨로 반죽 좀 해 주시와요! 했더니만...설탕 조금 넣으시고 휙~~익~~샥~~

9.
이쪽으로 샤~~~악~ 톡~톡~~

10.
툭~~툭~~샤악~~~탁~~탁~~~

11.
주물 주물 ~~쩍~~쩍~~^^* 에고고고~~

12.
에효~~이렇게 다 반죽이 된것을 이쁘장한 크기로 팬에 굽는데...
중요한 이 부분...
왔다리 갔다리 하느라 못 찍고...

13.
짜잔.... 수수부꾸미 완성!!!

14. 돌돌돌 말아 놓은 수수부꾸미 입니다. 팬에서 부칠때 볼록하게 올라 올때까지 익혀야
잘 익은거랍니다.

15.
짭짤한 동치미를 썰어서 파 깨소금 고춧가루 살짝 넣고 생수 부어 10분 정도만 우리면
개운한 짠지 동치미 국물이 되지요. 아삭하니 정말 맛납니다.
이렇게 수수부꾸미를 만들어 맛나게 먹은 반공일 오후였답니다앙!!
못 드신 분들껜 경빈이 심심한 사과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