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친토크
즐겁고 맛있는 우리집 밥상이야기
아이와 함께 먹는 간편 요리들
더운 여름 잘 보내고들 계신가요?
이 곳은 에어컨 없는 바깥에 10초만 서 있어도 살갗이 타들어가는 듯해요.
날씨가 더워도 식욕 왕성한 딸내미를 위해 끼니마다 메뉴 고민이랍니다.
최근에 모아온 집밥이에요.
새로 이사온 동네 마트에는 단무지가 없어서 대용으로
무를 길게 잘라 J-mom님의 무 초절임 양념에 오래 재워뒀어요.
다진 쇠고기, 채썬 당근, 절인 무, 계란말이, 시금치만 준비했어요.
식탁에 비닐깔고 말 준비.
이렇게 말아 그 자리에서 잘라서 막 집어먹어요.
몇달전까지 아기용으로 작게 따로 말아주다가
이젠 한국나이 네살이니 알아서 먹으라고 똑같은 사이즈로 줍니다.
그러면 야무지게 두세번 베어 나눠 먹어요.
남은 건 다음날 아기 낮잠 잘 때 라면 끓여서 나만의 점심. 제가 혼자 즐겨찾는 블로거님께 배운 된장찌개 비법.
"양파를 넉넉히 다져 넣는다.
재료와 국멸치, 된장을 함께 섞어 최소 30분~가능한 오래 숙성시킨다.
쌀뜨물을 부어 끓인다."
초치기로 메뉴 선정하는 저같은 사람에겐 고작 30분 숙성이 최선인데도 맛이 좋아요.
전날밤 냉장고에 뒀다 끓이면 더 맛있다는데 언제쯤 해볼지... 한번 우르르 끓고 나면 두부랑 팽이버섯 추가 해서 한번 더.
아이랑 함께 먹는 한그릇 음식의 최고봉은 '콜린'님인 것 같아요.
맵지 않고, 몸에 좋은 토마토도 많이 쓰시고 ^^
저는 그 분 블로그의 쌀요리를 한동안 열심히 따라했었어요.
그 중에 아프간 팔라오가 참 맛있었는데 오랜만에 해 보았어요.
원 레시피는 오븐에 구워야 하는데
제 딸이 드라이한 음식을 먹기 힘들어해서 촉촉하게 만들었어요.
양파를 타지 않게 오래 볶아서 캬라멜라이즈 시킨 후, 닭을 앞뒤로 구워요.
닭육수 붓고 졸이면 이런 상태. 원 레시피에선 이 때 익힌 쌀을 섞어 오븐에서 굽지만. 저는 그냥 밥을 소스와 섞은 후 양념이 잘 배도록 살짝 볶기만 했어요.
음...맛은 조금 촉촉한 카레 볶음밥?
그러니까 원 레시피의 필라프 맛에 비하면 한참 아쉽지만 뭐...
어쩌겠어요, 아기랑 먹는 거니까 ^^;
제가 요리하는 동안 제 딸이 차려놓은 밥상 분주하게 세팅 중이신 이 분. 남편은 모처럼 술약속 가고 딸이랑 둘이서 냠냠 먹었네요. 토요일 점심은 모처럼 (제 기준에서) 손이 가는 음식을 해보기로 합니다.
토마토 마리네이드에요.
저도 냄비에 데치고 설거지하는 거 귀찮아서
MUJI 스뎅 채반 믹싱볼에 전기주전자에 끓인 물 부어뒀다가
채반만 들어올려서 물 빼고 껍질 깝니다.
오뎅이나 소시지도 그런 식으로 담가뒀다가 해요.
메인 요리로는 콜린님의 포크 밀라네즈를 따라했어요.
오븐에 굽는 돈까스인데 맛의 포인트는
미리 오일과 섞어 구운 빵가루인 것 같아요.
식빵을 갈아서 기름과 잘 섞은 후 오븐에 5~6분 정도 골든 브라운 색이 날 때까지 구워줍니다.
폭챱을 망치로 두드려 봉다리에 밀가루 한숟갈 넣고 쉐킷 계란물 담궜다가 구워뒀던 빵가루를 꼼꼼히 발라줍니다. 베이킹 랙에 올려 오븐에 구우면 빵가루 표면이 지글거리면서 익어가고
아래에 받쳐둔 은박지 위로 기름이 뚝뚝 떨어집니다.
돈까스엔 채썬 양배추에 케첩, 마요네즈 반씩 섞어 먹어야 제맛이죠. 김밥 싸고 남은 다진 쇠고기 볶음은 남편 술안주로 부대찌개에 넣어주고요. 엊그제는 제가 열심히 눈팅만 하고 있는;;
jasmine님 블로그에 올라온 마카로니 그라탕을 보고
크림 소스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요새 아이랑 밖으로 도느라 장볼 시간이 없어서
양파 조금 남은 거에 스팸, 냉동 야채 믹스만 넣었어요. 동네 레스토랑에서 밥 위에 이 소스를 얹어 주는데
제 딸이 정말 좋아하거든요.
레시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Jasmine님! 파스타로 먹어도 맛있겠지만 오늘은 밥으로!
아이 낮잠 잘 때 저 먼저 먹었어요.
부대찌개 끓이고 남은 베이크드 빈즈도 데워서 반찬으로 섭취.
이건 오늘 점심이네요.
인터넷으로 장 본 게 배달착오로 안 와서 아직도 냉장고가 텅텅 ㅠㅠ
치킨윙 세개 남은 거 야채 넣어 양 불려서 데리야끼 소스에 조렸어요.
딸이 좋아하니 저는 1개만 먼저 먹고요.
대신 냉동군만두 구운걸로 배 채우기로 ㅠㅠㅠㅠ
한꺼번에 많이 씻어 불렸다가 1회분씩 냉동해둔 미역도 오늘로 끝.
저녁엔 냉장고 안 쪽에 남아있던 쥬키니 호박 썰어서 부쳤어요. 밥도 없어서 면 끓여서 호박전이랑 먹었어요.
요즘 포스팅 이후 추가된 제 오전 일과. 사진 정리랍니다.
집에서 아이 어린이집이 꽤 먼데 스쿨버스가 안 다녀요.
교실에 들여보내고 바로 앞 카페에 노트북 가져와서 사진 정리해요.
아침 안 먹은 날은 커피 포함 3천5백원 정도 하는 모닝 세트를 먹습니다.
지난 주말에 바닷가에 다녀왔어요.
저랑 남편이랑 여태 우리 여기서 헛살았네, 했지요.
이렇게 좋은데가 많은데 좁다고 투덜거리기만 했으니.
아이 덕분에 새로운 세상을 알아가요.
오랜만에 모래놀이 하니 제가 더 신났답니다.
모래놀이 중에 우연히 만난 소년에게 제가 몇살이냐고 물었어요.
소년 "4살이요"
그러자 지기 싫은 딸 "난 3살이야!"
문득 저를 쳐다보며 "근데 엄마는 몇 살이야?"
딸에게 처음 받아보는 질문이라 당황해서 웃다가
"넌 상상도 못할걸. 엄청 old해. 셀 수도 없어." 했더니
"음...thirteen?" 지금 딸이 셀 수 있는 가장 큰 숫자.
"고마워. 나도 그랬으면 좋겠구나."하고 꼬옥 안아 주었답니다.
요즘 신데렐라, 백설공주에 푹 빠져서는
자꾸 엄마도 step mother냐고 물어서 당황스럽게도 만드는 딸,
육아는 여전히 힘들지만 그래도 재미가 조금씩 늘어나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호비 보는 엄마들은 다 아실 멜로디로)
다시 또 만나요~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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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eesun
'13.6.21 10:55 AM아 ~~ 정말 다정다감한 이쁜 엄마세여 ~~
아이가 정말 행복할거 같아여 ~~
토마토 마리네이드의 간편한 요리법두 감사합니다.
흐뭇한 마음으로 읽구 추천하나 드립니다^^*강냉이
'13.6.21 11:02 AM안녕하세요!
버럭질도 많이 하는 왕 초보 엄마랍니다 ㅠㅠ
키톡 스타 somodern님도 저렇게 물 부었다 하시던데 친근감이 확 들었어요.
다정한 댓글과 추천 감사드립니다 ^_^2. frente77
'13.6.21 1:50 PM옷. 저도 아침에 애 도시락 싸서 학교 델려다 주고 혼자 자주 가는 델리앤와인이네요! 강냉이님 포스팅 눈팅만 하다가 반가운 마음에 답글 달아요~
강냉이
'13.6.21 6:33 PM오옷! 커피잔 정도의 힌트만 보고 바로 카페 이름을 알아 맞추시다니! 전 보통 길 건너 페어우드 가는데 어쩌다가 이 날 가본 거였어요. 혹시 저희 같은 공간에 있었을 가능성도? ^^ 홍콩 사시는 분의 댓글이라 더더더 반가워요. 답글 고맙습니다 :)
3. 복부비만
'13.6.21 3:20 PM저희딸도3살인데.. 너무 반성되네요.
전 저런정성어린 식사.. 감히 엄두도 못내는데..ㅠㅠ
주말엔 꼭 해줘야겠네요.강냉이
'13.6.21 6:38 PM앗, 아녜요. 카메라로 폼나게 찍고 많이 모아놓으니 그렇지 별 거 없어요 ㅠㅠ
아이 옆에서 요리하다 보면 길게 시간을 못 쓰니까 죄다 썰고 볶아서 후딱 먹는게 다인걸요.
저도 주말에나 여유있게 뭣 좀 하고 그래요.
우리 같이 힘내요. 울지 마세용~ ㅠㅠ
댓글 고맙습니다.4. 뽁찌
'13.6.21 5:00 PM우와... 아이디어가 뿅뿅..
상차림도 멋지시고, 따님은 참 좋겠어요. ^^
많이 배워갑니당강냉이
'13.6.21 6:43 PM선배님들의 알토란 같은 팁을 열심히 받아적고 있어요.
아직도 많이 부족한데 부끄러울 따름이에요. ㅠㅠ
댓글 감사합니다. :)5. 소중한
'13.6.21 6:47 PM정성가득한 엄마밥~ 전 반성해야겠어요ㅠㅠ
강냉이
'13.6.21 9:56 PM아기랑 저녁 먹고 재우고 들어와 보니 반성과 눈물의 댓글이 여럿 달려있어요 ㅠㅠ
이러려고 올린게 아닌데 말이죠 ㅠㅠ
사진으로 모아놓으니 그럴싸할 뿐이어용.
제가 요리하는 동안 TV 모니터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제 딸을 생각하니
문득 저도 눙무리 ㅠㅠ6. st
'13.6.21 7:10 PM글만 봐도 예쁜엄마세요...요리정보 감사해요
강냉이
'13.6.21 9:57 PM아우~ 부끄럽고 막 어쩔 줄을 모르겠어요. 예쁜 댓글 감사합니다 :)
7. 둥이네77
'13.6.21 7:47 PM와 너무 멋진 아이 밥상이네요.. 저도 반성하고 갑니다 ㅠ
강냉이
'13.6.21 10:03 PM쌍둥이 엄마세요? 정말 많이 힘드시겠어요 ㅠㅠ
저런 건 사진일 뿐이에요.
우리 힘내요. 토닥토닥.8. 성실
'13.6.21 8:03 PM음식도 사진도 이야기도 넘 재밌네요. 특히 새엄마에 버닝하는 아이 이야기!!
울 아들도 제가 잠자리에서 들려주는 헨젤과 그레텔, 백설공주, 신데렐라 이야기를 한동안 계속 반복해서 듣더뉘~
어느날부턴가 저보고 '엄마는 무슨 엄마야?'라고 묻더라구요.
갑자기 그게 무슨 말인가?..했더뉘~ '엄마! **(울 아들 이름)엄마 아냐? 새엄마야?' 이러더라구요. ㅋㅋ
이 이후로 엄마가 자기눈에 엄마가 좀 이상해 보일라치면 '엄마! **엄마 맞아? 마녀 아니야? 새엄마 아니야?'를 무한반복~ -.-;;
제가 좀 기분이 언짢을 때 그냥 성의없이 '**엄마 아냐~ 새엄마야~'라고 하면, 자기 엄마 맞다고 말해줄때까지 울고 불고.. ㅋㅋㅋ
울 아들만 그런줄 알았더니, 여기 또 그런 분이 한 분 더 있어서 왠지 안심되면서도 잼나네요~ ㅋㅋㅋ강냉이
'13.6.21 10:11 PMㅎㅎㅎ 아드님 귀여운걸요? 제 딸도 저보고 real mother 맞냐고 백번은 물어보고 확인을 ㅋㅋㅋ
그런데 악역을 두려워하면서도 동시에 흥미롭게 느끼나봐요. 놀다가 갑자기 역할극을 제안하곤 하는데 자기가 에리얼이면 저는 마녀 우르슬라, 자기가 신데렐라, 백설공주라면 저는 새엄마 이런 식으로 역을 나누고는 다짜고짜 막 연기를 시작해요. 제가 분위기 맞춘답시고 양팔을 들어올려 무서운 소리를 내면서 달려들면 눈감고 막 비명을 지르며 발을 동동 구르다가 제가 연기를 멈추면 눈 살짝 뜨고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흘리곤 해요. 좀더 괴롭혀주세요, 같은 느낌?? 암튼 나이를 떠나 다크한 매력에 이끌리는 건 인간의 본능인 것 같아요.9. 짠무김치
'13.6.21 9:24 PM아이가 방학을 해서 점심문제가 골치아팠는데... 참고가 되었어요.
솜씨가 정갈하신 것 같아요. 잘 보고 갑니다. ^^강냉이
'13.6.21 10:13 PM안녕하세요, 도움이 되었다니 제가 더 기뻐요.
댓글 감사드립니다. 주말 잘 보내세요~ ^^10. 골든레몬타임
'13.6.22 9:10 AM아이코.
잘 해먹이시는데요?
전 여차하면 밥거부하는 딸..어떨땐 해독주스에 밥말아 주기도..^^;
우리 4살딸은
누가 몇살이냐고 물으면
네살이요. 그리고 우리엄마는 37살이에요. 라고 꼭 알려주네요.강냉이
'13.6.23 9:57 PM하하, 사진으로 모아놓으니 그렇지 저도 대충이에요.
레프트 오버도 잘 주고 그래요.
따님이 완전 영특하네요???
제 딸도 한국 나이로 네 살인데 숫자 10까지는 세는데 그 이상은...;;
물어보지도 않은 엄마 나이까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딸 넘 귀여워요 ㅋㅋ11. bistro
'13.6.24 11:46 PM토마토 마리네이드 아이디어가 빛나네요.
전 귀찮아서 껍데기 채 그냥 씻기만 해서 먹었거든요 ㅡㅡ;;
대추토마토는 맛있으니까라며...
앞으로는 저도 저렇게 꼼수를 부려봐야겠어요. 감사합니다 ^^강냉이
'13.6.25 6:20 PM안녕하세요, bistro님! 닉네임이 낯익어서 작성글을 검색해보니 홍콩 사시는(or 사셨던) 분이셨어요! 제가 한참 잉여력 돋을 때 키톡에서 홍콩을 내용 검색해 본 적도 있거든요. 그 때 bistro님 포스팅이 기억에 남아요. 오래전 사진들이 죄다 엑박이거나 사라진 상태였지만 수많은 댓글에서 (맛있을게 분명해 보이는) 요리 내용을 유추하며 침만 꼴깍 했었답니다. 반갑습니다~ 여전히 홍콩에 살고 계신가요? :)
저도 토마토는 생으로 씻어서 그냥 먹는게 제일 맛있고요. 사실 굳이 껍질 안 벗기고 생 것 그대로 저 양념에 무치면 브루스게타 잖아요. 바게트에 얹어 먹으면 엄지 척! 말하면서도 먹고 싶네요. bistro님, 사진 없는 상태로도 맛있을 게 분명해 보였던 그 포스팅들 다시 되살려주시와요~ 히히, 감사합니다!12. 은후
'13.7.3 3:06 PM준비 사진부터 전문가 포스가 ㄷㄷㄷ
아직 결혼할 나이는 아니지만 정말 예쁜 가정 분위기가 나서 뭔가 제 마음도 안락해지네요 :)13. 심다누
'13.8.1 11:06 AM좋은정보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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