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이상하게 일 년에 한번씩 엄청난 고열로 앓곤 해요.
대체로는 1월 1일을 기점으로 1월 15일 사이에 열흘쯤 아프곤 하거든요?;;
다행이도 올 해엔 그런 일이 없길래,
[우와, 다행이다. 아무도 없는데 아프면 완전 슬플 것 같았는데..] 했었어요. ㅎㅎ
그런데 말이 씨가된다고.
친구랑 그 말을 하고 난 뒤 정확히 사흘 뒤.
이곳에 함께 사는 언니오빠들과 스케이트장에 놀러갔다가
독일 꼬마들과 신나게 두시간을 놀고 돌아왔더니..
그날 밤부터 엄청나게 열이나고 어지럽더라고요..ㅠㅠ
하필이면 그 날이 금요일.
주말엔 응급실인데, 병원 간다고 찾고 움직일 힘도 없어서
그냥 혼자 침대속에서 아스피린과 물로 연명하며 버틴 뒤,
이 곳 친구들 및 이웃분들의 도움으로 툭툭 털고
정확히 열흘만에 살아났답니다. ㅎㅎ;;
그런데 그렇게 앓고 나면 더 부지런해 지는 기분이에요. ㅎㅎ 다행이지요?
조금 나은 기분이 들었을 때,
양파, 파, 옥수수콘을 넣어 볶은 밥을 했어요
수프는 얼려두었던 토마토와 양배추가 듬뿍 들어간 리커버리 수프고요,
이 곳 한 아파트 사는 친구가
한국에서 부모님이 보내주셨다고 멸치볶음을 나눠 주었어요.
기운이 없어 먹지 못했던 밑반찬이 냉장고에 좀 있었는데,
그것들이 총출동 했답니다.
밥은 다시마 넣어서 자주 하는데,
밥에 넣었던 다시마는 초고추장에 찍어서 먹어버립니다.
두부 들어간 된장찌개, 달걀말이에 양배추 볶음까지.
왠일인지 된장 찌개는 그릇에 덜고 먹진 않았네요.
엄마가 혼자 밥 먹어도 예쁘게 차려놓고 먹으라고 하셨는데..ㅎㅎ;;
짜장은 잔뜩해서 얼렸던 것 녹였고요,
그렇지만 비타민 섭취를 위해 참치 샐러드는 했지요.
드레싱은 얌전히 식초만 뿌렸지만요.
그리고 나서 툭툭,
감기따위 멋찌게 떨치고 일어났답니다. :)
그래서 이건 제가 말끔히 나은 기념으루다가
앞집에 사는 선배언니네서 꼬기 파티!
샐러드보울 저게, 정말이지 큰 거지만..
남자 하나 여자 둘이 다 먹어치웠어요. ㅋㅋ;
그리고 뜨끈뜨끈 어묵탕.
저 피쉬볼은 점점 기지개를 켜더라고요.
첨엔 엄지손가락 만했는데..
다 끓이고 나니 달걀 반 만 해 지더군요. ㅋㅋㅋ;
그리고난 아침엔 우동을 끓입니다.
...네, 사실은,
맞아요.
제일 위에 꼬기파티로 1차, 어묵탕으로 2차,
우동으로 해장한 사진 맞아요...ㅋㅋㅋ
그러고 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브로콜리는 깨 뿌린 초고추장과 함께 먹었고요..
아플 때 너무 익어버린 양배추 물김치는
여기저기랑 나눠먹고 저만큼 남겨서 먹었어요.
그리고 남았던 닭 날개 두 쪽으로
감자와 당근 잔뜩 넣고 닭볶음탕!!
감자와 당근은 남겼다가
밥 조금 남은 것에 무국을 부어서 먹습니다.
양배추 볶음에
돼지고기는 올리브를 넣고
파프리카가루와 카이옌페퍼로 양념을 합니다.
고기는 사면 요리해서 나누어 먹고
1인분 정도는 덜어서 얼렸다가 아무것도 하기 싫을 때 얼른 반찬 해 먹지요. :)
이건 지난 주말 닭갈비를 먹은 사진이네요.
테이블 보시면 아시겠지만, 다시 앞 집 언니네에요. :)
아시아마트서 공수한 떡을 넣고 고구마도 넣은 진짜 닭갈비였어요. ㅎㅎ
...소주잔, 위스키장, 맥주잔 등등은 넘겨주셔요. ㅋㅋ;;;
이건 스모크드 치즈와 닭고기 훈제햄이 들어간 햄버거에요. :)
아프고 났더니 더 불끈불끈 힘도 나고 의욕도 나요.
물론 그 사이 성큼 다가온 봄기운 덕분이기도 하지만요. ㅎㅎ
우쿨렐레도 그림그리기도 글쓰는 것도-..
그 전보다 더 열심이네요. ;)
그 주에 엄마께 전화를 못 드렸었어서 걱정을 하셨던데...
잘 견뎠다고 안부전화 드리니까 엄마가 그러시더라고요.
'그래, 어쨌든, 젊은게 참 좋다. 아프고 나고도 술이 먹히디??'
ㅋㅋㅋㅋ;;;;그러게나 말여요.
그치만 제가 아프댔더니
플렛메이트인 독일인 친구가
예거마이스터에 얼음을 넣어서 마시고 자라고 주던걸요.
그래도 다들 감기 없이
안녕하시지요? :)
키톡도 굉장히 오랜만이어요.
기쁜 맘에 오늘도 변함없이 내용 없이 길기만 한 글 들고 왔네요.
이곳은 정말이지 따뜻한 것이 봄이 확실해졌네요.
담에 또 찾아 올게요! (.....도 되지요?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