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신혼여행지에서 찍은 남이 해준 음식 으로 용기내어 데뷔를 한지 어언... 3주가 넘었네요!
빨리 두 번째 글을 올리고 싶었으나...
결혼 후 이상하게 빵빵 터지는 큰 일들 때문에, 주말부부인 저희는 주말을 집안 대소사에 바치며
저희 둘만의 시간을 갖기가 어려웠고, 그러다보니 집에서 밥을 해 먹을 시간도 거의 없었답니다.
(헤헤... 핑계 한번... )
뭐 구경거리 나눠드릴 것 없을까... 하면서 사진첩 폴더를 뒤져보니!
나옵디다 나옵디다!! (저보다 연배있으신 분들께도 '~합디다'체 써도 되는건가요??)
소박하지만 너무너무 맛있는 시어머니표 오징어와 무채 무침 이예요.
있는 야채 다 썰어넣어도 된다네요.
그런데 요 초고추장이요... 아우... 아예 크~~은 통에 잔뜩 만들어놓으시고
이렇게 무침 요리 하실때 쓱싹쓱싹 잘 무쳐내세요.
넘넘 맛있더라구요.
ㅋㅋㅋ 밥 위에 올려있는 김치속 무우 한가닥이 배고팠던 당시 제 모습을 대변하네요.
저요, 처음 결혼 전 시댁에 처음 인사간 날, 혼자 씩씩하게 일어나
부엌으로 가서 밥 더 퍼먹었거든요.
전 다들 조금씩 더 드시겠지 했는데.... 아무도 더 안드시대요 .
그 다음부터 저희 어머님, 저만 고봉밥 퍼주십니다.
하여간 이 사진 올린 이유는요, 저 김치 썰어놓으신 방식이요.
시어머님이 저렇게 썰어서 크~게 한접시 놓으시는데, 약간 길죽~하게요.
아주 먹음~하던걸요?
친정은 횡, 시댁은 종
이런 세세한 차이의 발견, 생활의 즐거움!
요건 또 저희 친정 엄마가 차려주신 밥상이예요.
신혼여행 다녀와서 인사드리러 가서 먹은 밥이네요.
저희 친정엄마는 충청도십니다.
음식이 슴슴하고 시원하고 맛깔나고 그렇습니다.
들깨 들기름 우거지 젓갈 조기 무우 배추 시래기 콩 청국
이런 식재료들의 무한 반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ㅎㅎ
아 먹고 싶다 엄마밥...
하아......
제가 한 요리 올려야하는데..... 창피하네요.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전 자랑스럽습니다!!!
저 혼자는요!
제가 이렇게 밥같은 밥을 해 먹는다는 것이 자랑스러워 눈물이 나요.
하지만, 키톡같이 큰 싸이트에서 그릇도 예쁜 거 쓰시고
매트까지 싸악 깔고 식사 하시는 분들 사이에 제 밥을 올리려니....
부끄러워서 눈물이 나요.
다른 분들의 사진을 보면 '아 식사하시는구나' 이런 생각이 든다면
제 사진을 보니 '아 밥먹는구나' 생각이 드네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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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뙇!!!
하핫!
김치볶음밥?????????? 청국????????? 바나나우유?????? 카프리썬???
냉장고에서 대충 꺼낸 기억안나는 반찬통????
하하
웅??
신랑, 저녁은 이따 나가서 햄버거 한번 사먹자~~~
요리 실력을 굳이 발휘하지 않아도 되는 밥상이 있습죠!
예이~~~ 괴깃상 대령이요!!!
하하
고기, 친정김치, 시댁장아찌, 예쁜 상추들, 술
이러면 된거죠 뭘.
뒤에 정리 안된 전선 같은거 보지 마시구요! 하핫!
그래도 국도 끓여봤습죠!
전 육고기와 물이 만나면 잘 먹질 않아서요,
거의 맨콩나물국(정말 순수하게 굵은 소금간만 해요)이나 멸치넣고 배추된장국 같은거나 먹거든요.
그래도 미역국만은 질좋은 고기로 끓인 게 참 맛나요.
처음으로 양지라는 부위를 사서 푹 끓여서 찢어서 미역국 끓여보았어요.
국이 메인 이니까요!!!
우동그릇에 담아주시고!
반찬은 그냥 거들 뿐;;;;; 아웃포커스 처리;;;
사실은 이거 신랑 생일상이었답니다;
제 능력은 이게 한계....
저 국 하나 끓이는데 들어간 돈, 시간, 정성, 다리아픔....
하아....
신랑, 이따 좋은 데 가서 케익이랑 생일파티 따로 하자
이도 저도 힘들면 신랑에게 부탁하는 겁니다!!
작품명: 내 남자의 술상
빈대떡 거리는 백화점 지하에서 사구요,
코스트코에 가면 도저히 안살래야 안살수가 없이 동글동글 탱글탱글
애기 궁댕이같이 예뻐서 날 유혹하는 소담스러운 양송이도 마침 있었나봐요.
소금구워서 잘 구워놓았네요
아우 두부김치도 얌전하게도 담아놨네
총각... 장가가도 되겠어... 으응??
하아.....
남이 해준 밥이 아니면... 제 능력은 이 정도입니다.
솔직히 앞으로 몇 년이 지나던.... 큰 발전이 있을까 싶네요
이게... 제 성향을 반영하거든요.
제가 독립해 산 지 3년이 넘었는데요.
그 동안 제가 다 쓰고 또 쓴 양념이, 간장 한 병, 설탕 작은 봉지 하나, 들기름 몇 병이 다예요.
아, 어제 첫 멸치액젓병 다 썼습니다.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나 깨 같은거는
친정엄마한테 코딱지만큼 (죄송;;;) 그때그때 얻어다 먹긴 하지만요.
확실히 전 양념을 안먹더라구요.
예를 들어, 오이를 사면 그걸 이렇게 저렇게 새콤달콤 무치거나 절이거나 그러질 않구요.
그냥 깨끗이 썰어서 고추장 조금 뿌려먹어요.
맑은 콩나물 국 하나 끓여서 김치를 말아서 입이 터지도록 먹는 걸 좋아하구요.
조미 안된 생김을 구워서 양념간장 쳐서 말아먹구요.
대신 밥은 매 끼니마다 새로 해 먹는게 조금 까다롭달까요??
김치볶음밥 같은 것도 신랑을 먹이기 위해 볶았을 뿐....
하아... 제 입장에선 애쓴 것입죠... 네네....
그런데요 ㅎㅎ
입맛은 이렇게 깨끗~~~~한데.........
그걸 많~~~~~~~~~~~~~이 먹어요.
저희 친정엄마는 좋아하는 남자 앞에서는 절대 저의 먹는 모습을 솔직히 보이지 말라며...
특히 맨콩나물국에 김치 말아 먹는 걸 보면
엄마 입장에서 흐뭇하긴 하지만
너무 농사꾼 딸같다며;; (농사짓는 분들 비하 아닙니다;;;)
아....
비루한 포스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람사는 것 다 비슷할 거라고 생각하며.. ㅋㅋㅋ
저의 밥상에 공감하시는 분들도 있을 거라고 자위하며....
디저트 하나 올려드리며 소녀 마무리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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