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하루종일 꽃게장 담아가면서 82에 글쓰고 답하고 있네요
그런날 있어요.. 그죠?
아까 조~아래 "행복한여자" 라는 닉네임으로 글 올렸는데 답글 달아주시고 하니까 재미가 붙었나봐요. 하하~
저는 좀 이상한 성격의 소유자였더랬죠
뭐냐면 매사에 완벽을 추구하는.. 완벽주의자라 불리우는 그런사람이요.
첨엔 저도 제가 완벽주의자라는것을 몰랐어요.
다들 그렇게 사는 줄 알았고.. 또한 그래야하는 줄 알았었죠
주위의 친구들이 말해주고 남편이 말해줘서 알게됐어요.
하지만 그게 잘못됐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더랬죠
오히려 흐트러짐 없이 더욱 완벽한 인간이 되기 위해 제 자신을 닦달하고 볶아댔죠
속으로는 병이 되어 썩어들어가는 줄도 모르고 그저 남의 눈을 의식하며 아주아주 열심히 살았더랍니다.
저를보고 다들 똑똑하다 야무지다.. 이런 표현들을 해주어서
저는 그 소리를 칭찬으로만 알아듣고 제가 정말 잘난 줄 알고 살았어요. 정말이요. 켁..우습죠?
그도 그럴것이 왜 그리 하는 일마다 잘되던지.. 세상 무서운줄 모르고 승승장구하는 그런 삶을 살았죠
그러다가.. 질병으로 인한 우울증등 일신상에 엄청난 쓰나미를 겪고난 후
제 삶에서 한걸음 떨어져 저를 보게 되었어요
거기에서 보여진 제 모습은.. 너무나 잘 못 살아온 피폐한 인간의 모습이 보이는 거예요
'완벽한 인간?' 그것은 채워지지않은 내면을 감추기 위한.. 나 스스로도 몰랐던 속임수 였던 거예요
그 사실을 안 순간 내삶의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모대학병원 교수님과 상담을 하고나서 우선은 예전의 저와 무조건 반대로 사는 방식을 실천 해봤어요
집에 누가 찾아와도 청소도 대충하고 (뭐 어쩔껀데??..)
열심이던 가족들 뒷바라지도 좀 편안하게 하고 (내가 뭐 슈퍼우먼이야? 하면서..)
애들이 밥을 안먹고 나가도 애태우지 않고 (나가서 맛있는거 사먹겠지..ㅎㅎ)
내 건망증에 대해서 시리즈로 엮어서 친구들이나 모임에 나가서 얘기해 주고 (전혀 믿으려 하지 않음)
내가 실수했던 일들을 주위사람들한테 만방에 고하고.. (이것 또한 전혀 믿는 눈치가 아니였음)
예전같으면 있을수 없는 행동들을 자행했죠.. 하하~~
그랬더니.. 기적이 일어났어요!!!
이전과는 다른 정말 편하고 자유로운 세상이 거기 있는거예요. 올레~!!
제 스스로를 옭아맸던 쇠사슬에서 풀려난 기분이랄까.. 저에게서 자유로워진거죠
얼마전에 대학 동기들 모임이 있었어요
한친구가 30여분을 늦게 와서는 다짜고짜 큰 눈을 더 크게 부라리며 씩씩대는거예요
얘기인 즉슨 모임장소를 지난번 만났던 장소로 잘못알고 갔는데
그 장소에 다 가서야 오늘의 약속장소가 생각났다는 거예요
그래서 자신을 용서할수 없다는 거죠. 껄껄..
자신에 대한 분노로 눈을 부라리며 씩씩댔던거예요
그아이는 아직도 완벽을 추구하는듯 보였어요..
그 친구에게서 예전의 제모습이 보였어요.. 휴..
그래서 제가 즐겨 사용하던 건망증 시리즈와 실수 연발 경험담을 들려주며 다독여줬어요
아.. 제가 못났다는 얘기를 하는데 왜 그렇게 즐겁고 맘이 편하던지..
그런 제 자신이 정말 기뻤답니다
요즘엔 제가 어떤 실수를 하면 속으로 '나 많이 낳아졌어. 참 다행이다..' 그러면서 막 기뻐해요.
우리남편은 그런 내가 이상하다고 하는데.. 그럼 저는 그래요 "나 원래 그래~"
김희애 나오는 광고에 완벽한 여자.. 뭐 이런 카피가 있더라구요
그거보면서 피식 웃었어요. 그거 얼마나 피곤한데~
이젠 저도 용됐다고 주변에서 완벽주의자들보면 속으로 눈쌀이 찌뿌려져요
자신만 완벽하면 됐지 옆사람까지 피곤하게 하거든요
그러면서.. 저는 또 제 옆의 사람들에게 얼마나 피곤한 존재였을까..하며 반성하곤 한답니다
나이 50 이 되어 이제야 겨우 철이 드는 나..
지금 알고 있는 것을 이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때늦은 후회를 해봅니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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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주의자를 꿈꾸던 여자의 비애..
허술한 여자 조회수 : 1,654
작성일 : 2009-09-08 21:27:17
IP : 121.131.xxx.118
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대충
'09.9.8 9:28 PM (221.146.xxx.33)편하게 하고 사세요.
제가 슈퍼우먼을 인생의 목표로 하고 살다가 병났어요.
해피하게 삽시다~2. 그리운
'09.9.8 9:31 PM (61.102.xxx.82)ㅋㅋ...저두 제딴엔 잘난줄 알았었는데...이런저런 풍파를 겪고난뒤 참으로 한심한 인생을 살았다는걸 깨달았어요. 제주변사람들이 얼마나 나를 배려하고 챙겼었는지를 뒤늦게 깨달은 바보랍니다..이제부터는 좀 많이 편하게 살아볼려구요..저없이도 세상은 잘도 돌아가고, 저없이도 애들도 자기자리 잘잡더이다...
3.
'09.9.8 10:02 PM (125.181.xxx.215)저는 저걸 초등학교때 깨달았는데.. 노트정리할때 글자 하나만 틀려도 그 페이지를 찢어버리고 첨부터 다시 작성하곤 했는데, 어느날 같은 반 친구보니까, 글자 틀리면 그냥 그 위에 작대기 두줄 찍찍 그어버리고는 옆에다가 쓰더군요. 헉!!!!!!!!!!!!!! 세상 저렇게 편하게 사는 방법이 있구나..
4. .
'09.9.9 12:52 AM (221.138.xxx.254)재미있는 글이네요.
완벽과 진지함이란 올가미에서 자신을 해방시킨 이야기를 잘 표현하셨네요.
그런데 '나 많이 낳아졌어' 가 아니라 '많이 나아졌어' 아닌가요.5. ^^
'09.9.9 6:48 AM (123.213.xxx.132)ㅎㅎㅎ
맞아요 대충하고 살아야되요
님 해방 되신거 축하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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