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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너무하세요....

정말화나 조회수 : 1,428
작성일 : 2009-09-08 20:49:11
지난 주말에 시댁엘 다녀왔어요
지난 주중에 시어머니 생신이 있었는데 그 날은 시어머니가 지방에 있는 시누이집에 계셔서
전화만 드렸고 지난 주말에 찾아뵈었죠.
케이크에 용돈, 그리고 간식 조금 산거랑 잡채도 가기 직전에 만들어서 가져갔어요.
토요일에 가서 저녁 먹고 시댁에서 자고, 일요일엔 두 분 모시고 나가 외식도 하고..
나름 신경써서 챙겨드렸다고 생각했고 기분 좋게 집에 왔어요

그런데 월요일 아침에 전화가 왔네요
어머님 전화...
받았더니 처음부터 다다다다 말씀이 끊이질 않는거에요.
내가 "그 말" 듣고 기분이 내내 너무 안좋았다,
나는 우리 애들 그렇게 안키웠는데 너희 친정에선 어떻게 가르쳤는지 모르겠다..
네가 처녀적에 가졌던 허황된 마음을 여지껏 가지고 있는거 같다. 결혼해서 살면 그런 마음 버려야 한다.
네가 어떨때 보면 야물딱진거 같은데 아직 철들려면 멀었다
그러니 모자란 부분은 내가 혼내가며 가르쳐야겠다..

무슨 영문인지도 모르고 듣다보니 제가 뭘 잘못해서 이런 얘길 듣고 있는건지 모르겠더군요.
그래서 제가 무슨 말을 실수한거냐고 여쭤보았어요.
그랬더니 그게 아니고

시댁에서 외식하러 나가기 전에 집에서 아이들이 놀다가
7살 딸 아이가  아빠한테 뭘 해달라고 했는데 아빠가 안해줬나봐요.
그랬더니 딸이 몇번 조르다가 안들어주니까 속상해서 약간 울먹거리면서
"엄마는 왜 아빠같은 남자랑 결혼했어ㅠㅠ?" 그랬거든요.
저희 부부는 그냥 웃고 말았어요. 애도 다시 동생이랑 놀았구요~
저희 부부 사이도 괜찮고, 딸이랑 아들이랑 아빠 정말 좋아해요.
평소에 잘 놀아주고 아빠가 애들이라면 너무 다 해줘서 문제거든요.
근데 7살이라 그런지 가끔 반항어린 말도 하고, 엉뚱한 말도 하고 그래요.
그래서 그냥 넘어갔는데..(이게 그렇게 심각한 말인가요?)

그 말을 두고 그러시는거에요. "엄마는 왜 아빠같은 남자랑 결혼했어ㅠㅠ?"
네가 평소에 우리 아들한테 그런 말을 하니까 아이가 그러는 것이 아니냐며..
참 내.. 저희 부부싸움 크게 한번 한적도 없어요. 아이들 보는데선 서로 큰소리 내본 적도 없구요.
그래서 제가 그런 말 한적 없다고 하니까 "내가 어찌아냐~" 이러시더라구요.

너무 기가 막혀서 처음으로 어머니께
"어머니 저 너무 서운해요~ 저 애들 듣는데선 물론이고 남편한테 그런 소리 해본적 없어요~
제가 남편한테 그런 말 할 사람으로 보이세요?" 했더니
"내가 하는지 어찌 아냐~ 근데 걔가 그런 말 들을 일이 뭐가 있냐, 돈을 안 벌어오는 것도 아니고~" 그러시길래
"돈을 안벌어와도 그런 말 안해요. 남편이 못 벌어오면 제가 나가서 벌면 되지, 남편한테 왜 뭐라고 하겠어요?"
했더니 그제서야
"그렇지~그래야지~" 하면서 좋아하시더군요..(어투가 확 누그러짐..)


그러더니 남편이 잘못해도 네가 다독거리면서 살라고,
나한테 서운한거 있으면 다 말하라고, 나는 그런거 다 이해하는 시어머니라고(전혀 아님. 남편도 인정)
그러시곤 끊으시더군요

끊고나니.... 너무 어이가 없는거에요.
내가 실수한 것도 아니고,
아이가 아빠가 안놀아준다고 한마디 한거에 기분 상하셔선
그 후에도 외식하고, 다시 시댁 들어가고 하며 머문 시간이 너뎃시간은 되는데
애가 말했던 그 때나 그 후에라도 남편이랑 같이 있을때 아이가 왜 저런 말을 하냐고 말씀하셨음
대수롭지 않게 넘어갈 일을...
내내 되새기시다 보니 친정이며 처녀적까지 생각이 확장되고..
월요일 아침 남편없는때 저한테 전화해서 혼내시는 거.. 정말..
날벼락 맞은 기분이었어요..ㅜㅜ
7살 아이한테 너 왜 그랬냐고 그럴수도 없는 노릇이고..

남편이 저보다 세살 많은데 저한테는 남편한테 큰 소리 내지말고 다독거리며 살라 하시면서
어머님은 며느리 다독거리는 법은 모르시나 봅니다
아이의 말이 노여우셨더라도 시댁에 있을때나 외식한다고 왔다 갔다 할때(10분 거리라 식사후엔 걸어왔음)
"아까 아이가 그런 말하는걸 보니 이제 아이 앞에서 말 조심해야겠더라. 부모 보고 다 따라하는 시기니까 애들 앞에서 조심하거라" 이렇게만 말씀 하셨어도.. 충분히 알아들을텐데요.

생신이라고 7살 4살 한참 정신없는 애들 데리고 어머니 좋아하신다고 정신없이 잡채 만들어가고
기분좋게 보내고 왔다고 생각했는데.. 참..
가을길목이라 제가 별거 아닌걸로 맘상해하는건가요?








IP : 58.233.xxx.220
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정말
    '09.9.8 9:09 PM (118.216.xxx.94)

    자다 날벼락이시네요.
    뭘 잘못 잡수셨나...그리고 그건 시어머니가 원글님의 말씀대로
    차안에서 조곤조곤 말하고 지나갔다고 해도 기분 묘하게 불쾌할 말이에요~
    며느리 언행이 바르지 않아 아이가 보고 배웠다는 추측밖에 더되나요?
    차라리 그자리에서 아이한테 할머니로서 따끔히 혼내고 넘어간다면 또 모를까.
    엄마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야! 하고요.
    당신 생각해서 잡채만들어 달려와, 외식에 케익에 할거 다하고 오셨구만
    복이 많다못해 터져 어쩔줄을 모르시네요. 쯔쯔쯔

    근데 왜 이 글은 힛 수는 많은데 답글이 안달리죠?
    저는 보자 마자 확 열올라 로긴했어요!

  • 2. 신경 끄시는게
    '09.9.8 9:11 PM (221.146.xxx.33)

    좋을 것 같아요.

    도둑이 제 발 저린다고.. 애기가 한 말이 뭔가 할머니의 뜨끔한 부분을 건드린듯!!!

  • 3.
    '09.9.8 9:15 PM (125.181.xxx.215)

    잘하셨어요. 담부터 용돈 끊으시고, 뒷끝을 확실히 보여주세요. 며느리 무서운줄 알아야됨..

  • 4. 그래서
    '09.9.8 9:32 PM (59.7.xxx.103)

    팔은 안으로 굽는다 라고 하잖아요.
    저희 시어머님 저에게 하는 말 "난 너 며느리라 생각해본적없다. 딸이라생각한다."
    그래서 기분생각안하시고 함부로 이야기하시나... 제발 그냥 며느리라 생각해주었음 합니다...

  • 5. 가을이구나
    '09.9.8 11:45 PM (118.220.xxx.156)

    화 나고 서운했고 어머니에게 실망했다는 표시 다음에도 또 제대로 하세요. 지금부터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좀더 쿨~해지시고요 절대 누그러지시면 안돼요.
    그렇게 제멋대로 판단하시고 며느리 야단치시려는 성향의 어머니라면 다음에도 또 이런 비슷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어디있나요. 님이 내가 마음 내키는대로 휘두를 수 있는 만만한 며느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드려야 해요.
    그러면 조심하시겠죠.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서로 조심하는 사이가 되어야 합니다.

  • 6. ...
    '09.9.8 11:48 PM (123.213.xxx.132)

    뭘 가르친다는건지
    월욜 아침부터 놀래셨겠네요
    저런 말은 두고두고두고 생각난다는거죠

  • 7. ㅋㅋ
    '09.9.9 1:01 AM (118.35.xxx.106)

    뒷꿑을 확실히 보여주라......굿 아이디어인데요? ㅋㅋㅋ

  • 8. 동경미
    '09.9.9 1:15 AM (98.248.xxx.81)

    노인분들 감정 상하시는 것 젊은 사람들에게 이해 안 가는 것 너무 많지요. 연세 드시면서 아무리 논리적이셨던 분이라도 생각도 많이들 바뀌시고 그러시면서 어느 순간에 확 노화가 되시더라구요.

    며느리 입장에서는 고까운 일이 많고 서운하시더라도 시어머니와 정말 한판 하고 인연을 끊을 상황이 아닌 거라면 "아, 저는 그 말 들었을 때 깊이 생각을 안했네요. 어머니 말씀 듣고 보니 그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었겠네요. 그것 땜에 화 많이 나셨었어요? 죄송해요. 마음 푸세요~" 하고 부드럽게 아이 그슬리듯이 넘어가시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가끔 너무 심하게 무경우한 시어머니들도 계시지만 대부분의 시어머니들은 이런 정도는 충분히 며느리 속 썩이십니다 (쓰고 보니 좀 ^^)

    젊은 엄마들과 클래스 할 때 제가 그런 얘기를 많이 해요. 여우랑은 살아도 곰이랑은 못 산다는 말리 있는데, 남편에게 뿐만 아니라 사실은 시어머니에게도 여우가 되어야 한다고요. 나쁜 의미로 시어머니 골탕 먹이는 여우가 되라는 것이 아니고 시어머니와 감정으로 맞서지 말라는 거지요. 감정으로 맞서다 보면 결국은 가정이 힘들어지고 아이들이 희생되게 되어있어요. 아주 많이 깨이지 않은 이상 시어머니들은 아들 가정이 자신 때문에 흔들린다는 생각 많이 못하시고 며느리와 갈등 만드시거든요.

    며느리들이 그 갈등에 말려들지 말아야 하는 거지요. 아무래도 시어머니에게 상처받으면 남편에게 제일 먼저 화살이 가고 그다음은 아이들이잖아요. 시어머니는 시어머니이고 가정은 가정대로 평화를 지키는 것 아주 많이 어렵답니다.

    시어머니와는 절대로 논리 싸움 하지 마세요. 며느리가 맞는 소리 하면 할수록 싸움은 깊어지고 관계만 더 악화됩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끌려다니란 얘기는 아니고요. 여우처럼 감정 흥분하지 마시고 조곤조곤 사과 듣고 싶으신 거면 사과해서 빨리 마무리하고 억지 쓰시는 것이면 그 때에도 언성 높이지 마시고 조용히 공손하게 얘기드리세요. 그래야 시어머니도 며느리를 함부로 보지 못합니다.

    이 관계도 아이들과 꼭갗은 부분이 있다고 생각해요. 문제 아이들이 말 안듣고 속썩이면서 엄마 눈치 보거든요. 내가 이렇게 하는 것땜에 엄마가 화나나 안나나...어른의 이성으로는 이해할 수 없겠지만 아이들은 잠재의식 쏙에서 엄마가 화내주기를 바란답니다. 그렇게라도 엄마의 관심을 끌려는 거에요. 슬픈 방식의 애정의 갈구이지만 사실이 그렇답니다. 그런데 엄마가 아이 생각을 일고 그 행동을 보고도 차분하게 야단치고 화를 안내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아이들이 바뀌어요.

    시어머니도 비슷한 부분이 있답니다. 며느리가 아무리 해도 꿈쩍도 안하고 감정을 뒤흔들어놓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 때까지 계속 전쟁을 걸어오실 거에요. 물론 고의적으로 그러는 게 아니고 이 모든 생각이 잠재의식 속에서 이루어지는 거지요.

    현명한 여우가 되어서 가정의 평화를 잘 유지하세요. 남편은 고부 관계에 큰 도움 안된답니다. 아내가 지혜롭게 어머니와 잘 지내세요.

  • 9. ..
    '09.9.9 2:06 PM (119.192.xxx.145)

    우리 시어머님은..남편이 혹여 바람핀다해도 나중엔 다 돌아오니까 니가 이해하라고 하셨답니다. 헐헐..
    평생 바람둥이 시아버님이랑 사신 결과신지 어쩐건지..
    딸이 없어서 그런건지..그말 결혼초에 듣는데 어이가 없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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