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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받고 기분만 상했어요.

씁쓸한마음 조회수 : 4,668
작성일 : 2009-08-07 04:43:11
저희는 딸만 둘인 집이고 제가 첫째에요.
저는 결혼후 전업이고 동생은 아직 미혼인데 나름 잘 나가는 직장인이죠.
다음주가 제 생일인데 본인이 오늘 휴가라고 압구정동으로 밥 사준다고 나오라 하더라고요.
압구정동 물가를 대충 알기에 넘 부담스러우니 그냥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가자고 했어요.
런치를 이용하면 가격도 저렴하고 또 꽁짜로 먹을수 있는 쿠폰이 있었거든요.
갔더니 선물이라고 13000원 짜리 다이어트 책이랑 3만원짜리 크록스 슬리퍼를 포장도 없이 봉투에 넣어 줬어요.
제가 전업이긴 해도 평소 정장풍의 옷만 주로 입거든요. 캐주얼이 잘 안어울려서 캐주얼 잘 안입어요.
평소 크록스의 디자인을 별로 않 좋아하는데다 저랑 안 어울려서 크록스 브랜드 자체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크록스 싫다고 평소에도 이야기 했었는데 크록스 슬리퍼랑 절대 보지도 않을 다이어트 책...

제가 다이어트가 필요한 몸매이긴 하지만 다이어트 책 내용이 죄다 인터넷에 다 올라와 있는 내용이라
궂이 그걸 들여다 볼 필요도 없고 여유도 없어요. 차라리 베스트 셀러를 줬다면 기분이 덜 상했을 거에요.
크록스 슬리퍼는 디자인도 이상하고 끈 2개 달린 중국산 슬리퍼가 3만원 이라니 황당하더라고요.
동생이 크록스 할인권이 있어 직원가로 살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아마 그때 싸게 샀나봐요.
정상가 3만원이니 할인받아 샀을거고 평소 인터넷 서점에서 책을 많이 사는 동생이기에
그 적립 포인트로 다이어트 책을 샀다는 건데 괜히 화가 나네요.

5월이 생일인 제 동생 생일에 저는 가족들 다 불러서 아웃백서 밥 사고 돈 10만원 현금으로 쥐어줬거든요.
온 식구가 아웃백서 먹으니 그것도 가격 꽤 나왔었어요.
게다가 제가 조금 늦게 갔더니 다들 스테이크로만 주문을 해서 눈물을 머금고 계산했던 기억이 있거든요.
5월 달이 가정의 달이라 적자에 허덕이면서도 언니로서 나름 신경 써줬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선물이랍시고 쳐다도 안볼 크록스 슬리퍼에 다이어트 책을 받고서는 기분이 확 상하더라고요.
게다가 오늘도 가서 밥을 먹고 어찌 어찌 하다 보니 계산도 제가 했네요.
오늘도 쿠폰이 있긴 했지만 스테이크를 먹어서 결국 밥 먹은 값이나 선물 받은 값이나 비슷하게 나온것 같아요.

매년 이런 식인지라 생일이라고 괜히 기분만 나쁘고...
크록스 슬리퍼도 다이어트 책도 제게는 전혀 필요가 없는 것들이니 장터에 팔아버릴까 싶은 마음도 들고요.
한편으로는 선물을 할때는 선물을 받는 사람 입장에서 그 사람에게 필요한것을 주는 거라고 동생에게 충고하고 싶어요.
선물하는 사람이 싸고 저렴하게 살수 있는걸 선물하는게 아니라 받는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선물하는 거라고요.
이야기 하면 괜히 기분만 상할까봐 걱정도 되지만 쓸데없는 물건 안고 있는것도 돈 아깝고 제가 속상해서요.
장터에 팔아봤자 돈도 얼마 안될텐데 그냥 다 줘버리고 반품하라고 해버리면 너무 한가요?
아님 그냥 내게는 딱히 필요없으니 그냥 너나 쓰라고 줘버리면 좀 뜨끔해 할까요?
친정 엄마한테는 이런 쓸데없는 걸 선물하느니 그냥 차라리 필요한거 쓰라고
돈이나 상품권을 주는게 훨씬 좋겠다고 슬쩍 이야기 했거든요.
그랬더니 "너 요즘 형편 어렵냐"고 오해하시네요.
암턴 오랜만에 친정 나들이 하고 돌아와서 기분만 상했네요.
제가 예민하고 못된 언니인가요?
IP : 122.128.xxx.12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동생이너무했네
    '09.8.7 5:14 AM (204.193.xxx.22)

    토닥토닥~
    미리 생일축하드려요~

    동생이 생각이 짧았네요. 왜 그런 선물을 했는지 이해가 안가는데 나중에 동생도 후회할날 올거에요. 내가 그때 언니생일선물을 왜그런걸 했지? 하고말이에요
    동생이 혹시 센스가 좀 없어서 그런거 아닐까요. 같은 자매라도 왜 센스는 다 각자잖아요 ㅎㅎ
    지금 동생분 나이가 몇이에요? 아직 어려서 그럴지도 몰라요. 기분 푸세요.
    그리고 저같으면... (제가 좀 성질이 있거든요) 나는 필요없는거 같으니까 너 써~인심이다!
    이러면서 호탕하게 하하하하 웃는척하면서 줄거에요.
    친정엄마도 좀 서운하게 말씀하셨네요. 선물이 원래 돈이나 상품권 주는게 좋은거지 그걸 오해를 하시다니...
    토닥토닥~ 남편한테 더 좋은선물 받으시고 잊으세요~

  • 2. 원글
    '09.8.7 5:34 AM (122.128.xxx.12)

    동생 나이 28살이에요.
    직장 생활 4년 차고 어린 나이도 아닌데 왜 그랬을까 싶어요.
    윗님 말씀처럼 나에게 필요는 없으니 너 쓰라고 인심쓰듯 줘야 겠네요.
    그러면 좀 뜨끔 하겠죠.
    그냥 아까 받았을때 바로 주고 올걸 그랬네요.
    그럼 맘이라도 덜 상했을텐데..
    다만 저랑 발 사이트가 틀려서 크록스는 줘도 못 신을텐데...
    암턴 그냥 이런저런 생각말고 친정에 가져다 줘야 겠네요.

  • 3. 동생
    '09.8.7 7:54 AM (217.39.xxx.244)

    저는 동생인 입장인데다 선물 잘 못고르는 사람이라서 그런지, 원글님이 우리 언니인거 같아서약간 뜨끔하긴 하네요.

    동생이랑 언니랑 생각하는 방향이 많이 다른거 같아요.

    전 가족을 포함한 남에게 베풀때는(생일선물 포함),
    '주고 잊어버릴 수 있을만큼'만 해요.

    많은 아픔과 고민속에서 터득한건데 그러고 나니 맘이 편하더라구요.

    그러니까 다음부터는 동생분 생일때도
    다른생각하지 마시고, 주고도 안 아깝고, 거기에 대한 댓가가 생각나지 않을만큼만 딱 하세요.

    쉽진 않지만 그렇게 한 후로는 '주고도 맘이 안좋은 경우'는 별로 없어서 좋더라구요.

    아무래도 언니의 입장에서는 많이 해주고 싶어서 그러는거 같은데, 제 언니에게도 말했거든요.

    '동의되지 않은 친절함을 베푸는것'이 나에겐 부담스럽다구요...

  • 4. ...
    '09.8.7 8:38 AM (222.239.xxx.45)

    에고.. 저희 언니는 생일날 축하문자가 다 입니다. ㅎㅎ
    원글님도 간단하게 넘기세요. 동생분이 경조사 챙기기에 부담스러운가봅니다.-.-

  • 5. 내년엔
    '09.8.7 9:14 AM (202.136.xxx.37)

    님도 동생 생일 책 한권으로 떼우세요. 왜 전식구 외식까지 하셨어요, 너무 님네가 여유롭고 만만하다고 생각할 거 같아요.

  • 6. ..........
    '09.8.7 9:21 AM (211.200.xxx.26)

    적당히 하세요.. 다른분도 말하셨지만...주고 내가 안받아도 잊을정도로요..

    물론 가족들에게 베푸는 그 마음은 아름답지만..

    받는 사람입장에서는 그만큼 맞추어 해주어야한다는 부담도 있을수 있고..

    동생입장에서는 언니한테 받는것보다 적게 해도 된다는 응석이 발동할수 있거든요..

    매년 있는 생일이고 앞으로 살일도 많은데..

    꼭 챙겨주고 싶으시면 케잌이나 간단한 것으로 보내세요.. 아니면 동생한테 받고 싶은게 뭔지 직접 물어보세요..

  • 7. ..
    '09.8.7 9:28 AM (220.76.xxx.158)

    완전 공감.
    저도 생일선물로 진분홍색 레자소재 가방을 받았어요(그냥 봐도 싸보여요)
    쓰레기로 버릴수도 없구 1년을 방치하다가
    울엄마가 목욕가방으로 쓴다구 가져가시던데 결국 엄마도 안쓰시는거 같더라구요
    그런거 줄꺼면. 깔끔하게 도서상품권같은걸로 줬음
    책이라도 사볼텐데
    가격에 맞추자고 허접한거 사주는 사람들 싫더라구요

  • 8. ...
    '09.8.7 9:47 AM (125.176.xxx.9)

    머리핀 한개라도 내 생각하면서 사줬으면 좋겠어요.
    아예 챙기지 말거나.
    본인에게 선물 들어온 것, 교육받고 받은 화장품, 기념품등 생일선물로 주는 사람 제 주위에도 있어요.
    심지어 반짝거리는 빨간 비닐 지갑도 받아봤네요.
    고속터미널 상가에서 5000원에 파는 까르띠에 짝퉁지갑요.

    생일에 현금 5만원 주면, 3만원 우체국 소액환 보내고.
    것도 손윗 사람이요.

    서로 전화통화만 주고 받다가 지금은 것도 안하니 마음 편합니다.

  • 9. 우리이쁜이..
    '09.8.7 9:56 AM (121.179.xxx.149)

    저랑 동생은 서로 필요한거 물어봐서
    사줍니다...
    예전엔 이쁜 찾잔이나 소품들 선물했는데..
    40살부터는 개인선물 (신발, 가방,선글라스,악세사리등등....)
    멋낼수있는 아이템들로 선물합니다..
    가끔은 동생만의 특권....
    아주 비싼거 찜해놓고 떼쓰기도합니다..
    그래도 딸없는 대신 이런 여동생이라도 있어서 좋습니다..

  • 10. 현금 5만원
    '09.8.7 1:24 PM (110.10.xxx.58)

    갔는데 구두 상품권 어디서 난거 5만원 짜리 주는 맏똥서도 있네요..

  • 11. ...
    '09.8.7 9:47 PM (124.54.xxx.26)

    성질 날만 하셨네요~
    동생분~ 언니한테 뿐만이 아니라 어디가서도 그딴식으로 행동하면 딱~ 밉상인데..

  • 12. --;;;
    '09.8.7 10:36 PM (119.67.xxx.157)

    동생분 쫌 그렇네여...
    원래 센스가 없는건지....얌체인건지....

    다른분들 말씀처럼....담부턴....님도 적당한 선에서 하고 마세여...

    생일 축하드려여~~~^^

  • 13. 에구..
    '09.8.7 11:33 PM (123.111.xxx.168)

    성질날만하시네요..

    동생분이 센스가 없다기보다는 얌체같고 남 생각을 못하는것같아요.
    원래 선물(특히 생일선물) 할때는 비슷한 상황에서 상대방이 나에게 했던 것 만큼은
    비슷하게 맞추려고 노력해야 마땅한건데..
    원글님이 해주신거에 비해 동생이 해준건 그냥 자기 상황에 맞춰서 생긴 것들
    마치 떨이 처리(죄송하지만 이 표현밖에 생각이 안나요..)하듯이 떼웠다는 느낌이 들어요.

    저도 언니지만.. 동생들은 저런 거 좀 고쳐야돼요.
    나이가 곰백살이 먹어도 마냥 자기는 동생이라는 특권 누리고 싶어하는거..
    대강대강 넘어가도 언니한텐데 뭐,하고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거..

    거기다 친정엄마까지 님 편 안들어주니 더 속상하셨죠?

    저도 자주 그래요.. ^^
    저 서른살, 동생 25살인데
    동생이 정말 상식에 안맞는 행동 해서 제가 속상하다고 엄마한테 말할때마다
    엄마는 동생편 드세요. [그게 동생이다, 그러니까 동생이다. 아직 어리잖아]
    그러면 전 참다참다 소리지르죠.
    [엄마, 난 그 나이에 엄마아빠 생활비랑 걔 대학등록금 댔어!]

    사실 그런 동생한테 아무리 얘기해봤자 자기 위주로만 생각해서
    서운하다 어떻다 엄마한테 일러바치기나 하지 안 변해요.
    자기가 나중에 나이들어 스스로 깨달으면 다행인거고..
    평생 못그러고 맨날 받기만하다가(남들한텐 안그래도 언니한텐 계속그러더라구요) 끝나던가..

    그러니 원글님 맘상하지 마시고
    그냥 원글님께서 이렇게 속상하지 않을 만큼만 하세요..동생한테.
    저도 겪어보니 결혼해서 살림나면 동생도 남이더군요..
    해준것보다 너무 안돌아오면 본전생각나는 그런 관계요.

  • 14. LaLa
    '09.8.7 11:35 PM (211.108.xxx.83)

    사회에선 일부러 자존심 상하게 하거나 당황하는거 보려고
    말도 안되는 물건 주거나 말로 때우는 악질도 봤는데요 멀~
    돈없어서 못사쓰는 형편도 아니거니와 어차피 취향도 전혀 다르기에
    결과적으로 안받아서 마음이 더 편하긴 했지만요~^^;

    님 동생은 일부러가 아니고, 생각이 미치지못한것이니 너무 속상해 하지마시고
    나중에 비슷한 경우가 생겼을때 가족으로써 좋게 일러두시는게 좋을거 같아요...

  • 15. .
    '09.8.8 12:21 AM (59.10.xxx.77)

    언니 동생간에는 5만원 정도면 딱 적당해보이는데요. 10만원은 너무 과해요. 부모님, 시댁 부모님 저쪽 조카, 드등등 다 챙겨야 하는데 일일히 10만원 이상씩이면 정말 난감합니다. 그냥 님도 앞으로는 5만원선 이내로 끊으세요.

  • 16. 앞으론
    '09.8.8 2:38 AM (221.139.xxx.180)

    안받아도 서운하지 않을 만큼만 베푸세요.
    잘해주고 싶으시면 그걸로 마음 털어버리고 바라지 마시구요.

  • 17. 언니라고 참지마!
    '09.8.8 3:40 AM (119.192.xxx.141)

    참지 마세요.
    저라면 서운한 거 다 이야기 합니다.
    동생의 그 얌통머리 없는 행태는 언니가 키워준 탓도 있다고 봐요.
    난 다이어트 책 필요없다, 그 신발도 내 취향이 아니다, 언니 취향도 모르고 있는 거 같아서 많이 섭섭하다....
    가족 좋다는 게 먼가요?
    편하고 말 안 해도 통하고...
    그런 관계가 되도록 노력해보세요. 그 노력 중엔 동생 듣기 싫은 말 하는 것도 포함됩니다.

  • 18. 찌찌뽕~
    '09.8.9 12:15 AM (113.10.xxx.207)

    제 여동생도 그래요 -_-
    지선물은 꼭찝어서 멀달라고 주문하고, 제선물은 절대 본인이 하고싶은걸로 하는 ㅠ.ㅠ
    자매란 둘중 하나는 주고, 하나는 받는 관계가 되기 쉬운가보네요.. 답글들보니...
    어쩌겠어요~ 우리 도를 닦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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