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집회 못가구 남편이랑 방송사등등에전화질하며 날 꼬박 샌 산이맘입니다.
속 깊은 아자씨라.. 여태 말 안하고 살아서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며칠전 82게시판에서 본 아래 글 읽고.. 상기되었습니다.
그 386이.. 다름 아닌 내 가족이었구나.. 하구요.
난 지금 피씨속 화면만 봐도 속이 덜덜 떨리는데.. 아저씨, 한숨쉬며 차분하게 방송사에 채근하더군요.
지금 비폭력에 호도되는 분들.. 저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마 백골단이 뭔지, 지랄탄이 뭔지 안 겪어보신 분들 인 것 같습니다.
광주항쟁.. 너무 끔찍해서 저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지만..
저랑 같이 사는 친척이모는 부산분이신데.. 광주서 난리났다~ 사람 많이 죽었다~ 전두환이가 나쁜시키지~
이리 말씀 하십니다. 이처럼.. 다 내 경험이 아닌, 피상적인 개념이죠..
그치만..자기 몸이 의지와 관계없이 남의 폭력아래 움츠러들고 떨고 결국은 의지를 꺾인다는 거..
시위현장에서 이런걸 보고도, 눈 앞에서 피 튀기는 걸 보고도 저런 소리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거..
이건 문제네요.
당신들은 시위현장에 안 와봤으니 비폭력을 얘기하는거야..하시는 분들도 이리 생각하시면..
젊은 사람들가운데 최루탄냄새조차 모르는 맘들도 많을거에요..
현장중계 피씨로 본다고 해도.. 답답하기 그지없어요.. 때리고 맞는 상황도
사람들 뒤엉켜 웅성거리는 소리정도..
그런데 전후좌우 사실을 밝혀줘야 할 방송사조차 목숨부지에 바쁘니..
설사 날을 꼬박 새서 모니터링을 한다 한들.. 답답하기만 할 따름이죠.
그런대서 폭력이다 비폭력이다 의견이 갈리고 맘 상하고 힘 빠지고..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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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퇴진] 전설하나 들려줄까... [195] 로디우스 번호 506920 | 2008.06.28 조회 8576 참고로, 본좌도 들은 이야기여… 틀린 거 있음 댓글 달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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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광장에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깃발 뜬 거 봤지? 느그들… '전대협/오월대/녹두대'가 뭔지 아나? 아는 사람은 그냥 패스하쇼~
전대협은 쉽게 말허자면, 전국의 모든 대학교 학생회장단들의 모임이여. 80년대 후~90년대 초까지 대학생들은 '전대협' 이름 아래 하나였다구~
전두환이 노태우가 대통령 할 때 대학생들이 공부가 잘되었겠어? 매일같이 대학생들이 들고일어날 일들이었다구. 지금 명박이가 하는 짓거리보다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았다구. 걸핏하면 시민들 잡아다가 남산으로 끌고 가서 치도곤을 쳐대니까 그나마 겁대가리 없는 우리 대학생 형들이 젤 앞에서 매일같이 싸울 수밖에 없었다구.
그땐 데모할 때 '촛불' 같은 건 없었어.
뭐… 거의 90%의 학생들은 그냥 맨손으로 나갔어. 생각해봐… 여학생들이 쇠 파이프 휘두르는 건 좀 이상하잖어? 남학생들도 보통 깡다구가 아니면 전경애들하고 맞짱뜨기가 쉽지가 않았어. 그때는 전경한테 잡히면 작살나는게 문제가 아니라 까닥 잘못하면 빨간줄이었단 말이여…
그런데도, 우리 형님들… 지금은 다들 애기 아빠가 된 형님들인데… 그 형님들 중에 몇몇은 쇠 파이프(파이라고 불렀어)/화염병(꽃병이라고 불렀어)을 들고 제일 앞에 서서 수백~수천 명의 자기학교 학생들을 보호하면서 전경애들하고 데모할 때마다 맞짱을 떴단 말이지. 보통은 다들 쇠 파이프를 들고나가고 어느 순간 뒤에서 '찔러 넣어준' 꽃병을 휘리릭~ 날려준단 말이여. 과격하다고? 웃기지말어. 내가 말했지? 전두환이 노태우 때 였다구. 시민한테 총 쏜 놈들한테 꽃병이 뭐가 과격해… 앙?
하여간에 학교마다 그렇게 소위 '쇠 파이프 들고 싸우는' 형님들끼리 본진의 학생들을 사수하기 위해 만든 '사수대'들이 있었어. 사수대의 싸움실력도 천차만별이라구. 보통은 학교 크기 순서대로 싸움을 잘하다고 생각하면 돼. 당연한 거 아니겠어? 학생 수가 많으면 지켜야 할 시위대 규모도 크고 그런 학교일수록 '사수대' 숫자도 많으니까…
대략 전국적으로 잘 싸운다고 소문난 학교들이 몇 개 있는데, 서울은 보통 고려대/성균관대/한양대 이 세 학교의 사수대가 서울집회 때마다 젤 앞에 서는 경우가 많았어. 세 학교 모두 80년대만 해도 학교 안에서 '여학생' 찾기 힘들 정도로 남자들이 득실득실한 학교였쟎어.
그런데 이 학교들의 사수대도 한 수 아니라 세수쯤 접어줘야 하는 사수대가 있었다고. 그게 바로 '오월대'여. 오월대란 학교가 어디 있냐구? 학교 이름이 아니라 전남대학교의 사수대 이름이 바로 '오월대'란 말이여. 쌈 실력으로 하면 최고여. 그리고 또 하나… 바로 '녹두대'여. 전남대에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는(지금도 그런지는 잘 모르겠어…) 조선대학교의 사수대가 바로 '녹두대'였다… 이 말이지…
그때도 지금 같아서 서울에서 크게 한판 붙어야 할 때는 지방에서 다들 올라왔는데, 그런 전국규모 시위에서 가장 '위급할 때'면 늘 오월대/녹두대가 앞장을 섰다고…
촛불집회 하면서 강달프/칼라티비/엠비쒸/오마이… 옆에 지나가면 박수치지? 그때는 '오월대'와 '녹두대'가 옆으로 지나가면 '박수'도 치지만 '안심'을 했다고… '아, 오월대랑 녹두대가 있구나… 오늘은 무조건 이긴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는 거지…
좀 길어졌지? 그래도 에피소드 하나는 말해줘야겠어. 녹두대와 오월대가 얼마나 위대한 사수대였는지 말이여. 때는 바야흐로… 19년 전이여. 그러니까… 89년도란 말이지… 그것도 바로 89년 6월 29일부터 7월 1일까지의 2박3일이여… 아주 정확하게 19년 전 일이네?
뭐… 무지하게 긴 이야기지만, 짧게 할게. 89년 6월 29일에 한양대로 전국의 대학생들이 다 모이기로 했는데 당연히 노태우는 못 모이게 하고 싶어서 한양대를 완전히 봉쇄를 해버린거여. 그나마 일찍 학교로 들어간 학생들도 있었지만 못 들어간 학생들도 엄청나게 많았다구. 근데, 그때 우리 형아/누나들은 지금 하고는 틀려서 못 넘게 해도 어떻게든 뚫어내야 직성이 풀렸단 말이지?
그래서 위에서 '지령'(그때는 다들 "택"이라고 그랬어)을 내렸어. 아, 그땐 핸드폰 아니라 삐삐도 없던 때야… 어느 학교는 몇 시에 지하철 2호선 무슨 역으로, 어느 학교는 또 무슨 역으로 가서, 몇 시에 들어오는 지하철을 무조건 타라!!! 그래서 우리 형아 누나들이 시키는 대로 했다나 봐. 지하철 열 칸이 다 대학생들로 가득 차서… 짐칸에도 사람들이 올라가야 할 정도였대…
형 누나들을 태운 지하철이 한양대 역으로 조금씩 조금씩 가까워져 올 때쯤… 드디어 '오월대'와 '녹두대'가 한양대 안에 짱박혀 있다가 슬슬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어. 쇠 파이프를 들고 말이여. 그리고 X나게 내려치기 시작한 거여. 전경들 깜~짝 놀래서 그때부터 한양대 정문에서 난리가 나기 시작한 거지. 여기저기 흩어졌던 전경들을 죄다 정문으로 모았을 때쯤…
지하철은 뚝섬역으로 도착해… 그리고… 몇몇 학생들이 지하철을 막아서고… 지하철 안에 있던 엄청난 숫자의 학생들이 나와서 뚝섬역에서 한양대역까지 철길을 '냅다' 뛰기 시작한 것이여. 오월대와 녹두대가 선봉에 서서 정문에서 전경이랑 '한판' 제대로 붙으면서 경찰 애들 시선 붙잡아두고는 일반 학우들이 무사히 철길을 뛰어 사다리를 타고 한양대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준 거지. 대단하지 않어? 아, 글 쓰면서… 닭살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날 밤, 임종석 전대협 3기 의장이 3만여 학생을 앞에 두고 엄청난 발표를 해버려… '한국외대 임수경이란 여대생이 평양으로 들어갔다!'
그때 평양에서는 '평양 학생 축전'이라고 해서 평양으로 전 세계의 (주로) 공산권 국가의 대학생대표들이 모여서 회의도 하고 뭐 그런 행사가 있었는데, 우리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에서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임수경 학생을 일본으로 독일로 해서 결국 평양으로 들여보내 버린 것이었어.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구…
국가보안법이 시퍼렇게 살아있을 때였거든… 그리고 그 엄청난 사실을 '한양대'에서 임종석 전대협 의장이 발표를 덜커덕해버린 것이었어. 그 발표를 듣고 한양대에 모여 있던 학우들도 놀랬지만, 노태우도 놀라자빠져서 무조건 임종석이랑 전대협 지도부를 잡아들이라고 하지…
자, 한양대에 진입할 때는 뚝섬역에서 냅다 뛰어서 들어가긴 했는데… 나올 때는 어떻게 나올 수 있을까? 뭐 명박산성을 어떻게 넘을까… 고민하는 우리랑 그때 우리 형/누나들이랑 처지는 비슷한 거 같다. 그지? 아무튼… 학교 밖으로 나오기는 나와야 하는데… 방법이 마땅치 않은 거여. 쇠 파이프 휘두르면서 나올 수밖에 없는데, 누가 앞에 설 것이냐? 얼마나 잘 싸워야 학생들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학교 밖으로 무사히 다 빠져나올 것이냐… 고민 들어가는 거지…
드디어… 나와야 하는 때가 되었어. 도저히 더 버틸 수 없어서 나오기로 했을 때… 제일 선봉에 선 사람들이 누구냐… 바로 녹두대와 오월대야. 쇠 파이프 단단히 붙들어 매고 녹두대와 오월대, 오월대와 녹두대가 선봉에 서서 길을 열기 시작한 거야. 길을 연다고 싸움만 한 게 아니라… 그 한가운데 전대협 3기 지도부를 호위하면서 싸움을 한 것이란 말이지… 조선대/전남대 재학생들은 정말 자부심을 가져도 좋아~~~
대단하지 않어?
결과?
허접했으면 어디 아까 '뚝섬 대첩(혹은 한양대 대첩이라고도 많이 불렀어)'이라고 했겠어? 당연히 이겼지. 그때 한양대 앞에 깔렸던 전경의 숫자는 지금보다 많으면 많았지 절대 적지 않았을 거야. 뭐… 숫자가 뭐가 중요해. 그때는 아예 대놓고 학생들 두들겨패고 최루탄/지랄탄 쏴대던 시대였쟎어…
아, 너무 길게 썼다.
아무튼… 전대협/오월대/녹두대…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는 건… '애기 아빠'들 뚜껑이 완전히 열렸다는 거야. 두 달 동안 촛불 보면서… 나이 마흔 살 가까이 된 사람들이… 많이 울었어. 난 알아. 그 사람들 마음을… 저 촛불을 같이 들고 싶은데, 아니 촛불 아닌 화염병이라도 들고 싶은데 속물이 될 대로 되어버린 자신의 모습이 너무도 싫었고, 아직도 그 순수와 열정이 가슴속에 살아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었고, 그 파~랗던 시절이 그리워서 촛불을 보면서 많은 눈물을 흘러왔다는 걸 알아…
오늘은 2008년 6월 28일이야.
명박이하고 제대로 한판 승부를 하는 날이지.
난
그때 그 형/누나들이 지금도 참 자랑스럽고,
그때 그 형/누나들보다 지금 물대포를 맞으면서 춤추고 노래하며 매일같이 촛불을 들어주는 동생들이 너무 사랑스럽고 고마워…
우리는….
꼭 이길 거야…
난 믿어.
왜냐면 말이지…
우리는 지는 싸움은 하지 않으니까…
그리고… 두 달 동안 이미 우리는 승리해왔으니까……
그냥…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 깃발을 보고 길게 적어봤어. 쇠 파이프 들란 소리로 절대 듣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그냥… 전대협이 뭔지, 오월대는 뭔지, 녹두대는 뭔지, 그때 이십 년 전 우리 형, 누나들은 어떻게 데모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 같아서 적어본 거야. 정말이야.
혹시 오늘 거리에서 전대협 깃발 아래 팔뚝질하는 형/누나들을 보면… 아, 저 형/누나들 때문에 우리가 여기까지 왔구나… 저 사람들이 우리가 지금 마셨어야 할지도 모를 최루탄 가스를 다 마셔주어서 우린 물대포로 끝나나 보다~ 하는 생각을 쫌만 해줬으면 해…
아무튼, 모두들 너무 고맙고 사랑해~~~
펌...
※ 출처 - http://bbs1.agora.media.daum.net/gaia/do/debate/read?bbsId=D003&articleId=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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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이 아니라 정당방위..
산. 조회수 : 289
작성일 : 2008-06-29 13:39:16
IP : 221.159.xxx.22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아~
'08.6.29 2:11 PM (125.184.xxx.169)2008년에 추억의 그 얘기가 너무 절실하네요.
우리가 바로 얼마 전에 만끽했던 민주주의에 대해서 한없이 감사를 드립니다.2. 아`~
'08.6.29 2:57 PM (123.215.xxx.221)읽으면서 울었습니다.
그 순수와 열정이 그립고 아쉬워서...
어떻게 쟁취한 민주주의인데 결코 포기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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