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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그만 두려고 하는데..

고민중 조회수 : 1,011
작성일 : 2004-12-09 15:02:47
저 아래 어느분이 쓰신 것 처럼 이제 곧 저의 16년 직장생활을 마무리하려 합니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아니, 아직 제 맘만 고쳐먹으면 직장생활을 계속 할 수는 있겠지만
금전적으로나 근무환경으로나 회사네임밸류 등등이 더 좋지 않은 상황이 되어버리는
마당에, 이제 그만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경제적으로 아직 여유있는 편도 아니고 아이들도 잔손이 많이 갈 나이는 지났지만
어떻게 보면 직장다니면서 해보지 못했던 일, 이게 세상의 전부는 아닐텐데 하는 생각,,
잔손은 안가지만 이제 곧 중학생이 되는 큰아이 옆에서 따뜻한 간식이라도 챙겨먹여야겠다는
생각,, 밖에서는 누구보다 의젓한 듯 행동하면서도 집에만 오면 혀부터 짧아지면서 응석부리는
작은 녀석의 응석받이도 되어주고 싶고,,

그리고 무엇보다 제 자신의 뒤를 돌아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라경제도 어렵고 가정경제도 그리 핑크빛은 아닌 마당에 무슨 배부른 소리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자꾸 그 쪽으로 마음이 기울어집니다..

결정적인 건,, 같이 일하는 상사(곧 독립되는 회사의 사장이 되실 분)에 대한 신뢰감이 없고
그 사람의 능력을 믿지 못하겠으며 일인이역, 삼역까지 해야하는 상황에 다시한번
제 자신을 불사를 용기가 없다는 겁니다,,

거기다 지금의 회사(이름만 대면 알만한 회사랍니다)대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회사에
다녀야 한다는 게 기운빠지기도 하구요,,  월급도 당연히 낮아질거구요.

직장 상사는 같이 나가서 일해보자고 하는데(사실 회사에서야 그걸 원하고 있고, 그렇게 되어야
회사에서도 명분이 서니깐,,) 사실 그게 진심인지도 모르겠고,,    

16년차 경력자를 쓰는 것 보담이야 적당히 젊은 사람 쓰는게 연봉도 그렇고,, 좋지 않겠어요..
제가 하는 일의 중요성을 그리 높이 쳐주려고 하는 사람이 아니니,,
(사실 시장상황 파악해가면서 아이디어 내고 그걸 구체화시키기 위해 전체적으로 코디하고 하는 일
인데,,결과물만 놓고 보면 중간과정이 어떠했을거란 생각은 그리 못하는거죠)

저를 이렇게 설득하는데는 아마 회사의 입김도 강하게 작용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아랫사람 키워주기 보다는 본인이 더 나서기 좋아했던 사람이라,,, 나가서 자기 사업이다 생각하면
더할것이고,,

그런 치사한 거 보기 전에 여기에서 그냥 스스로 물러나고 싶은 생각이 강해요,..

이런저런 생각에 그만둬야 겠다는 쪽으로 많이 기울어있긴 한데,, 그래도 칼로 자르듯 안되는건,,
역시 경제적인 문제겠죠.

사실 얼마전에 평소 가고 싶었던 회사에서 제의도 들어왔었는데,, 거긴 영어실력이 정말 좋아야
하는데라서,, (영어로 프리젠테이션도 해야하고 보고도 해야하는데라서,,) 정중히 거절했어요.
자리가 넘 부담스러워서,, 그리고 나서 참 우울하더라구요. 뭘했나 싶기도 하고,,
정 쉬는게 힘들어져서(?) 다시 일자릴 알아볼 때를 대비해서라도 쉬는 동안 정말 영어공부
열심히 해야겠어요. 에궁,, 좀 옆길로 샜네요,,

마음은 거의 결정했는데 그래도 웬지 미련이 남네요,,






IP : 211.219.xxx.204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지나가다
    '04.12.9 3:26 PM (211.46.xxx.208)

    제 생각에도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 것이 좋으실 듯 싶습니다. 말씀처럼 영어 공부도 하시고 아이들하고 좀 더 많은 시간을 보내시구요. 잠깐 쉬었다가 다시 일하시고 싶은 생각이 들 때 의욕적으로 하시면 되지요. 결정적으로 계속 얼굴을 맞대야할 상사에 대한 신뢰가 없다면 미련을 남길 필요가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 2. 풀내음
    '04.12.9 3:45 PM (210.204.xxx.4)

    항상 일에는 미련이 남아요. 그래도 마음 가시는 데로 하세요. 잠시 쉬면서 재충전 하는것도 좋을거 같아요. 푹 쉬고 다시 힘차게 하시면 되쟎아요. 16년 동안 직장생활 하셨다니 부럽습니다. 전 이제 6년차인데 헉헉헉... 가끔씩 제 자신에게 잘 하고 있나 이런 생각을 하곤 합니다. 푹 쉬시고 다시 일하시면 되지요.

  • 3. 그냥제생각예요
    '04.12.9 3:51 PM (61.32.xxx.33)

    '재충전하고 다시 힘차게!' 라는건 재취업이 쉬울 경우에 할 수 있는 이야기 같아요..

    반드시 재취업을 해야되는데 자리가 아예 없거나 예전 직장보다 너무너무 못한 자존심상하는 조건으로밖에 취업이 안되고 하면 또 그건 엄청난 마음고생이거든요...

    저는 힘들어도 직장 다니는게 낫더라구요 백수때보단...

  • 4. 남산오리
    '04.12.9 4:03 PM (61.74.xxx.114)

    저도 딱 16년 다니던 회사 그만뒀었는데...
    제가 도움이 드릴만한 얘기는 저두 비슷한 상황이었고
    미운정, 고운정도 들은 회사였지만 역시 회사는 냉정한 곳이더군요
    일단 아이들이 잔손 안 갈정도로 컸고, 잘 크고 있다면
    님께서는 일을 가지시는게 좋구요.
    일을 계속하시던 분이 집에 있는다는것도 저같은 경우는 힘들더라구요
    더구나 금전적으로 아직 여유가 없으시다면 더더구나...
    지금 계시는곳은 일단 마음이 떠났으니 다른 직장을 찾아보도록 하세요
    지금 직장에서 마음을 비우시고 농땡이도 좀 치면서
    제2의 직장이나 다른 공부거리(취미등)를 찾으시면 퇴직금, 위로금등등
    챙길것 다 챙켜서 최상의 조건일때 그만두도록 하세요
    16년간 열심히 일했으면 그정도는 하셔두 되구요
    전 그 회사 그만두면 큰일 나는줄 알았는데 지금 회사에서도
    잘 하구 있어요
    전 그냥 아무 대책없이 그만뒀기 때문에 가끔 내가 16년간 열심히 일한회사에서
    너무 나한테 해준것이 없다란 생각할때마다 속상하더라구요

  • 5. 16년차
    '04.12.9 5:39 PM (203.238.xxx.205)

    저도 요즘 그 고민중이예요.
    10년차때 한번 위기(?)넘기고 그동안 잘 다녔는데...
    그만 때려치고 남편 월급으로 알뜰하게 가계부 써가며 살림하고 싶어요.
    내가 정한 위치에 부엌물건 자리잡아 놓고 반짝반짝 닦아가며
    먹거리 냉동실에 쟁여 놓지 않고 그날 먹을것만 매일 장봐서 식구들 끼니 차리고,
    큰애 더 늦기전에 잡아 앉혀 공부 제자리 잡아주고
    학원 가기전에 간식 먹여 보내고 비오면 학원앞에 차대고 기다려주고,
    작은애 학교 끝날시간에 교문앞에 기다렸다 손잡고 걸어오며 종알종알 하하호호 해보고 싶어요.
    더 늦기전에..
    경제적으로도 더 욕심없고 ...그냥 그렇게 살고 싶어요.
    내 퇴직금 금쪽같이 아껴서 아이들 공부 뒷바라지에만 쓰면서...

  • 6. 통통
    '04.12.9 9:51 PM (210.83.xxx.236)

    일 계속하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제경우엔 11년만에 그만두고 나왔지만, 엄청 힘들었습니다.

  • 7. 소영맘
    '04.12.9 10:20 PM (218.50.xxx.174)

    저두 10년넘게 금융기관에 근무했었답니다. 저도 집에서 아이에게 간식과 집정리도 예쁘게 그리고 동네 엄마들과도 재미있게, 그리고 운동도 하고 싶었고.... 기타 등등 일반 전업 주부들이 누리고 사는것은 다하고 싶어 그냥 과감히 그만 두었답니다. 전 연봉도 꽤높았었는데... 그리고 확실한건 맞벌이해서 돈이 저축이 되는것이 아니라는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랍니다. 시어머님 , 친정어머니 애기 돌봐주는비용, 도우미 아줌마 비용, 화장품비, 의류비, 그리고 맞벌이 한다고 경조사비 듬뿍 그리고 아이에겐 미안한 마음에 금전적으로 때우기.... 가타 등등 결국 모이는것이 없더라 이것입니다. 그래서 이것 저것 생각끝에 과감히 사표을 썼는데 주변에서는 아이도 다컸는데 왜그만두냐고(당시 우리아이 초등4학년)말리셨답니다. 한번 결정하고 나니까 돌이켜지지가 않아 그만 두었답니다. 저도 한 1년은 많이 힘들었어요. 그 소속감이라는거 대단한것이 였다는것을 ..... 눈물로 보낸 시간도 많았답니다. 지금은 그만둔지 8년정도가 흘렀지만 가끔은 꿈속에서도 일을 한답니다. 그런데 지금은 왜 좀더 일찍 그마두지 못했나 하고 후회도 해보곤합니다. 아이와 어렸을때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한것이 많이 후회가 된답니다. 내손으로 매일매일 이유식도 해먹이고 아이 학교 끝나는 시간에 교문 앞에서 기다려도 보지 못한 그런 시간들이 너무 많이 아쉬움이 남는답니다. 요샌 우리 아이와 친구처럼 버스 정류장에서 기다렸다가 쇼핑도 하고 분식집에서 떡볶이도 같이 사먹고 다니답니다. 벌건 대낮에...호호 정말 얻는것이 약간의 물질적인 풍요로움 아라면 잃는것은 어떤 돈보다도 소중한것이 라는것을 많이 느끼고 느꼈답니다. 지금은 남편이 가져다 주믄 월급가지고 알콩달콩하게 아껴가며 살아가고 있답니다. 특히 돈의 소중함도 느끼고, 남편이 가져다 주는 월급의 소중함도 많이 느끼며 살고 있답니다.

  • 8. mulan
    '04.12.9 11:58 PM (221.147.xxx.14)

    쓰신 글들을 읽으니 아직 6년정도 직장생활하면서 ... 이것저것 힘든 일들 많을때마다 고민하는 제 모습에 대해 새삼 생각해보게 되네요. 저는 첫임신때 유산하는 바람에 지금도 고민이거든요. 아이가 제 인생에 중요한문제이기는 한데 .... 직장을 그만두고 쉬면서 건강한 아이 갖기를 바라고 있어야 할지... 아님 열심히 일하면서 잘 되길 기다려야 할지 말이죠. 히궁... 암튼 저의 고민과는 좀 다르지만... 여튼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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