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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욕...그리고 질문
화창한 일요일 아침에 남편 욕 좀 해야겠습니다.
지금 엄청 속이 상합니다.
별일 아닌거라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너무 속이 상합니다.
어제 토요일 남편은 쉬고 저는 출근하였는데...아이들이 아빠보고 튀김을
해달라고 하였나 봅니다.
아이들이 요구하면 뭐든지 다 잘해주는 편이라 그점은 항상 고맙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튀김을 할때 꼭 제가 쓰고 난뒤에 폐기름통에 버릴려고 모아둔
그 기름으로 튀김을 해 준다는 겁니다.
다시 쓰지 않고 한통 다 되면 버릴려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뚜껑도
제대로 닫지 않고 구석에 처박아 두었는데 그 기름으로 아이들의 튀김을
해 주었다는것을 오늘 아침에 알았습니다.
그 전에도 그런일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엄청 화를 낸적이 있습니다.
공기하고 산화된 기름은 암을 유발하고...몸에도 안좋고...기타 등등
잔소리를 하니 알았다고 신경질을 내더니 이번에 또 그런 기름으로 튀김을
해 준 겁니다.
지지리도 궁상떤다 싶어서 화가 나는 정도가 아니라 분노가 치밀어 견딜수가
없습니다.
지금 집에 있다면 한바탕 싸움이라도 크게 하고 싶은데 일이 있어서 밖에 나갔기
때문에 그럴수고 없고 마음속의 이 분노를 어떻게 처리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아니, 그 기름값이 얼마 한다고....
포도씨 그림도 아니고 올리브유도 아니도....콩기름값 별로 안 비싸니 아이들 건강생각해서
제발 그러지 말라고 해도 제가 없을 때는 꼭 그렇게 궁상을 떱니다.
그렇게 아껴서 뭐 할건지?? 아니, 먹는 것 가지고 꼭 그렇게 궁상을 떨어야 됩니까??
어느 정도 모이면 버릴려고 기름을 제때 제때 버리지 않은 제 잘못도 있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 싶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네요... 죄송합니다.
진짜 말하고 싶은 것은 이왕 먹은 기름(며칠째 공기와 접촉하고 햇빛에 노출된...)
조금의 피해라도 없앨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야채를 많이 먹여야 할까요??? 뭐 좋은 처방없을까요? 지금 당장 실행할 수 있는 처방말입니다.
좋은 아침시간에 남편욕만 해서 미안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화를 삭일수가 없습니다.
1. 근데요...
'04.6.6 9:59 AM (211.176.xxx.118)근데요...... 화... 내시지 말아요.
생각해보면요, 우리 어렸을 때 길거리에서 사먹은 튀김들,
다 몇번씩이나 튀기고 산화되고 .... 지금 눈으로 보면
엄청나게 나쁜 기름으로 튀긴 거였잖어요.
그래도 모 다들 별 탈없이 사는 걸 보면....
평소에 엄마가 그렇게 아이들 건강 걱정하고 그랬으니까
두번 그런 기름으로 튀긴 거 먹었다고 해도 별 탈은 없을 겁니다.
남편은 아마도 기름이 아까워서 그런 거겠죠?
물건 엄청시리 아끼고 아끼는 사람들 성미는요,
그냥 그러려니 해야 합니다.
남편이랑 님이 튀긴 기름 놓고 숨박꼭질 놀이한다... 이렇게 함 생각해보시면요?
글구 아이들이 튀김까지 해주는 자상한 아빠를 갖는다는 거,
비록 엄마가 싫어하는 기름으로 해주시는 거지만 ^ ^,
아무나 갖는 행운이 아니죠.
그런 남편 갖는 것두 아무나 갖는 복이 아니랍니다.
잊지 마세요.
사람이 완벽할 수는 없다...... 다 내 맘에 들 수는 없다.....
불변의 진리랍니다.2. 쵸콜릿
'04.6.6 10:00 AM (211.35.xxx.9)다음부턴 안보이는데로 치우세요...아님 빨리 빨리 버리시던지
그것만 빼고 아주...괜찮은 남편이신데요.
아이들한테 튀김해주는 아빠...별로 없습니다.
그만 화푸시고...담부터 미리미리 처리해 두시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야채나 과일 비타민 C를 많이 먹이면 되지 않을까요.3. 삼거리
'04.6.6 10:37 AM (222.117.xxx.30)맞아요, 화 낼 정도까지야....
화 내실만 하지만 튀김 해 주는 아빠 전 한번도 들어본 적이 없어요.
그렇게 해주는 남편 많이 사랑해주세요.
산화된 기름 이야기는 담에 맥주잔 기울이며 웃으면서
따끔하게 충고해 주시구요4. peony
'04.6.6 11:13 AM (69.5.xxx.107)속상하신 맘..알거 같아요..저두 그러면 아마 화날거예요..
근데..위에 님들 말씀도 맞는거 같아요..튀김해주는 아빠...와..정말..너무 멋진 아빠예요..^^
어쪄죠? 남편분도 멋지시고 엄마는 엄마대로 너무 아이들을 사랑하시네요..^^5. 속상해서
'04.6.6 11:39 AM (211.208.xxx.130)글 쓴 사람입니다. 아까 흥분상태에서 글을 써서 그런지 군데군데 오타가 있네요..죄송합니다.
와, 이렇게 빨리, 또 이렇게 자상하게 제마음을 위로해 주시다니 정말 감사드립니다.
아까 글쓴후 남편에게 전화해서 화를 냈었는데....지금 다시 전화해야 겠습니다.
화낸것 미안하다고, 사과해야 겠습니다. 모두 여러분의 덕분입니다. 감사합니다.
글 읽다 보니 제 마음이 차분하게 안정이 됩니다. 좋은 하루 보내십시오....6. 음...
'04.6.6 11:53 AM (221.138.xxx.104)남편분이 참 무던하신 분인가봐요...
저런 말 들어가면서도 애들한테 튀김해주시는 거 보면요...
물론 님께서도 남편분께 그동안 쌓인 것도 많았겠지만 님의 행동을 보면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확대시키는 분이신 거 같네요...
대화방법을 좀 생각해보시지요...7. ...
'04.6.6 1:29 PM (24.130.xxx.245)튀김할줄아는 님의 남편이 부럽습니다.
8. 배영이
'04.6.6 1:48 PM (203.249.xxx.105)남편 잘 이해하시고요...^^ 하긴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아예 오래된 기름을 버려서 그런일이 발생조차 안되도록 하심이 ^0^9. 공감
'04.6.6 2:59 PM (219.248.xxx.113)요즘같은 시대에 그렇게 하는 사람 별로 없지요.^^
하지만 원글님도 그 기름 문제 하나만 가지고 그러셨겠어요?
쓰고 남은 기름을 그렇게 아끼실 정도면 다른 것들은 오죽하실라구요...
그래서 " 손대면 토옥~하고 터질 것만 같이" 여물어있던 원글님 마음의 불만들이
그 기름 땜에 터진 거겠지요.
우리 남편도 그랬거든요.^^
근데 답글 달아주신 분들 말씀이 모두 옳으세요.
저 애 키울때만 해도 이렇게 인터넷이 발달되지 않았구요.
또 그런 이야기를 이웃들과 하기는 좀 그렇잖아요.
그래서 오랜 세월 돌아 돌아 제 스스로 깨우친 것이 뭐냐면요.
정말 쓰다남은 기름도 그렇게 소중하게 아끼는 사람이니
자기 애들과 마누라는 얼마나 아끼겠어요.
비록 표현은 자주 하지 않더라도 님께서도 남편이 자상한 분이라는 것은 느끼실거예요.
그걸 당연히 받지 마시구요.
님의 남편이 그렇게까지 절약하게된 어린 시절의 성장배경이 있을테니
그 아픔을 건드리지 마시고요.
자존심 안 상하게 감싸 안으면서 좋게 좋게 말씀하시고
서로 아껴주고 사랑하면서 싸우지 말고 재미나게 사세요.
그리고 그런 자린고비도 세월이 흐르면 차츰 변한답니다.
때론 숨이 막히겠지만 원글님이 좀 더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세요.^^10. 꼬마천사맘
'04.6.6 5:24 PM (211.63.xxx.123)에구구
그래도 그런 남편 둔 님은 좋겠어요.
생각이 없어서가 아니라 생각이 깊으셔서 그런걸 겁니다.
너그럽게 말씀 하시고 즐거운 주말 지네세요.
ㅎㅎ11. griffin
'04.6.6 6:25 PM (222.98.xxx.232)분노까지..
아빠가 튀김 해주는 집 많지 않아요.
아이들은 맛나게 먹었을테니 다음에 꼭꼭 숨기시구 가라앉히세요.
님은 화가 많이 나신거 같은데 부러워하는 분들이 더 많으시네요. ^^
자상한 아빠가 해준 튀김.. 사랑이 많아서 해가 덜 될거예요.
열가지 다~ 잘할 순 없는게 사람이잖아요.
애들이 해달라구해도 귀찮다고 하는 아빠보다 훨 좋은거같은데요. 그렇게 맘 푸세요.12. 먹을 거
'04.6.6 8:22 PM (194.80.xxx.10)가지고 궁상 떨면 참 속상하죠. 하지만 그런 남자들의 습성엔 성장배경과 이유가 있다는 공감 님 말씀에 '공감'합니다.
저희 친정 엄마는 제 남편을 가리켜 '사위가 알뜰한 건 좋은데, 밖에서 알뜰해야지 지 식구들에게 까지 인색하면 못쓴다' 라고 하셔요. 어느 정도의 경제관념은 있어야 하지만 남자가 너무 째째해도 큰 인물이 못 된다고 하시면서요. 그리고 넉넉하게 자란 사람들이 남들에게도 베풀 줄 알고 너그럽다고....지나치게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서 자란 며느리는 솔직히 안 보고 싶으시다구요. 그런 며느리는 살림은 알뜰하겠지만 시부모에게 인색할 거라구요....맞는 말일까요?
저희 남편도 무지 아낍니다요... 하지만 그게 가끔 불만이 될때가 있어요.
튀김해준 자상한 아빠이지만...평소의 다른 행동들도 불만이 되었을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음' 님의 글은 말씀이 지나치신 것 같네요. 저 같으면 상처받겠어요.
'...음' 님이야 말로 원글님의 성격을 확대해석 하신 것 아닌가요?13. 커피와케익
'04.6.7 12:35 PM (203.229.xxx.149)다른 건 몰라도 아이들 먹을 것 갖고 그렇게 아내 맘을 속상하게 남편분이라면....문제가 있다까지는 아니라도 한번 진지한 대화가 필요한 시점 같은데요..제 남편도 정말 자수성가한 사람이고 한 알뜰하긴 하지만...기본적인 소비행태에 대해서는 저랑 합의가 다 끝난 상태이거든요..즉, 책 사는 것 등 아기 교육비에 들어가는 것과 먹는 것..이 두가집니다요...
부부간의 가치관을 갈수록 좁혀나가는 것이 결혼생활의 묘미가 아닐까요..글고..
튀김해 주는 것이 어디냐..자상한 남자 흔치않다..는건..충분히 맞는 말씀이긴 하지만
원글의 취지와는 좀 벗어난 답변인듯 싶습니다..어찌됬든...원글님 남편분이랑 원글님 다 좋은 분들이고 좋은 부모님인것 같으니...대화를 통해 충분한 합의점을 찾으시리라 믿습니다..
음식에 대한 문제는 정말...어릴때부터 형성된..가장 원초적이고 쉽게 안바뀌는 가치관과 직결된 문제이므로..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문제이니...궁상이니 뭐니라고 딱 잘라 말할 순 없는 문제 같아요...
이상..비슷한 문제로 남편이랑 여러번 다투어본 애기 엄마 올림.14. 김지영
'04.6.7 3:37 PM (221.162.xxx.117)아이들 입속으로 들어간 묵은 식용유보다,
아이들 마음속에 들어간 아빠가 해주신 튀김을 먹은 행복한 기억이
더 오래 남을 겁니다.
저는 부럽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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