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이 제 생일입니다.
어제 밤 저도 회식이 있어서 늦게 들어왔는데 신랑이 TV를 보고 있더라구요. 전 그시간에 들어왔는데도 세탁소에서 빨래 찾아와서 양손에 들고 낑낑거리며 왔는데 남편이란 사람은 히덕히덕 거리고 있으니 열이 좀 받았습니다. 그래도 그러러니 했는데.
'신랑 내일저녁에 시간있어?'
'나 내일 바빠. 니가 상무한테전화해 그럼 모를까'
순간 열이 확 받았습니다. 저의 이제 결혼한지 7개월 되었는데 처음 맞는 생일입니다. 저 지난 크리스마스는 신랑없이 시댁식구들이랑 보냈구요, 발렌타인 데이이야길 하니까 신랑이 그러더라구요'그런날이 무슨소용이냐고. 생일이랑 결혼기념일이 중요하지.'그래서 그날도 저 혼자 보냈습니다. 근데 막상 생일이 되니 또 일때문에 바쁘답니다. 물론 저도 사회생활을 하니 그 상황은 잘 압니다. 하지만 항상 마누라는 이해하고 넘어가는 사람인것 같아 너무 서운하더라구요.
그래서 샤워기 틀어놓고 엄청 울고, 방으로 혼자 들어와 버렸습니다. 그러니 신랑이 옆으로 와서 애교를 부리더라구고. 자기도 좀 찔렸겠죠. 그런다고 그게 풀리나요? 결국 저 울고불고 소리지르고 신랑도 질세라 그럼 어떡하냐고 소리지르고.. 그렇게 한참을 했던거 같아요. 둘이 결국 지쳐서 어느정도의 정적이 흐르고 불크고 둘다 침대에 누웠습니다.
이렇게 소리지르고 싸운거 정말 처음입니다. 이제껏 한사람이 참았었거든요. 생각해보니 가슴이 아프더라구요. 조용하게 흐느끼는 소리가 들리더라구요. 순간 좀 당황했죠. 그러더니 등지고 누워있는 저를 뒤에서 끌어안고 신랑이 정말 아이처럼 엉엉 우는겁니다. 저도 신랑을 안고 엉엉 울었죠. 저의 결국 부등켜 안고 엉엉 울다가 지쳐 잠이들었답니다.
오늘저녁 그냥 신랑회사근처로가서 같이 저녁먹기로 했습니다. 물론 신랑은 일이있으니 밥만먹고 다시 들어가서 일해야 할겁니다. 그만큼이라도 전 좋네요. 그래서 아마 어른들이 부부싸움은 칼로 물베기라고 하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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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로 물베기
behappy 조회수 : 884
작성일 : 2003-08-05 11:54:17
IP : 168.154.xxx.33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눈물찔끔
'03.8.5 4:01 PM (211.42.xxx.233)제 신혼때 다투던 생각이나서, 눈물이 찔끔합니다.
어떻게 싸우고 어떻게 화해하는지
처음 다툼의 행태가 계속 같은 포맷으로 이어지는줄 그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여전히 한번 화나면 말을 안하는(심하게는 9개월동안) 신랑과 같이 다투는 일은
그런 다툼에 익숙치 않은 저는 지금도 힘들거든요...바람직한 부부싸움의 양상이라고 생각됩니다.
재미있게 사세요2. plumtea
'03.8.5 7:58 PM (219.248.xxx.46)그래도 생일은 꼭 찾아드셔야 합니다. 습관된데요. ^^
3. 김혜경
'03.8.5 8:36 PM (218.237.xxx.220)부부싸움 소리내고 하세요, 참고 안하고 그러면 울화병 생깁니다. 울고 풀고...잘 하셨어요.
그리고 생일 저녁 같이 드시고, 회사에 일하러 들어가도록 하는 것도 잘 하셨어요.
생일 축하드립니다.4. 아니~~
'03.8.6 11:02 AM (211.180.xxx.61)어떻게 9개월동안 말을 안합니까? 9일도 아니고, 90일도 아니고?
한 집에 살면서 9개월을? 쩜 이상하게 들리네요...
이 정도면 부부싸움끝에 화난게 아니라 배우자에 대한 emotional abuse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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