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처음으로 아이 데리고 미국갈때, 그때가 아마 3돌쯤 됐을때, 비행기안에서 아이가 아팠어요.
이럴때 제일 필요한건 병원조제 감기약, 해열제(브루펜이나 타이레놀), 그리고 가장 중요한게
귀로 재는 체온계입니다. 저의 경우는 많이 아파서 비행기에서 의사를 찾는 기내방송을 했었지요.
한국인 레지던트 둘이 나타나서 봐줄때까지, 먼저 나타난 미국인 간호사에게 증상을 설명했는데
이때 필요한 영어단어(예를들어 common cold, fever, runny nose, nasal congestion, 열이 go up하다다거나 go away하다 등)의 표현을 알고 가시는게 좋습니다.
그때도 아프지 않게 하려고 비행기타기 보름전부터 체력.건강관리 했건만 다 허사더군요.
그리고 한국인 승객들, 아픈 사람에 대한 배려에 정말 인색합니다. 비행기 앉는 좌석에 따라 자리를
구분짓고 있는 의자 난간이 젖혀지는데가 있고 그렇지 않은데가 있지요. 난간을 젖히고 아이를 누일려고
자리를 바꿔달라고 했건만 모두다 도리도리. 열나는 아이 기저기만 채우고 발가벗겨서 태평양을
건넜답니다. 옆자리에 앉았던 캐나다 아저씨도 싫은 기색이었지만 이것저것 식사할때, 약먹일때
많이 도와주더군요.
조제약을 가져가신다면 약명을 꼭 알아가셔야 합니다. 상품명이 아니라 약명입니다. `타이레놀'이 아니라
아세타미노펜, 브루펜이 아니라 아이부프로펜(Ibupropen)을 알아가셔야 하는데 이런 흔한 해열제는 그냥 상품명 얘기해도 외국 의사들 알아들을 껍니다. 워낙 대중화되서. 문제는 우리나라 조제약에 자주 들어가있는 항생제입니다. 그냥 "항생제 먹었다"라면 외국 의사들 무슨 항생제 먹었냐고 묻더라구요,
저는 그때 아이가 먹는 항생제가 `아목시실린'이란거 국제전화해서 알아냈답니다. 항생제도 수십가지고
제가 아는것만도 세파클러, 세프질, 질트로멕스 등등 여러가지니까 꼭 항생제 약명을 알아가십시오.
제일 유의하셔야할게 감기로 인한 중이염입니다. 저는 아이가 중이염이 겹쳐와서 귀국하는 일정 회사에
휴가 연장해서 늦췄답니다. 중이염이 심하면 고공 비행에서 아이가 고생한다고 의사가 만류합니다.
그리고 여러가지 비상약품을 가져가는게 옳습니다만, 저도 그렇게 했습니다만, 외국에서 조금 아프면 제까닥 병원 찾아가세요. 보험없이 가면 미국에서 진료 한번하는데 100불 나옵니다. 여행자보험 미리 들고가서 나중에 한국에서 보험회사로부터 받을수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돈 걱정 제껴두시고 병원가서 소아과의사 보시는게 마음이 편하고, 아이도 훨씬 덜 고생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감기라 할지라도 심해져서 괜히 항생제라도 먹어야할 지경이 되면 고생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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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 이거 꼭 알아가세요....제 경험
글로리아 조회수 : 915
작성일 : 2003-07-10 08:54:16
IP : 210.92.xxx.230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글로리아
'03.7.10 9:06 AM (210.92.xxx.238)그런데 웬만하면 그냥 어른끼리만 다녀오세요.
저 여러번 아이들 데리고 국제선 탔는데 그건 불가피한 경우였고,
그때도 이건 아이들에게 너무 가혹하고 고생이다라는 생각 여러번
했습니다. 외국이나 동네 놀이터나 아이들에게는 똑같이 즐거우니까.
좀더 크면 같이 다니시는게 어떨지요.2. 투실이
'03.7.10 10:00 AM (211.180.xxx.61)글로리아님의 자세한 경험담 감사합니다.
제가 문의한 사람도 아니지만... 정말 어린아이 데리고 장거리 비행/여행한다는게
보통 일이 아니네요. 우리 아이들은 어느 정도 컸는데, 아직 비행기 한번도 못타봤답니다.
괌이나 사이판같은곳에서 애들과 휴가를 보내는 꿈을 해마다 꾸면서도, 우째 이래저래,
실행에 못옮기겠더라구요. 돈과 시간보다도, 어린 애 둘데리고 해외여행가려니, 암튼
부담스럽더라고요. 올해 제주도부터 시작해볼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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