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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핸드폰 찾긴 했는데....

부천댁 조회수 : 935
작성일 : 2003-05-12 22:55:24
지난 수요일 오후 늦게 핸드폰 찾았어요.....

끊임없이 문자메세지도 날리고 여러번의 시도 끝에 드디어 그'착한 사람'과 전화연결이 되었죠...

30대 후반일것 같은 그 남자는 차로 이동중인데 마침 우리 동네 근처를 지날일이 있다더군요...

핸드폰이 빗속에 떨어져 있었던데다 밧데리도 얼마 안 있어 끊어질까봐

그 '착한사람' 핸드폰번호를 물었죠...



아무리 핸드폰 찾으러 간다지만 낯선 사람을 만난다는게 꺼림칙해서(요새 세상이 흉흉하다보니)

남편한테 전화해서  그사람 핸드폰 번호를 불러주고 적게했죠....

혹시 모르니까... 나한테 무슨일이 생기면 연락해 알았쥐?..하면서....

우리 남편... 내가 넘 오버한다고....옆에서들 웃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나중에 안일이지만...옆에 있던 동기가 그랬답니다....

'형수가 얼마나 이쁘길래 그런데요? ㅋㄷㅋㄷ'




비는 쏟아지고 지갑하나 우산하나 들고 만나기로한 사거리까지 택시를 타고 나갔습니다.

주택가와 좀 떨어져 있는 도로변이어서 인적이 드물었던지라 공중전화로  

내위치를 얘기해주고  수화기를 내려놓고 얼마 안지나서

차한대가 내 앞에서 멈추더니 핸드폰을 흔들며 보여주더군요......

고맙다고 몇번을 인사하고....감사한 마음에 지갑에서 돈을 꺼냈죠....

'얼마안되지만 내일이 어버이날이니 꽃이라도 사서 들고가세요' 했더니 안 받겠다고.....

'비도 오는데 집까지 태워다 드릴께요... 타세요' 하대요.

내키지 않았지만 몇번 사양하다 차에 올랐습니다.....



핸드폰이 떨어져 있던 근처에 살고 있고...여차저차해서 핸드폰을 발견한 경위를 설명하더군요....

이름을 묻길래 알려줬습니다...(원래 내이름이 너무 흔해서 여간해선 오래 기억 못합니다)

예의상 나도 물었죠...(야구선수 이름이랑 같았어요)

'하시는 일이 뭐예요'하길래.'주부예요'했습니다.....(그냥 '살림해요' 할걸...)

또 예의상 나도 물었습니다...

'하시는 일이 뭐예요?'

'무역쪽 일 해요'하더군요.....

(핸드폰주운) 동네 근처에 오면 연락하라면서..... (왠 연락?)

집까지는 10분도 안걸리는 길이었지만 왜 그리 멀게만 느껴지던지.....

'남편이 얼마전에 핸드폰 잃어버리고 못찾아서 이번에도 못찾을줄 알았는데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해요....번거롭게 해드린건 아닌지... 죄송하네요' 하며 다시 돈을 건네려는데

'이쪽 자주 지나가는데 나중에 근처에 오면 차한잔 사주세요...그리고 핸드폰 번호 알려주세요....'

하며 건네는 돈을 사양하대요....

설마 전화 하겠냐 싶어서 핸드폰 번호를 알려줬습니다.....

(사실은 그때까지는 빚진기분이어서 나중에 사례해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거든요..)



귀가한 남편한테 얘기 했더니...

남편하는 말이 '차 한잔 사주지 그랬냐' 고...

'왜 내가 모르는 남자랑 차를 마셔?...아마 전화 안올거야...상식이 있는 사람이면....' 그랬죠.

남편은 '연락 할지도 모르지....매력있는 여자라고 생각한다면....'

남편과 한시간을 설전을 펼쳤습니다.....

매력이 있고 없고를 떠나서 유부녀라는 말을 분명히 했는데

핸드폰을 빌미로 전화한다면 그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는거다....

아니다...넌 왜 순수하게 생각 못하냐....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 네가 비정상이다..등등...

남편에게 물었습니다....만약에 입장을 바꿔서 그남자였다면 어쩌겠냐고?...했더니

남편은 핸드폰만 돌려주고 말거라더군요.....

그래요.. 우리 남편은 아마 그럴겁니다. 이것만큼은 확신하거든요...



그리고 나서 몇일이 지난 오늘 오후쯤 집에 있는데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그 핸드폰 찾아준 남자였어요.  순간 당황되더군요....

그남자 핸드폰 번호를 어찌 기억하냐면

희한하게도 끝번호 네자리가 우리집 전화번호 (= 내 핸드폰 네자리)와 숫자 하나만 다르기 때문에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어쩔까 망설이다가 결국 안받아버렸어요......

1분뒤 집 전화가 다시 울리대요....낮에 집으로 전화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데....

발신자 표시는 되지 않지만 직감적으로 그 남자일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핸드폰 잃어버린날 그 남자 핸드폰도 잘 연결되지 않아서 내가 수없이 번호를 남겼었기에...

집전화 역시 받지 않았죠.....




근데 기분이 참 그렇네요....

꼭 빚지고 도망하는 기분도 들고.....

쉬운 여자로 생각한것 같아 불쾌하기도 하고....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더 불순한것 같기도 하고....

이런 내가 이상한걸까요?

또 전화하면 어떻게 하죠?
IP : 61.102.xxx.196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3.5.12 11:00 PM (211.215.xxx.243)

    또 전화하거든 남편이랑 같이 나가서 차 한잔드세요.
    그렇게 집요하게 차 마시자고 하는 사람, 저도 싫으네요, 신랑이나 아님 엄마나 하여간 다른 사람이랑 같이 나가세요.
    불순한 생각이 아니라, 참 세상이 이상해서,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되는 일도 일어나는 세상이니까요...
    혼잔 절대로 나가지 마세요...에잇 차라리 핸드폰 못찾는게 좋을 뻔 했네요...

  • 2. 김수연
    '03.5.12 11:01 PM (211.201.xxx.196)

    내키지 않는 일은 안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전화 안받길 잘하셨어요.
    (근데... 수욜 벙개에 나오실거죠?)

  • 3. 부천댁
    '03.5.12 11:12 PM (61.102.xxx.196)

    답변 감사해요...또 전화하면 적당히 둘러대거나 옆에사는 시누이 데리고 나갈까봐요....

    조카도 안고....

    수요일 벙개 저도 나가고 싶은데....일주일에 두번나가는 문화센터 강습이 수,목에있어서요....
    것도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이고... 지난주는 오리엔테이션이고 이번 수요일이 첫수업이예요...
    이제시작인데다 어쩌자고 조장까지 맡아버려서요....
    아쉽지만 이번엔 포기...
    나중에 후기 꼭 올려주세요....

  • 4. 강쥐맘
    '03.5.13 3:55 AM (211.209.xxx.182)

    우와!~(우비소녀),진짜 이상한 아저씨! 차라리 돈을 달래지!근데,진짜 웃기는 아저씨다.이런 상황이 아침 드라마에서나 가슴설래는 로맨스로 이어 지지 실제 상황에선 황!당!무!계!.82식구들 모조리 몰려 가서 놀래켜 주고 싶다.

  • 5. 체리
    '03.5.13 9:18 AM (211.33.xxx.162)

    귀찮지만 질질 끌지 말고 한번에 끝낼려면 남편과 함께 나가는 것이 좋겠습니다.
    한 번 더 사례금을 건네보고 거절하면,
    딱부러지게 말하세요.
    돈 받기 싫으면 그만이지,왜 전화 하고 귀찮게 하느냐?
    너 ㅁ ㅣ ㅊ ㅣㄴ ㄴ ㅗ ㅁ이냐?

    아마 차에 탔던 것이 실수라면 실수가 아니었을까 싶네요.

  • 6. 키티
    '03.5.13 10:22 AM (220.75.xxx.42)

    그 핸드폰 돌려준사람, 좀 이상한 사람같네요.

  • 7. 강미중
    '03.5.15 3:57 PM (211.40.xxx.187)

    부천댁님의 남편분께서 참 순수하시고 세상을 그 순수한 마음으로 읽으시나봐요.
    그런 분과 함께 사시는 행운녀이신 관계로 경계심이 그 당시 좀 느슨해지셨었나봐요.

    만약 저였더라면, 돌려받는 일을 제가 않고 남편이나 남동생에게 부탁했을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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