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개편이전의 자유게시판으로 열람만 가능합니다.

남대문서 보낸 점심시간

김화영 조회수 : 883
작성일 : 2003-05-12 17:08:23
오늘 점심시간에 드디어 남대문으로 진출했습니다.
목표는 그 문제의 `몰라서스(Moalsses.과자에 넣는 당밀)'.
시내 유명 수입가게 몇군데 미리 전화를 걸었는데 "몰라~~ 몰라~~ 뭐요?"하면서 잘 모르더군요.
그런데 일성상회에서는 대번에 "몰라서스 지금 없는데, 우리집에 없으면 없어요."하시는게
왠지 압도당하는 자신감이랄까, 하여튼 없는거 알면서도 갔네요.
목표를 `올스파이스와 너트멕'으로 바꾸고서요.

`도깨비' 시장이라고 알려진 남대문 대도상가 지하는 뚱뚱한 사람은 물건에 부대낄 정도로
골목이 비좁습니다. 그런 시장 가본지가 하도 오래전이어서 이국적으로까지 느껴지구요,
결정적으로 초등학생때 바닷가 피서갈때 한통씩 들고가거 물에 타먹고, 야금야금 가루째로 훔쳐먹던
Tang 가루를 보니까 어린 시절의 추억이 뭉게뭉게 밀려왔습니다.
엄마가 한~~통을 사와서 이웃 아줌마와 나누던 덴마크제 깡통햄이 그 덩치로 아직도 있구요,
세상에 제일 맛있는줄 알았던 왕년의 체다치즈가 그 피엑스 덩어리 형태로
나오는데 입이 벌어졌답니다. 시간이 정지된 공간 같았어요.

골목만 좁은게 아니라 호수를 정확히 알아두고 갔는데도 헷갈리더군요.  예를들어
이 라인에서는 분명이 30. 40 이렇게 나갔는데 그 옆집은 110호이고 뭐 이런 식입니다.  
그래서 다리도 아프고 예라 일성상회 포기하고 구경이나 하다 가려는데
그럴싸한 서양 양념가게가 옆에 있더군요. 서양 요리책에서나 본 레몬 커드, 오렌지 커드도 있고
미국서 맨날 빵 부풀려먹던 크라프트 베이킹파우더, 맥코믹과 실링의 온갖 향신료들이
비교적 잘 갖춰줘 있었어요. 파프리카.큐민.칠리파우더....몽땅 다 있는데 있는데
오마나~~ 미국서 동네 슈퍼마켓에서 맨날 사먹던 노란포장  베이컨을 거기
좌판대까지 진출한데서 놀라움이 극에 달했습니다.
여하튼 그 집에서 올스파이스와 너트맥을 구입하고 돌아나오다가
다음에 또 오려고 간판을 올려보는데 나 원, 참 웃음이 나와서요. 거기가 `일성상회'.

몰라서스도 나중에 있을 것이라고 하셔서 자주 연락드릴테니 챙겨서 빼달라고 부탁했답니다.  
혜경선배 예전에 쓰셨던대로 주인 아주머니 참 멋쟁이십니다.

다른거 뭐 샀냐구요? 딱 두가지만 사갖고 그냥 눈감고 땅보고 돌아온다고 다짐하고서도
왜그리 신기한게 많은지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세가지 더 샀네요.
친정 아버지 좋아하시는 일본제 치즈안주, 변비에 좋다는 말린 자두, 그리고 살까말까
한참 갈등하다가 결국 지갑을 털어버리며 가방에 넣은 이과수 커피.
그 시장 규모와 온갖 물건에 비교하자면 저 참 많이 참았습니다.



  


IP : 210.113.xxx.120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김혜경
    '03.5.12 5:41 PM (211.215.xxx.243)

    아이구 화영님 일성찾느라 고생하셨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0941 스승의 날 선물..... 3 별빛 2003/05/13 883
10940 스승의 날 선물 5 사랑맘 2003/05/13 913
10939 결혼기념일.... 8 최은진 2003/05/13 887
10938 늦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1 정성희 2003/05/13 881
10937 잃어버린 핸드폰 찾긴 했는데.... 7 부천댁 2003/05/12 935
10936 오랫만에 김치담고 그리고... 15 LaCuci.. 2003/05/12 922
10935 이번에 은평 서대문 일산을 중심으로... 김혜경 2003/05/13 890
10934 수요일(14일), 일산, 서울 서부 벙개합니다!!!!! 11 jasmin.. 2003/05/12 884
10933 남대문서 보낸 점심시간 1 김화영 2003/05/12 883
10932 사과국수 주문...및 느타리 버섯 주문 2 동규맘 2003/05/12 898
10931 자스민님 번개요!! 4 김혜경 2003/05/12 900
10930 농수산쇼핑에서 사골곰국 사보신분.. 5 최은진 2003/05/12 878
10929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기 4 청년마누라 2003/05/12 910
10928 생식은 어떤 게 괜찮은가요? 1 강바람 2003/05/12 898
10927 후후..담에 가져오면 알려드릴께요~ ^^ 로사 2003/05/12 909
10926 밥좀 해먹이라구여! 6 건이맘 2003/05/12 900
10925 에휴... 어떻게 거절해야하는지... 11 로사 2003/05/12 956
10924 추천 부탁드려요. 2 김민지 2003/05/12 883
10923 여러분들 덕분에 백일 잘 보냈어요... 5 푸우 2003/05/12 877
10922 놀이방에 보낼까 하는데요..조언좀.. 3 새봄 2003/05/11 881
10921 오늘 에버랜드에 못간 이유 주절주절... 3 호이엄마 2003/05/11 888
10920 젖몸살은 어케 해야 하나요? 10 재민맘 2003/05/11 971
10919 실수 1 아이리스 2003/05/11 879
10918 기운이 없어요 -_- 4 해야맘 2003/05/11 908
10917 드디어 백일이다!! 14 푸우 2003/05/11 893
10916 이런일이~ 4 강쥐맘 2003/05/11 883
10915 에버랜드 다녀오신 분 조언좀... 4 호이엄마 2003/05/11 976
10914 82cook도 벙개 한 번 해요. 15 jasmin.. 2003/05/10 950
10913 김수연씨 일산의 음식점이여 4 ssssss.. 2003/05/10 892
10912 안나비니 갔었어요 3 키티 2003/05/10 89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