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이 정월 대보름!
오늘 저녁에 오곡밥과 묵나물을 먹어야 하구요,
내일 아침에 부럼을 깨야하는 건데요, 저는 이번 대보름 명절은 그냥 건너뛰기로 했습니다.
시어머니 계실 때는 시어머니께 드리기 위해서 무조건 해야했는데요,
(제가 안하면 얻어서라도...드렸지만...)
올해는 건너뛰려구요.
대보름과는 별개로, 얼마전 시래기를 박스로 사놓은 것이 있어서, 시래기를 좀 불렸습니다.
시래기는 불리기는 것이 정말 중요한데요,
저는 이번에 이렇게 했는데 성공적이었어요.
삶기 전날밤 찬물에 시래기를 담가 뒀다가, 다음 날 아침에 100분 정도 삶은 후 냄비에 담긴채로 그대로 놔뒀어요.
시래기에 따라서는 이 정도만 하면되기도 하는데,
이번에 산건 양구 펀치볼 시래기라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다른 것에 비해서 매우 억세서
삶은 물이 식을 정도쯤 되었을 때 시래기 껍질을 벗겼습니다.
그리곤 찬물에 다시 담가서 저녁때까지 두었지요.
잘 불린 시래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물기를 꼭 짠 다음,
국간장과 들기름에 조물조물 해뒀습니다.
달궈진 팬에 들기름을 살짝 두르고 볶았는데요,
푹 무르게 하기 위해서 마침 내두었던 다시마육수를 넣고 뚜껑을 닫아가며 약한 불에서 은근하게 오래 볶았습니다.
다진 파 마늘 넣고 마무리할 때 들깨가루를 듬뿍 넣었는데요, 흡족할만한 맛이었습니다.
오늘 저녁에 여러가지 묵나물들을 볶으실텐데요,
그중 하나 쯤은 들기름에 들깨가루를 넣어 볶아보세요.
간장게장 같은 비싼 음식이 아니라도, 이렇게 소박한 시래기볶음이 바로 밥도둑입니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하던데,보름달을 보고 소원을 빌 수 있을지나 모르겠어요.
저는 오늘밤부터 달만 나오면 제 간절한 소원을 빌어볼까 합니다.
대보름 명절 잘 보내시고, 휴일의 나머지 시간도 훈훈한 시간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