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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한 접시면 끝! [쟁반국수]

| 조회수 : 12,007 | 추천수 : 199
작성일 : 2009-06-12 21:31:59


오늘 날씨가 참 좋았죠? 하늘이 맑고 공기도 깨끗하고...바람도 살랑살랑 시원하게 불고..
오전에 혼자서 서오릉 산책을 하는데,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사람들만 없다면 큰 소리로 노래라도 부르고 싶은 날씨였어요.

오늘 서오릉에는 근처 중학교 아이들이 사생대회를 나왔는데...^^
제가 산책을 시작하던 무렵 아이들이 자리를 펴고 연필로 스케치들을 하는 거에요.
얼마나 잘 그릴까 내심 기대하고, 한바퀴 돌아서 다시 그 자리엘 왔는데...
그만 저 혼자 미소를 짓지 않을 수 없었어요.

아이들은 역시 아이들입니다.
불과 90분 만에 그림들을 그려놓고 도시락 먹으며 친구들과 놀고 았는 아이들의 그림을 보니.....
능에 있는 전각(맞는 용어인지 모르겠어요..)은 고동색 한가지 색으로 칠해진 상자로 표현하고,
나무는 초록색 붓자국 몇개로 끝!
그림은 얼른 그려서 제출하고 놀고만 싶은 천진함이 그대로 드러나 있는데,
그것도 얼마나 이뻐보이든지...
'그래, 뭐, 그림을 꼭 화가처럼 잘 그려야 맛이냐? 이렇게 날씨 좋은 날 숲의 향기를 맡는 것만으로도 충분하지'
싶더라구요.




오늘 저녁 메뉴는 쟁반국수 딱 한가지였어요.
닭다리살 삶아서 얹고, 메밀국수도 삶아서 또아리 틀어놓고,
파프리카와 오이도 채썰어 얹고, 샐러드 채소도 좀 놓고, 삶은 달걀 곁들여 냈더니,
보기 그럴싸한 한접시가 되었습니다.

이만하면...한끼 식사로 뭐 크게 부족할 것 없다 싶었지만, kimys를 위한 비장의 카드를 한장 더 내밀었습니다.




바로 완두콩 밥입니다.
아마 이세상에서 제가 제일 싫어하는 것이 완두콩일지도 몰라요. 저는 너무너무 싫어요.
그래서 하기 싫은데...문제는 kimys가 너무너무 좋아한다는 겁니다.

반찬 한가지로 때우기 좀 그래서, 완두콩밥 했어요.
그리고, 전 밥 안먹었습니다..완두콩밥 먹기 싫어서요..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홍천산골
    '09.6.12 9:36 PM

    국수도 국수지만..접시도 한 몫하네요..^^
    막 비비고 싶어요.

  • 2. 발상의 전환
    '09.6.12 9:47 PM

    콩밥 싫어하는 선생님도 아직 어리신 듯...! ㅋㅋ

  • 3. 옥당지
    '09.6.12 10:13 PM

    세 번째 댓글도 내겐 기록...ㅋㅋㅋ

  • 4. 시골풍경
    '09.6.12 10:29 PM

    샘님??전 완두콩 색깔이 뚜껑 확 열었을때 누리팅팅하던데 왜 그렇죠

    뜸들일때 넣나요??

  • 5. 아이사랑US
    '09.6.12 11:15 PM

    저는 캘리포니아 산호세라는 곳에 살고 있어요..
    서점에다 선생님의 특별한 한상차림 책을 주문했었는데..
    드디어!! 어제 책이 도착했다는 전화를 받고 휘리릭 가서 찾아 왔어요..
    타국에서 책을 사니 가격도 두배,, 기쁨도 두배,,네요^^
    선생님 얼굴도 보고 따뜻하고 정감있게 쓰신 글들을 읽으면서 시간가는줄 몰랐어요..
    한식,중식,일식등등 구분을 해놓으셔서 참좋았어요^^
    계속 좋은 글과 아이디어 기대하고 있을께요...
    건강하세요^^

  • 6. dex
    '09.6.13 12:44 AM

    아..완두콩밥 못 먹은지 꽤 오래됐어요.
    저 어렸을 때 엄마가 완두콩밥 자주 해주셨는데..
    콩도 우리 형제가 앉아서 까곤 했었는데
    아 문든 어렸을 때 기억이 나네요
    사실 저도 완두콩밥 싫어했는데
    저 사진을 보니 문득 먹고싶어져요.

  • 7. dex
    '09.6.13 12:46 AM

    맞아요.. 저도 사생대회 가면 왜 이렇게 그리기가 싫은지
    후다닥 대충 그리고 노느라 바뻣었어요..;;
    오늘 날씨 정말 좋더라구요 ^^

  • 8. crisp
    '09.6.13 1:32 AM

    국수 또아리 튼 모습이 정겨워요. ^^;;

  • 9. 맨날낼부터다요트
    '09.6.13 4:23 AM

    90분이면 정성껏 그린거 같아요.
    저는...ㅎㅎㅎ 나무한그루 15분만에 그려낸 기억이 있습니다.

    완두콩밥맛이 궁금하네요
    저도 어렸을때 언제가 한두번은 먹어봣을텐데 기억이 안납니다
    왜 싫어하시는지 먹어보고싶어요.ㅎㅎ

  • 10. 소박한 밥상
    '09.6.13 4:59 AM

    완두콩밥이 매우 싫다는 표현에
    개그도 아닌데 저는 왜 웃음이 ?? ^ ^
    저희 집에서는 밥알 숫자보다 콩이나 팥 숫자가 더 많답니다
    아마 극명한 반대라서 웃음이 나왔나 봅니다. ㅎㅎ
    콩은 여성 호르몬 생성에 좋다고 하니 친하게 지내 보셔요 ~~~

  • 11. 또하나의풍경
    '09.6.13 6:31 AM

    저는 어릴때 강낭콩 완두콩 싫어했는데 이젠 괜찮더라구요 (좋다는게 아니라 그냥 먹을만 하다는.....^^;;)
    완두콩의 푸른색이 참 고와보여요 ^^ 전 선생님이 요리를 잘하셔서 아무거나 다 잘드시는줄 알았어요~~~ ^^

  • 12. 김혜경
    '09.6.13 7:27 AM

    또하나의풍경님,
    저도 안좋아하는 음식들 있지요...ㅋㅋ....
    비릿한 냄새가 싫은 완두콩밥을 비롯한 모든 콩밥,
    역시 누린내가 싫은 양고기, 등등이요..


    시골풍경님,
    완두콩 처음부터 넣어서 했는데요,
    전기압력밥솥에 하면 누렇게 되는데요, 어제는 돌솥에 하느라, 중간에 뚜껑을 열고 했어요.
    그랬더니, 예쁜 초록색이 되던데요.

  • 13. fresno
    '09.6.13 8:08 AM

    그릇 진짜 눈에 팍 꽂칩니다..사고 싶어용///

  • 14. yuni
    '09.6.13 8:40 AM

    호호호.. 저희집에도 안원장만 완두콩밥을 좋아하고 다른셋은 완두콩 밥을 싫어한답니다.
    그래도 여름이면 완두콩을 꼭 사요.
    남편을 위해서.
    밥을 해 남편 밥에만 완두콩을 소복히 담아 잡수세요~ 하고 주고
    우리는 맨밥 골라 먹어요. ㅎㅎ

  • 15. tiger⊙.⊙♥이누야사
    '09.6.13 10:08 AM

    저두 완두콩밥 완전 싫어해요!
    아 저 곱돌솥 어디가면 구할 수 있을 까요?
    우앙 밥 먹었는데 또
    국수먹고싶어요 ㅎㅎㅎ

  • 16. 철이댁
    '09.6.13 10:14 AM

    전 샘 덕분에 집에 키위 생기면 골뱅이쟁반국수 해 먹어요..
    언제나 맛있는 메뉴지요..
    완두콩밥에 반찬은 쟁반국수 남은 야채?
    별게 다 궁금한 1인...ㅋㅋ..^^;;

  • 17. 진선미애
    '09.6.13 10:29 AM

    저에게 국수랑 완두콩밥중 맘대로 먹을수 있는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완두콩밥 먹을거같아요 - 이유는 넘 맛있어보여서요 ㅎ ㅎ

  • 18. 은석형맘
    '09.6.13 10:44 AM

    저도 음식보다 접시에 먼저 눈이 갔네요...
    그리고 콩밥....저도 싫어해요.....
    어릴때는 다 빼 놓고 먹었고
    어른되니 그럴수가 없어 그냥 꿀떡 삼켜버립니다.

  • 19. 카모마일
    '09.6.13 11:23 AM

    메밀면과 채소가 어쩜 저렇게 제 눈앞에 있는듯 생생할까요? ^^

    선생님 좋으신 기분이 이곳까지 전달되는것 같아요, 저도 다 기분이 좋네요.
    저도 요즘 수박싸가지고 헬스다니거든요.
    헬스 끝나고 나무그늘에서 가끔 살랑~ 부는 바람에 시원한 수박 먹으면
    너무 기분좋아요.

    맛있는 것 많이 드시고,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더위에 기운충만하세요!!

  • 20. 참꽃마리
    '09.6.13 1:20 PM

    완두콩밥 싫어하신다는 거 보고 웃었어요.
    저희 얘들은 콩이란 콩은 다 싫어하던데..
    그래서 생일이 걱정된다고도 해요

    그런데 엄마인 전
    콩이란 콩은 다 좋아해요
    특히 요즘 완두콩에 필이 꼿혀 한주먹씩 올려 밥해서
    열심히 먹고있어요.

  • 21. Terry
    '09.6.14 11:32 PM

    선생님 너무 귀여우세요....완두콩밥을 싫어하시다니...유치원 다니는 애들도 오만 건 다 안 먹어도 완두콩은 귀엽다고 먹더라구요. ㅎㅎ

  • 22. 녹차잎
    '09.6.28 7:29 PM

    난 콩종류 무지 좋아하는데. 건강과 맛도 좋구. 그런데 왜 살은 찌는지,....

  • 23. 비온다
    '09.7.1 4:46 PM

    저 서오릉에서 멀지 않은 중학교 졸업했는데..
    정말 무슨 행사때만 되면 서오릉 갔었죠.
    소풍, 사생대회, 백일장.. 등등.. 매년 계절별로 몇번은 갔었는데..
    오랜만에 서오릉 얘길 들으니 언젠가 다시 한번 가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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