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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절대로 먹지못할 파스타

| 조회수 : 8,147 | 추천수 : 114
작성일 : 2004-01-25 13:56:02
설 명절 보내느라, 저한테서 제일 홀대받은 것이 아마 디카가 아닌가 싶네요.
만져볼 생각도 안했으니까...
그러다 지금 문득 책상 앞에 놓여있는 디카에게 눈길이 갔고, 뭔가 찍어봐야할텐데 하다가...


이 파스타, 딸 아이가 이탈리아 여행에서 너무 이쁘고, 엄마 생각이 나서 샀답니다.

학생들, 빠듯한 여행비, 보나마나 제일 열악한 교통수단을 타고 다녔을 게 뻔한데...
부피나 무게가 만만치 않은 저걸 이탈리아 여행중에 샀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번에 가지고 들어왔죠.

한국에서 나갈때는 그래도 오버차치하면 됐지만 네덜란드에서는 오버웨이트는 아예 짐을 부칠 수 없더랍니다. 그래서 바퀴달린 이민가방에는 지 옷 같은 소지품 넣어 부치고, 저 파스타는 큼직한 봉지에 넣어서 핸드캐리 했더군요.

지 소지품이 든 배낭에, 노트북 가방도, 거기다가 손에는 저 파스타를 비롯한, 철없는 엄마 주려고 산 스카프랑 아빠 넥타이랑, 가족들에게 꼭 맛을 보이고 싶은 치즈 등이 든 제법 묵끈한 비닐봉지를 들고....
지 엄마가 하도 오일릴리 타령을 하니까 가보기는 했는데 너무 비싸고, 엄마에게 어울릴 만한 것도 없고 해서 그냥 돌아서다가 값도 괜찮고, 엄마가 좋아할 것 같아서 샀다며 스카프를 선물로 주네요.
아이 용돈 넉넉히 부치지도 못했으면서 오일릴리 타령은 해서, 아이 스트레스 주고, 참 철딱서니 없는 엄마죠?

암튼 울 딸이 핸드캐리해서 들고 들어와 제 손에 쥐어준 파스타입니다.
저 저거 절대로 못먹습니다. 가보로 간직할 겁니다.
울 딸 시집가서 아이 낳아서, 그 아이가 자라면, '느네 엄마가 2003년에 네덜란드 교환학생 갔던 때 이탈리아 여행중 할머니 생각이 나서 사온 거란다' 라며 옛날 이야기처럼 재미나게 해줄겁니다.

어느 엄마가 자기 속으로 낳은 딸 애틋하지 않겠습니까만 제게는 더욱더 소중하고 애틋한 딸입니다.
울 딸 얼굴이랑 마음처럼 이쁜 파스타, 구경이나 하세요.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이순석
    '04.1.25 2:17 PM

    비밀번호 입력이라고 해서 재빨리 회원 가입했고요 앞으로 자주 들리겠습니다
    선생님이랑 같은 시간에 컴 앞에 앉아 있네요 반갑습니다

  • 2. 수국
    '04.1.25 2:28 PM

    ㅎㅎㅎ
    맞아요 절대 못 드시죠..
    오래 오래 두세요
    나름대로 파스타 종류 많이 봤는데
    이건 정말 예쁘네요... 딸의 맘까지 합해져서 그런가?

  • 3. Jen
    '04.1.25 2:29 PM

    이 시간에도 쓰시네요.
    글을 읽고 나니 저도 조그만 것이라도 엄마를 위해 뭔가 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학교에서 일하고 받은 돈으로 제꺼 사기 바빴는데..
    어제 여기 춥다고 이불만들어서 두 상자 보내주시면서 여기 흔히 있는 고무장갑을 딸 걱정에 넣어주신 엄마땜에, 또 지금 샌님얘기에 전 반성하러 갑니다.

  • 4. 솜사탕
    '04.1.25 3:14 PM

    ㅎㅎㅎ 선생님...
    정말 파스타 색이 예쁘네요.. 근데, 예뻐서가 아니라..
    딸의 마음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으신거죠?

    떨어져 있으면.. 진정으로 가족의 소중함을 느끼게 되는것 같아요.

  • 5. 치즈
    '04.1.25 3:23 PM

    정말...따님 마음도 이쁘고 파스타도 이뻐요.
    정말...그 파스타로 요리 하신 거 구경 못하나요? ㅎㅎㅎㅎ
    한 접시 하셔서 대문에 떡하니 걸린 사진도 보고 싶어요.
    설 연휴 따님과 좋은 시간 보내셨겠어요.
    어깨는 안 아프신가요?
    좀 쉬셨는지요?
    저도 이제야 정신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거 같아요.

    따님과 좋은 시간 많이 보내셔요.^^

  • 6. champlain
    '04.1.25 4:25 PM

    선배님.. 저 소중한 파스타를 잘 보관하는 방법 하나 알려드릴께요.
    여기 사람들이 많이들 그렇게 해서 집에 장식을 하던데..
    우선 둥근 모양이나 사각 모양의 유리병이 필요해요.
    뚜껑은 코르크로 되어 있으면 더 멋스럽구요.
    거기다가 층층이 색색이 파스타를 담아 넣으면 근사한 장식품이 된답니다.
    여기 사람들은 쌀이나 곡식으로도 그렇게 해서 장식을 하더라구요.
    글로 설명이 잘 되었나 모르겠네요.저희 집에 있으면 사진이라도 찍어서 보여드릴텐데...
    암튼 저 소중한 파스타 꼭 잘 보관 하셔요..

  • 7. 화이트초코렛모카
    '04.1.25 4:51 PM

    전 아들만 둘인데..
    나중에 울 아들이 여행중에 엄마 생각이나 해줄지...
    이런 이야기에 부모님 생각보담 아들에게 받을 생각이 먼저 나니 원..

  • 8. 꽃게
    '04.1.25 5:14 PM

    엄마에게 딱 맞는 선물이네요.
    그래도요, 저걸로 요리하신 것 꼭 보고 싶어요.ㅎㅎㅎ
    곱게 봉지 뜯어서 잘 두시고...
    아주 조금만 맛뵈기처럼 요리하셔서 사진 찍어서 우리들 보여주시고, 나머진 잘 보관 하심 안될까요??

  • 9. 아라레
    '04.1.25 5:57 PM

    대문에 갖다 걸으셨네요.
    먹는것도 아깝다 하시니 대문사진 내리는것도 아깝다며
    쭈욱 내거시는거 아니에요? ㅎㅎㅎ
    정말 예쁘고 맘이 갸륵해서 어찌 먹겠어요.... 근데 오래 보관 가능한가요?
    손자 생기실 때까정....

  • 10. 이영희
    '04.1.25 6:02 PM

    분위기 좋은 파스타집에 갔더니 액자에 층층 넣어놓은 푸실리....한참 구경했어요. 맛도 생각하면서...근데 글읽으면 괜시리 찡..... 가족은 참 소중한 자신만의보석 같죠. 아마 딸에 사랑이 파스타를 볼때마다찡찡 전기 일듯 발견되겠죠.새록새록.....

  • 11. 꾸득꾸득
    '04.1.25 6:55 PM

    저라도 아까워 못먹을것 같아요.
    유통기한 한계까지 버티셨다가,,,마지막에 만찬을,,,^^;

    샘도 오릴리를 좋아하시는군여...ㅎㅎ
    저두 아가씨때는 정신없어보이기만 했던옷이 요즘 왜그리 좋던지요..ㅎㅎ
    그래도 넘 비싸지만..ㅠ.ㅠ
    저두 아줌마간봐여...

  • 12. coco
    '04.1.25 7:36 PM

    어쩜 좋아요...
    너~무 예뻐요!

  • 13. 쌍둥엄마
    '04.1.25 7:50 PM

    엄마 생각하며 입가에 웃음 머금고 골랐을 저 사탕같은 예쁜
    파스타.....
    저것만 쳐다보고 있어도 너무너무 행복하실것 같네여...
    울 딸도 크면 엄마생각 저렇게 하려나???^^

  • 14. 푸우
    '04.1.25 8:23 PM

    저희 엄마도 오이릴리 팬인뎅,,
    저두 내년 설에는 오이릴리 쫄바지라도 사드려야 겠어요,,
    파스타는 사드려도 우리 엄마 뭐하는 물건 인고 하실거고,,,

  • 15. 깜찌기 펭
    '04.1.25 9:25 PM

    일본 신행갔을때 다양한 캐릭터의 파스타보고 사고싶어 얼마나 찡찡 거렸던지..--*
    못사게 지갑뺐은 왕자가 너무 미웠어요.
    따님 생각하며 예쁘게 장식하세요. ^0^

  • 16. 양신영
    '04.1.25 10:42 PM

    선생님이 부럽네요.
    교환학생가서 엄마생각해서 예쁜 파스타선물 마련할 줄 아는 다큰 딸을 두셨으니 말이에요.
    저는 이제 9개월된 딸을 둔 초보 엄마랍니다. 직장을 다녀서 연휴에 오랫만에 아기와 함께 있어보니 무지무지 힘듭니다. 하루에 몇시간 안보는데 그래도 엄만 줄 알고 저만 보면 방글방글 웃으며 안아달라고 팔을 벌립니다..
    제 딸이 주는 선물을 받아볼 날이 언제일까요?

  • 17. 키세스
    '04.1.26 11:03 AM

    정말 이뻐요.
    저는 그 나이때 왜그리 철이 없었는지...
    딱 내 생각만 했거든요. --

    좋으시겠어요.

  • 18. 아프로디테
    '04.1.26 11:04 AM

    정말 맘씨 이쁜 따님이네요..
    선생님 좋으시겠어요...예쁜 따님에, 이쁜 파스타에...^^

  • 19. 어주경
    '04.1.26 11:13 AM

    새해 첫 인사입니다. 설 잘 쇠셨나봐요. 연말에 왜 그렇게 우셨어요? 이렇게 엄마 생각하는 예쁜 딸이 있는데... 저도 큰 딸 생각하면 가끔 울컥울컥 하는 게 있기는 하죠. 파스타 오래 놔 두면 부서지고 맛도 변질됩니다. 디카에 담아 두셨으니, 가족과 맛나게 드시고, 손주들한테는 '사진만 예쁜 게 아니라, 맛도 기차게 좋았단다'라고 말씀해 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요?

  • 20. cherokey
    '04.1.26 11:40 AM

    메인화면에 있길래 누구신가 했더니...선생님이셨군요^^
    넘 예쁘네요^^...딸없는 사람 참 서럽습니다 ㅠ.ㅠ

  • 21. 럭키걸
    '04.1.26 11:44 AM

    정말 예쁜 파스타예요.. 따님도 너무 예쁘구여..
    저는 엄마에게 그렇게 못해주고 있는데.. 다시 한번 반성합니다... ^^

  • 22. 포카혼타스
    '04.1.26 1:52 PM

    부러워라
    딸가지신분들 딸자랑 넘 많이 하면 슬포요

  • 23. 淸香
    '04.1.26 2:21 PM

    차암~~~~~~~이뿐따님을 두셨습니다

  • 24. candy
    '04.1.26 6:30 PM

    레몬트리에서 혜경님 사진 뵜네요~손질 잘 된 오래된 냄비랑~

  • 25. ellen
    '04.1.30 6:28 PM

    선생님 따님다운 멋쟁이 따님이시네요.^^
    저도 엄마한테 멋진 딸이 되려고 노력하는데,
    선물로 기쁘게 해드린게 별로 없는것 같아
    많이 찔리고 있어요..

  • 26. ido
    '04.2.2 7:32 PM

    허걱....저한테는 파스타가 안 보여요...ㅎㅎ. 잉......그래두 샘님 행복하셔서 저두 좋아요. 건강하세요.

  • 27. ido
    '04.2.2 7:35 PM

    앗! 보인다. 뒤로 가기 했다가 다시 여니까...보이네요. 파스타가......가보로 간직하시고 유산으로 물려주세요. 다시 딸한테..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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