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짭짤 고소한 김혜경의 사는 이야기, 요리이야기.

감동의 오징어

| 조회수 : 8,556 | 추천수 : 103
작성일 : 2004-01-09 20:48:56

오징어 들 어떻게 해서 드세요?
저 어렸을 때 저희 친정어머니는 오징어를 볶거나 무치거나 하는 것 보다는 그냥 데쳐서 썰어서 상에 자주 올리셨드랬어요. 따끈할 때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잖아요.
아니면 고추장을 풀어서 찌개를 끓여주셨어요. 그것도 국물이 시원한 것이 먹을 만 하잖아요.

그랬는데 결혼 후, 친정에서 먹었던 것 처럼 오징어를 데쳐서 상에 올렸는데, kimys랑 시어머니 표정이 좀 이상해요.
나중에 알고 보고, 시댁에서는 오징어를 데쳐먹는 일이 거의 없을 뿐더러, 껍질은 반드시 벗겨야 한다고 하더라구요. 게다가 어머니께서 "오징어로 국은 끓이지 마라, 잉"하셔서 오징어찌개를 한번도 못끓여봤어요.

오징어를 데쳐서 먹지 않는 것도 좋고, 오징어찌개를 안먹는 것도 좋은데....
오징어 껍질 벗기는 거, 그거 장난이 아니잖아요. 한동안은 생선코너에 가도 오징어 쪽은 쳐다보지도 않은 적이 있어요.
요새는 거친 푸른 수세미를 이용해서 벗긴다든다, 아니면 키친타올로 잡고 벗긴다든가 나름대로 요령이 생기긴 했지만....그래도 귀는 여전히 벗겨지지 않아서, 저희 집 오징어 요리, 되게 웃겨요, 몸통은 껍질이 없는데, 귀에는 껍질이 그대로 있어요.

몸에 좋은 타우린이 껍질에 더 많다는데, 왜 그리 껍질은 꼭 벗겨야 하는 건지...

암튼 그랬는데, 이 오징어를 발견하고 감동받았다는 거 아닙니까?
보통 오징어가 분명한데 껍질, 그것도 귀까지, 홀랑 벗겨서 진공팩에 넣어, 냉동으로 판매하는...

모르죠, 어른들은 혀를 끌끌 차면서 "요즘 여자들 한도 끝도 없이 편하게만 살려한다"하실지 모르겠지만...
전 이 오징어를 보니 너무 좋더라구요.
솔직히 콩나물의 머리 꼬리 따는 거, 냉이 다듬는 거, 오징어 껍질 벗기는 거, 그 노력과 시간 너무 아깝지 않나요?

가족들이 먹는 음식에 정성을 담는 일이라고 말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정성을 기울여 음식을 만드는 일과 불필요한 시간을 쓰는 일, 그건 좀 의미가 다르지 않나 싶어요.


껍질이 벗겨진 오징어를 발견하고 너무 좋아서, 요걸 어떻게 해먹을까 궁리하다가 아직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검은 봉다리 아줌마가 말씀드렸습니다.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Jessie
    '04.1.9 9:09 PM

    우선 일등 써 놓고 찬찬히 재질문^^
    저희 집도 고추장풀고 무우랑 오징어 넣어서 션하게 국끓이는거 좋아하는데
    껍질은 벗기려면 그 틈사이 고물고물하는 기생충들에 질려서 한동안 멀리했었네요.
    열을 가하면 괜찬다지만, 아무래도 그 녀석들을 보면 좀 질리는게 사실이죠.
    이렇게 벗겨진 거 있음 더할나위 없이 좋겠네요.. 어디서 사셨어요?

  • 2. 나나
    '04.1.9 9:11 PM

    어른들처럼,,
    세상 참 편해졌다 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오징어네요...
    오징어 껍질은 신선할때 벗기면 잘 벗겨 지잖아요,,
    신선한 오징어로 손질해서 파는 거겠죠?!
    맛은 그냥 평범할듯 한데요.

  • 3. woa33
    '04.1.9 9:24 PM

    죄송합니다 아기가 막 눌러서 엉망이 됬네요 . 진공생선 넘 비싼것같아요 .아닌가? 다른사이트 좀싼데 없을까요? 36000원에 12팩인가하는것같은데..... 뼈바르는 수고에 비하면 암것도 아닌가?

  • 4. jasmine
    '04.1.9 9:32 PM

    오징어 국을 못드시다니.....월매나 맛있는데.
    언제 기회닿으면 제가 끓여드릴게요......
    저희집은 아들이 껍질까서 전 괜챦아요.....^^

  • 5. 경빈마마
    '04.1.9 9:46 PM

    그냥 데쳐서 초고추장 팍팍 찍어 먹고 잡네요...
    오징어 국 시원하지요...대파 숭숭 썰어 넣고,,,고추가루 팍~~

  • 6. 꾸득꾸득
    '04.1.9 9:59 PM

    정말 눈이 띄용~~~입니다.
    어디서 사셨나요?

  • 7. 주현
    '04.1.9 10:18 PM

    냉이 말씀하시니깐 갑자기 눈물이 왈칵~
    어머님이 시골에 가셨다가 냉이를 한 봉지를 캐오셨는데
    그양이 어마어마어마했어요.
    그거 다듬다가 거실엔 온 흙바닥이요
    손톱은 시골할매 손 되구요.
    그러나 먹을 건...1kg도 안되는거 있져?

    그래두 어머님이 나물해오신거 잘 먹고 있지만
    정말 선생님 말씀대로 나물다듬는거 오징어 껍질 벗기는 거
    너무 성가스럽고 힘들어요. ㅜ.ㅜ

  • 8. 뽀로로
    '04.1.9 10:35 PM

    딱 걸렸어! 저같은 귀챠니스트를 위한 제품이네요^^
    근데 오징어 껍질에 타우린인가 뭔가가 많다고 벗겨먹지 말라 카든데...

  • 9. 김혜경
    '04.1.9 11:28 PM

    http://www.fresha.co.kr 에서 파는데요, 일설에 의하면 올가에도 있다고...
    값은 좀 비싼 편이에요. 갈등을 안 때릴 수 없죠, 돈 좀 주고 편하게 먹을 것인지, 싼 걸 사다가 수고를 할 것인지

  • 10. 쭈야
    '04.1.9 11:31 PM

    뭔 오징어가 저리도 뽀샤시하게 이쁘답니까??

  • 11. 쭈야
    '04.1.9 11:38 PM

    참 오징어 섞어찌개는 어떨까요? 시어머님께서 싫어 하실려나 배추넣고 쇠고기 양파 고추 두부등.. 넣고 끓였는데 맛있었어요. 오징어랑 쇠고기는 의외로 맛이 잘 어울리더라구요~

  • 12. 땅콩
    '04.1.9 11:38 PM

    오징어 참 좋은 반찬거리죠. 김치 볶음밥할때도 넣고 김치전 부칠때도 넣고
    김치 두루치기할때도 햄이랑 온갖 야채랑 오징어랑 ,,,
    전 오징어 자체로 먹기 보단 딴 재료랑 어울러 요리 하느것이 먹기에도 좋고
    껍질 벗기는 불편도 없고 해서요. 하여간 몸에 좋은 오징어 많이 드세요. 여러분!

  • 13. orange
    '04.1.10 12:04 AM

    와~~ 저도 넘 반가운 옷 벗은 오징어.....
    저도 오징어 살 때마다 돈 쫌 더 드릴테니 껍질 좀 벗겨주세요.... 하고 싶은 맘이
    굴뚝같지만 용기가 없어 매번 그냥 사와서는 손톱 밑 아프도록 껍질 벗겼거든요.....

    콩나물도 머리, 꼬리 뗀 거 가락시장에는 있다지만 동네에서도 살 수 있었으면 좋겠구요...

  • 14. plus5
    '04.1.10 12:13 AM

    네오피쉬에도 팔아요.
    저두 받아보곤 참 신기하더라구요~

  • 15. 한해주
    '04.1.10 1:09 AM

    오징어 찌게...저희 친정아버지의 비장의 무기...

    어릴 때 엄마가 외갓댁에 다니러 가시면 아빠가 오징어찌께랑 김치전 해 주셨는데..
    이 맛은 엄마도 못 따라 가시던데..크크 아빠의 오징어찌게가 먹고 싶네요.

  • 16. 기쁨이네
    '04.1.10 2:44 AM

    근데 그 오징어 여긴 엄청 흔한데... ...
    맛은 별루더라구요. 그래서 전 일부러 생물오징어 파는데 골라서
    사먹거든요. 맛도 어떤지 가르쳐주시겠어요?! 한국산 껍질벗긴 오징어와
    독일산 아니지 뭐 북해산이나 그렇겠지만 ...
    암튼 맛이 정말 궁금해지네요.
    여기 오래산 사람들은 그 껍질 다 벗겨진 냉동오징어 안 사먹거든요!

  • 17. 치즈
    '04.1.10 8:54 AM

    오징어를 깨끗하게 모양내서 하는 요리에 쓰면 좋겠어요,
    껍질이 조금 남아 붉게 색이 나서 어떤 요리에는 별로 안 이쁠때가 있던데...

  • 18. 카푸치노
    '04.1.10 9:19 AM

    으..선생님이 칭쉬에 타우린 몸에 좋으니,오징어껍질 벗기려구 애쓰지 말라는글 읽고..
    야호..하고 껍질 안벗기고, 기냥 잡탕만 만들었더니..
    칭쉬의 사진 그모양과는 너무 벗어나는 잡탕밥이 되었습죠..

    좀 힘들어도 그냥 껍질 벗겨 이쁘게 만들고 있습니다..
    신선한넘은 그냥 한번에 쫘악 벗겨지더라구요..
    머리나, 다리는 그냥 잘게 썰어 볶음밥에 넣어먹고요..
    이쁘게 칼집 내느 요리는 껍찔 깨끗이 벗긴 몸통만 쓰고 있답니다..

    바쁠때나, 손님초대하느라 이것저것 요리해야할땐..
    비싸도 사진의 저넘을 애용하는것이 현명 & 굿이란 말씀이시죠?

  • 19. 김혜경
    '04.1.10 10:15 AM

    그렇죠, 카푸치노님.
    껍질을 벗기지 않는다에 한표!!
    하지만...
    꼭 껍질을 벗겨야하는 경우, 오징어와 씨름하다가 지치지 말고 껍질 벗긴 걸 사라는 말씀이죠.

  • 20. 낮도깨비
    '04.1.10 10:32 AM

    오징어 껍질 벗길때 머리(맞나? 아뭏든 삼각형)는 꼭대기 부분에서 1.5cm정도 되는
    부분에 안쪽(흰부분)에 칼로 썰듯 말듯이 하면서 껍질을 벗기면 잘 벗겨집니다.
    설명이 너무 부실햇나요?

  • 21. 꽃게
    '04.1.10 10:39 AM

    요리에는 껍질 벗겨서 쓰고~~~
    데치거나 국, 찌개는 그냥 끓여요.
    벗기기도 싫고, 껍질 벗기면 맛이 없어서요.
    학교급식에 오징어볶음 나올때 보니까 다 껍질을 벗겨진 오징어이길래, 아 오징어도 껍질 벗겨서 파는구나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정말 맛은 별루였어요.

  • 22. 나혜경
    '04.1.10 5:25 PM

    그래도 그 기생충 땜시 꼭 껍질 벗겨요.
    다리도 껍질 밑에 얼마나 많던지...
    껍질 벗기면서 그럽니다
    이거 하다 성질 버린다고......

  • 23. 신호
    '04.1.10 5:41 PM

    껍질 쉽게 벗기는 비결이 있는데
    굵은 소금을 손가락 끝에 묻혀서 껍질을 잡아보세요.
    미끄럽지 않고 꼭 쥘 수 있어 껍질이 쉽게 벗겨집니다.

  • 24. 푸우
    '04.1.10 8:53 PM

    선생님 저두 거기에서 고등어랑 그 외에 몇가지 주문했는데,,
    크기에 아주 만족하구요,,, 맛도 만족했습니다,,
    무엇보다 직원도 친절하고,, 안씻고 바로 구워서 먹거나 하면 되니 안귀찮아서 좋고,,
    정말 저두 값이 비싼거 빼곤,,, 아주 만족했어요,,,
    조기는 그냥 제삿상에 올려도 되겠던데요,,
    너무 크기도 크고,,,(이건 아직 안구워 봤지만,,)
    저두 자주 애용할것 같아요,,

  • 25. 레이첼
    '04.1.12 10:35 AM

    저도 시집 가기 전까지 오징어 넘 넘 좋아하는 오징어 귀신이었습니다. 그런데 시집 와서 몇달도 안 됐을 초보 주부(뭐 지금도 초보지만)일 때 오징어 사놓고 껍질 벗기다가 넘넘 고생해서(노하우를 몰랐던 거죠...==) 그 뒤로 오징어 절대 안 먹고 있습니다. T_T
    그리곤 엄마한테 늘 감사하죠. 이런 수고 있는 지 모르고 먹기만 했던 저를 반성하면서..
    정말 오징어 껍질 벗기기 싫어서 안 먹던 저에겐 희소식입니다. 샘님 감사합니다.
    당장 오징어 사다 해먹어야겠네요.. ^^

  • 26. 야옹이
    '04.1.13 5:09 PM

    저 근데 저 한번두 오징어 요리를 안해봐서 그러는데 정말 오징어 껍질 벗기면 기생충 나오나요?? 저 다시는 오징어 못 먹을거 같아요.. ㅠ.ㅠ 초보새댁의 비애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날짜 조회
472 달 구경 하셨어요?? 15 2004/02/05 4,430
471 best friend, 동숙에게 23 2004/02/04 5,744
470 나물과 씨름하다 [묵나물 볶기] 20 2004/02/03 7,153
469 오늘 얻은 기름병 하나 25 2004/02/02 7,036
468 [오향 땅콩] 만들기 15 2004/02/01 6,374
467 입춘과 정월 대보름 16 2004/01/31 5,266
466 책에서 본 [새우젓 양념 돼지갈비구이] 15 2004/01/30 7,224
465 우리에게 제일은... 22 2004/01/29 5,852
464 같이 수수께끼 풀어볼까요? 40 2004/01/28 6,111
463 설음식 알뜰하게 먹기 1 [명절음식 재활용법] 10 2004/01/27 9,321
462 나도 새 반찬이 먹고 싶다!! 16 2004/01/26 7,365
461 절대로 먹지못할 파스타 27 2004/01/25 8,147
460 맘을 다잡고... 16 2004/01/24 4,881
459 막간을 이용해서 16 2004/01/21 5,623
458 명절 잘 쇠세요 22 2004/01/20 4,552
457 설 기분 나세요?? 22 2004/01/19 5,043
456 무식하면 용감하다!! [홍삼 만들기] 31 2004/01/18 7,769
455 아침에 눈이 올까요? 20 2004/01/17 4,814
454 김원옥 여사의 생신날에... 31 2004/01/16 11,484
453 orange님을 위한 [굴소스] 13 2004/01/15 6,370
452 지금 차 한잔 하고 싶은 사람들 34 2004/01/14 6,408
451 찜질방 원정대 47 2004/01/13 13,459
450 새 기분으로.... 21 2004/01/11 5,884
449 옛날 옛날 한 옛날에.. 14 2004/01/10 5,415
448 감동의 오징어 26 2004/01/09 8,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