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데코란이 맞는지, 줌인줌아웃란이 맞는지...
나름 82 죽순이인데 여지껏 그런 것도 구분 못 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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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군이 태어나기 전부터 아기가 태어나면 주말농장에 가입하자.. 라는 얘기를
남편과 종종 했었어요.
아기에게 흙도 만지게 해주고, 맨발로 밟아도 보고, 새싹이 자라서 열매맺히는 것도 보면서
자연을 조금이라도 더 느끼고, 알게 해주고 싶었거든요.
그러다가 한달전쯤에 남편과 엄마가 저 없는 사이에 부동산 웹서핑을 하더니
나중에 집에 돌아온 저에게 집에서 30분 거리에 괜찮은 땅이 나왔다면서 그걸 살까..
하는 말을 하더라고요.
엥.............?
말이야 자주 했었지만 갑작스레 땅을 보러가자고 하니 좀 당황하긴 했지요.
주말농장은 시에서 운영하는 것을 분양받을 예정이었고,
땅 사자.. 라는 말은 그냥 정말 막연하게 우리 나중에 그림같은 집 짓고 살자..
하는 식이었는데 말이죠.
정면에 보이는 두개의 전신주 사이의 땅입니다.
앞에 보이는 논자리는 아니고요, 그 아랫단의 땅이에요.
![](http://img.blog.yahoo.co.kr/ybi/1/fb/90/thistrue@ymail.com/folder/8/img_8_15_2?1289274213.jpg)
직접 가보니 농지로 잡혀있는 한 종중에서 내려오는 땅인데
유산으로 상속받은 여러명의 후손중에 한 분이
경제적으로 어려워져서 본인 몫의 땅을 내놓은거였어요.
그래서 다른 분들의 논과 밭 한가운데 느닷없이 한 부분만
외따로 줄로 표시가 되어있더라고요.
![](http://img.blog.yahoo.co.kr/ybi/1/fb/90/thistrue@ymail.com/folder/8/img_8_15_0?1289274213.jpg)
그런데 조건이 꽤 괜찮았어요.
길 바로 옆이어서 접근성도 좋고, 길 아래로 실개천도 흘러서 물 대기도 좋고,
바로 옆에 전신주가 지나가서 전기를 끌어올 수도 있고,
무엇보다 좋았던건 정확한 네모모양이라서 허투루 돌려지는 부분이 없다는 거였어요.
살까, 말까를 고민하다가 일단 집에 가서 더 얘기하자.. 하고 돌아왔습니다.
![](http://img.blog.yahoo.co.kr/ybi/1/fb/90/thistrue@ymail.com/folder/8/img_8_15_3?1289274213.jpg)
일단은..
1. 아시다시피 저희가 부자가 아니라서 아무리 작은 평수의 땅이라도 살 돈이 없어요.
2. 농지로 등록되어있는 시골땅이라서 대중교통으로는 갈 수가 없습니다.
3. 그 주변 땅이 모두 그 지역의 토박이분들 땅이던데 은근히 텃세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하지만 다른 생각도 들었어요.
1. 어차피 주말 농장도 분양받으려고 했으니 아예 맘놓고 쓰는 텃밭이라고 생각하자.
2. 만두군에게 자주 시골풍경을 보여줄 수 있겠다.
3. 무엇보다 만두군과 무언가를 가꾸고, 수확하고, 뒷마무리하는 과정을 앞으로 계속 하면서
우리가 누리게 될 말로 표현못할 가족애는 그 땅값을 넘고도 남을 것이다.
라는 거였어요.
그런데 정말 일이 되려고 그랬던지 문득 만두군 백일잔치와 돌잔치 때 받은
축하금이 떠오른 거였어요.
하나도 쓰지 않고 모아두었던터라 후다닥 셈해보니
얼추 '땅값 + 각종 등록비 + 세금'과 거의 맞아떨어지는거에요.
그래서 만두군에게 선물로 땅을 사주기로 했습니다.
물론 본인의 의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그 땅이 농지인데다가 계곡 사이에 낀 아주 좁은 땅이라서 개발의 여지가 전혀 없어요.
즉, 땅값이 더 오른다거나, 건물을 올린다거나 할 일이 없다는 거에요.
그냥 우리 가족이 달라붙어서 봄부터 초겨울까지 이것저것 심고, 매만지면서
드라이브삼아 오가는 정말정말 친가족적인 공간이 될 뿐..
으흐흐흐흐...
그래서!!
그 땅을 샀습니다.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은 만두군 앞으로 해주고 싶었는데
농지법 상 실제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사람에게만 취득이 허락됩니다.
또한 중,고생은 학교관련법상 농지를 소유할 수 없고요.
그래서 부득이하게 일단 만두 아빠 앞으로 해놓고 만두가 성인이 될 때 돌려주기로 했어요.
땅을 사서 기쁜 남편은
여기에는 뭐 심자, 저기에는 뭐 심자.. 등 구상을 했습니다.
잘 되려나요... 히구~.
![](http://img.blog.yahoo.co.kr/ybi/1/fb/90/thistrue@ymail.com/folder/8/img_8_15_1?1289274213.jpg)
만두가 생후 2달여 지난 후 태변흡입증후군 완치 판정을 받던 날입니다.
건강하게 자라주어서 얼마나 고마운지 모릅니다.
![](http://img.blog.yahoo.co.kr/ybi/1/fb/90/thistrue@ymail.com/folder/8/img_8_15_4?1289276078.jpg)
내년부터는 저희도 텃밭에서 무언가 복닥거릴 수 있게 되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