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역사 모임에 가는 날, 역시 교보문고에 가는 날이기도 하지요.
시간 여유가 조금 있어서 그동안 자세히 못 보던 책들을 메모해가면서 ,고민해가면서 보았습니다.
일본어 시간에 읽고 있는 3일만에 운이 좋아지는 청소의 힘이 끝나가는 관계로 일본어 코너에서도 무엇을 읽으면 적당할까
(너무 과격하게 어려우면 좌절감이 크니까요 ) 고르는 일에도 한참 시간이 걸렸는데 화장실의 신, (토이레의 가미사마란 제목으로
나왔더라고요. 이 책을 찜한 이유는 이미 단편 드라마로 본 적이 있어서 진입장벽이 덜 할 것 같은 이유, )그리고 다른 한 가지는
걷는 것이 왜 건강에 좋은가,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에 관한 책인데 이런 주제는 브레인 룰스에서 이미 한 번 읽은 것이라
내용이 비슷하면 일본어라도 읽기가 편할 것 같았습니다. 두 권 모두 다음 주에 일본에 가는 보람이가 헌 책방에서 구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싶어서 일단 메모만 해 놓았고 ( 이 정도로 참을 수 있게 된 것은 큰 발전인 셈이네요. 제겐,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그 자리에서 사야 직성이 풀리던 것에서 한 박자 쉬어가는 버릇이 생긴 것을 혼자서 기특하게 생각한 날이었거든요 )
일본어 책, 그리고 나서 아이들이 읽으면 좋을 일본어 책을 메모했지요. 요즘 독일어 공부에 관심있는
학생, 독일 유학을 생각하는 대학생 제자, 그리고 아들이 독일로 피아노로 유학가게 될 것 같아서 독일어가 필요한 지인
이렇게 여기저기서 독일어 소리를 듣다 보니 오래 전 시험에 필요해서 독일어를 하던 시절이 생각나서 독일어 코너에 가서 뒤적거려보니
이게 웬일입니까? 불어로 고생한 덕분인지 그 자리에서 한참 넘겨도 내용이 눈에 들어와서 공연히 혼자 놀래고 말았지요.
대학생 제자를 오늘 밤 만나기로 했으니 아마 독일어 공부를 어떻게 해보면 좋을까 고민을 나누게 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네요.
왜 지금도 바쁜데 언어를 또 시작하고 싶은가 잘 들여다보니 니체를 언젠가 독일어로 읽을 수 있다면, 그리고 또 한가지는 음악가에 관한
책을 읽을 기회가 된다면 하는 생각이 스멀거리고 있는 중이더라고요.
외국어 코너에서 나와서 처음 만난 책이 바로 핫 에이지인데요 이 저자의 다른 책 서드 에이지를 재미있게 읽었기 때문에 메모했습니다.
모던 타임스를 읽으면서 하고 있는 현대사 공부ㅡ,그런데 역사책에서는 그 당시를 살았던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기가 어려웠는데 마침 이런 책이 번역되어 나왔네요.
지금은 유럽사 산책을 읽고 있는 중이라 역시 이 책도 메모만으로 끝냈습니다.
미국, 멀리 하기도 가까이 하기도 참 복잡한 생각을 불러 일으키는 나라, 그 나라에 대해서
우리가 아는 미국은 있는가 하는 문제의식에서 쓴 책이라고 하네요.
탈북자 청년의 이야기, 다큐멘터리로도 만들어졌다고 해서 일단 메모했습니다.
좌절, 열공, 제목이 눈길을 끄는 이 책에서 소금꽃 나무와 희망버스로 알게 된 김진숙씨, 그리고 여성학자 정희진의 목소리가 궁금해서
메모한 책입니다.
내년에 스터디를 통해 함께 읽으면 좋겠다 싶어서 미리 기록해 둔 세 권의 책입니다.
아직도 많지만 우선 이 정도로 정리해두고
다시 한 번 시간내서 기록을 해놓고 싶습니다.
그래야 누군가 맞아, 나도 그 책 읽고 싶다
아니면 이 책 읽었는데 어떻다는 소개글을
만날 수 있거나, 다 읽었으니 빌려주겠다던가
아니면 함께 읽자는 권유가 올지도 모르니까요.
어제 금요일 모임에서 수업을 하다 말고 내년에는 역사 그만 읽고 동서양 고전을 원전으로 읽어보자는 말을 꺼냈습니다.
물론 원전이라고 그 책이 씌여진 원어로 읽자는 말이 아니고 다이제스트가 아니고 제대로 된 번역본을 읽자는 의미였는데
의외로 선선하게 동의를 해주어서 순간 놀랐습니다. 아 그동안 우리들의 모임이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동료가 있다는 것, 누군가 말을 꺼내면 어렵다, 싫다가 아니라 그래 해보자고 달라붙어서 에너지를 불어넣는 동료가 있어서 행복한
금요일, 내년에는 이 모임이 어디로 갈지 갑자기 더 궁금해진 날이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