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오늘 하루도 제목이 없더요.
제목이 없으면 일기를 쓸 수가 없더요.
아이야, 제목이 없으면 내용만 쓰렴.
제목이 없는데 어떻게 내용이 있겠더요.
이 세상에는
내용이 없는 제목도 아주 많단다.
아이는 눈만 껌벅이다가
흠흠흠 콧노래를 부른다.
이해하기를 포기했다는 거다.
사실 이 세상을 이해하기엔
아이의 마음이 너무 깨끗하거나
눈빛이 너무 정직하다는 거고
그걸 어리다고 부르는 거다.
어쩌면 그들의 잣대가 진실이란 걸
잊고 지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사실 그다지 어렵지도 않은 걸
너무 어렵게 복잡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이다,
어른들이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