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여객 터미널, 건축 책에서 보고는 직접 눈으로 보고 싶다고 생각한 곳입니다. 사실은 작년에 지혜나무님이랑
함께 보고 싶었던 곳인데 도저히 요코하마까지 갈 시간이 나지 않아서 포기하고 말았던 곳이거든요. 그래서 더욱
미련이 남아서 아무리 태풍이 와도 여기는 포기할 수 없다고 못을 박고 찾아나선 길입니다.
국제 여객 터미널이 무엇인고 하니 배를 타는 곳인데 이 배로 어디까지 가는 것일까 궁금증이 일지만 누구에게
물어보아야 좋을지 감을 잡을 수 없네요. 보람이도 물론 모른다고 하고요.
미술전을 보고 건너오던 길에서 본 놀이공원이 이곳에서 보일 만큼 가까운 거리에 와 있구나 싶은 실감이 나는
장면이었습니다.
건축가는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공간을 보여주는 놀라운 존재라는 생각을 한 시간이었습니다.
여기를 올라가면 무엇이 나올꼬 상상하는 시간이 즐거웠지요.
이곳은 국제 여객 터미널이지만 배를 타러 온 사람들만이 아니라 이 곳을 일부러 찾는 사람들에게도 공간을
제공하는 멋진 곳이었습니다. 시간이 되고 날씨가 좋다면 책 한 권 들고 와서 한동안 놀아도 될만한 공간이라고
할까요?
어떤 장소에 대해서 처음 읽는 것, 실제로 그 장소에 가보는 것, 그리고 나서 다시 그 장소에 대해서 읽는 것
일련의 과정이 얼마나 다른 것인지 이번 여행에서 이상할 정도로 여러번 느꼈습니다. 사연인즉 아트 도쿄라는
책을 작년에 사서 읽고 일본에 갔고 그 때만 해도 미리 읽고는 그 장소에 간 다음에 다시 읽는 일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그 장소에 간 다음에 다시 그 부분에 대한 글을 찾아 읽어보았지요. 그런데 그렇게 다시 읽으면서
아니 이게 같은 글인가 싶을 정도로 감정이입의 강도가 다르더라고요. 처음 읽을 때는 그저 글자에 불과했던 부분이
펄펄 살아서 움직이는 것같은 공감이 되는 부분들이 있어서 놀랐거든요. 이 터미널에 대한 글도 다시 찾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드네요.
''
이 불루를 오래 기억할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곧 날씨가 변할 것 같다고 택시를 타고 역까지 가자는 보람이, 그러자 하고 탄 것은 좋았지만 앗
기본료가 710엔, 그래도 이 곳에서의 시간이 정말 좋아서 그것마저도 오케이란 심정이었다고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