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줌인줌아웃

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마음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

| 조회수 : 1,075 | 추천수 : 1
작성일 : 2013-04-15 23:19:39

어제 밤의 일입니다. 작곡과를 준비하고 있는 승민이와 영어 수업을 하다가 너무 놀라서

 

아이에게 진심을 담아서 축하를 했습니다. 승민아 정말 영어 많이 늘었네

 

한 주일에 한 번 겨우 시간을 내서 만나고 있는 중인데요, 사실 처음 만났을 때  과연 어디까지 진보가 가능한가

 

감을 잡기 어려웠지요. 고3이고 절대 시간은 부족하고, 원하는 학교는 너무 높고  .

 

그래도 하나 믿어볼 것은 본인의 의지가 강하다는 것, 문제는 의지만으로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

 

영어에 흥미가 별로 없었다던 아이는 아예 수업시간에 배운 내용을 통째로 기억하는 방식으로 준비를 해오더라고요.

 

처음에는 종이에 번역을 다 해오고 그것을 읽기 바쁘던 아이가 어제는 자신이 배운 내용을 소화해서 교재에서 바로

 

해석이 가능했고 더구나 상당히 매끄럽게 의미를 소화해내고, 자신이 배운 내용에서의 어휘를 그 자리에서 바로

 

이야기하는 것도 가능하고요.

칭찬을 하자 아이가 쑥쓰러워 하면서도 말을 합니다. 작곡 선생님도 없던 음악성이 샘솟는 모양이라고

 

(전혀 없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아마 강조하느라 그렇게 표현하신 모양입니다. ) 칭찬을 해주시고, 피아노 레슨시간에는

 

혹시 레슨을 두 군데에서 받고 있는가 질문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 정도로 늘었다는 표현을 돌려서 그렇게 해주신

 

것 같고요.

 

한편 몹시 기쁘면서도 이 상태가 지속될지 불안해하는 아이에게 제가 꺼낸 이야기, 인생에서도 공부에서도

 

일직선으로 계속 오르기만 하는 예가 과연 있을까? 그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고 오르지 않고 제 자리 걸음을

 

한다고 느낄 때 어떻게 하는가가 문제 해결의 열쇠가 아닐까?  도저히 진보가 없다고 느낄 때면 그 전의

 

자리를 되돌아보고 어디까지 떠나 왔나를 보는 힘, 그리고 그 자리에서 가만히 있으면 그 자리에 그대로 있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뒤로 가기 십상이란 것, 그러면서 제가 읽던 영어책을 보여주면서  이 책이 만약 불어나 스페인어

 

책이라면 아마 페이지마다 새까맣게 단어가 씌여 있을 것이라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모르는 책을 제대로 읽을 수

 

없을 것이고 그것이 싫다면 새로운 언어를 즐겁게 읽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겠는가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제는 문법책도 함께 볼 만한 여력이 생긴 승민이가 늘 시작만 하고 끝내지 못한 문법책이 많다고 하길래

 

그 중에서 설명이 가장 많은 책을 들고 오라고 했습니다. 그동안 말로만 들었던 문법이 실제로 문장에서 어떻게

 

씌이는지 함께 공부해보자고요. 그러자 아이가 이 공부가 다 끝나고 대학에 가면 독일어 공부를 하고 싶다고 하네요.

 

언젠가 독일로 공부하러 가고 싶다고요.

 

물론 대학에 들어가면 독일어 함께 공부하자고 했습니다. 성악하는 형이 오고 있으니 그렇다면 음악하는 아이들과

 

더불어 독일어 공부하는 즐거움을 누리겠네 싶으니 제가 예술에 관심이 있어서 이런 호사를 누리나 갑자기

 

즐거워졌습니다.

 

아이들의 성장에 함께 기뻐하고, 기대하고 그 아이들이 커서 다시 새로운 모습으로 만나고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살 수 있다는 것에 깊은 고마움을 느낀 밤, 기록으로 남겨두고 싶은이야기가 아닐 수 없네요.

음악을 사랑했던 화가 칸딘스키, 그리고 모짜르트의 음악을 더불어 골랐습니다. 승민이에게 슬럼프가 오면 호흡을 가다듬고 새로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요
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추천
    17352 마음이 사람을 움직이는 힘 intotheself 2013.04.15 1,075 1
    17351 우리 강아지도 인사드려요~ 14 happylife13 2013.04.15 2,338 1
    17350 1993 vs 2013, 이것 하나면 모든 것을 다! 1 프로의눈 2013.04.15 838 1
    17349 멈춰버린 시간 ~~~~~~~~~~~~~~ 2 도도/道導 2013.04.15 1,074 1
    17348 농부네 만삭 미혼모 4 해남사는 농부 2013.04.15 2,432 0
    17347 인도 역사 읽기 after intotheself 2013.04.14 830 0
    17346 길고양이 쟈스민 9 gevalia 2013.04.14 2,076 2
    17345 제주나무토방이야기3~ 나의 봄 4 제주안나돌리 2013.04.13 1,780 1
    17344 아스파라거스 맛있습니다. 2 그리우미 2013.04.13 1,531 0
    17343 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읽다 (2) intotheself 2013.04.13 844 1
    17342 형광파랑으로 변색된 돼지고기.. 4 포로리2 2013.04.12 10,762 0
    17341 틀린 그림 찾기인데요. 8군데라는데 보이시나요? 6 anabim 2013.04.12 1,511 0
    17340 웰시코기 누리입니다^^(혐오 사진 있어요 ㅠ) 25 고운누리 2013.04.12 4,517 2
    17339 표고버섯의 배짱 1 된장골 2013.04.11 1,460 0
    17338 귀여운 딸의 반성법 7 프로의눈 2013.04.11 2,309 3
    17337 월요일, 사기 열전 함께 읽어보실래요? 6 intotheself 2013.04.11 1,234 1
    17336 오늘은 시어머님 기일입니다.^^ 2 금순이사과 2013.04.10 2,146 0
    17335 답례로 받은 홍어무침.... 된장골 2013.04.10 2,348 0
    17334 우리집 중년 강아지들입니다 ^^ 41 봄이좋아 2013.04.10 4,123 3
    17333 렘브란트의 자화상을 보다 4 intotheself 2013.04.10 1,204 1
    17332 꿀벌의 때이른 분봉 1 철리향 2013.04.10 885 1
    17331 타래난초 보신적이 있나요~ 2 다은이네 제주벌꿀 2013.04.10 1,007 1
    17330 동동엄니,여름바다님, 삐용엄니, 웰시코기 누리엄니,,,나와랏.... 6 김태선 2013.04.10 1,681 1
    17329 일본 문화사 after 6 intotheself 2013.04.09 1,098 0
    17328 저녁엔 봄나물전~ 4 금순이사과 2013.04.09 2,059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