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밤 함께 공부하는 아이들과 어제 미국의 남북전쟁을 주교재로 읽고 남은 시간에 인도 역사에서
기억해야 할 부분을 정리하는 시간을 마련했지요. 그런 날, 선생으로서 저는 최소한 조금 더 그 시기의 역사를
미리 읽어보고 덧붙여서 말 할 것들을 보강하는 시간을 갖는데 그렇게 하면서 제게 궁금한 것들을 찾아보거나
잊었던 것들을 상기하는 시간이 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일까요? 일요일 아침 집을 나서기 전에 자연스럽게 손이 가는 것은 바로 그 지역을 둘러싼 문화였습니다.
아직도 제겐 인도는 너무 낯설고 힌두교라고 읽어도 도대체 감이 잡히지 않아서 문제이지만 그럼에도 카렌 암스트롱의
축의 시대를 읽기 시작하면서 거부감이 사라지고 인도에 관한 것, 더구나 고대사에 관한 글이 눈에 띄면 일단 슬그머니
밀쳐두던 것에서는 벗어나고 있다는 것이 변화라면 큰 변화라고 할까요?
얼마전에는 알라딘 중고서적에서 우파니샤드, 물론 중고생을 위한 책이지만 그런 책도 한 권 구해놓았습니다.
관심의 변화는 슬그머니 머리에만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도 구체적인 안건으로 변화가 표현되는 것이
재미있는 현상이더라고요.
일요일 아침, 훈련소에서 걸려온 전화로 아들이 훈련소의 전과정을 마치는 날 무엇을 먹고 싶은지 알아두고
이곳에서 떠나는 기차표 미리 사두고, 일정을 확인해두고 이런 과정이 끝나니 세월의 무게가 놀랍게 빠르다는 것이
확 느껴집니다. 여기서 떠날 때만 해도 엄마,교양있는 편지는 사양이야 하던 아들이 이제는 엄마 매일 매일 편지 쓰라는
말을 말로도 글로도 계속 전해오는 것이 큰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마음을 받아들여서 매일 글을 쓰다보니 이제는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감이 잡히고 800자 글쓰기에도
길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시작하는 것이 어렵지 계속 하는 것은 제겐 그나마 덜 힘드는 일이어서 고맙다고 생각하고
있지요. 그런 힘이 있어서 이제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것이 아닐까, 지난 인생을 되돌아보게 되기도 하고요.
우연히 들어간 갤러리에서 만난 전시품들, 이것을 계기로 인도 예술에 대해서 한 발 내딛고 더 뒤적여보고
싶은 생각이 드는 일요일, 재미있는 after 시간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