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광복절날, 오랫만에 아이들과 점심 먹으러 갔다가 고장난 압력밥솥을 어찌 할까 상담하러 가는 길에
오디오가 진열된 곳에 가보게 되었습니다. 안방에 놓고 듣고 있던 콤택트 디스크가 기능을 제대로 못해서
방안에서 음악듣기가 어려운 것이 불편해서요. 그런데 마침 할인 행사가 한창이어서 값도 적당하고 소리도
이 정도면 들을만하다 싶은 하타치 제품을 하나 구했습니다. 그런데 살 때는 몰랐는데 집에 와서 보니
mp3 usb를 이용하면 mp3안의 내용물을 들을 수 있는 것 아니겠어요?
아니 이게 무슨 횡재야 싶은 기분입니다. 덕분에 방안에서 제 mp3안에 들어있는 이런 저런 외국어를
밖으로 나는 소리로 들을 수 있어서 갑자기 화려한 휴가가 시작된 기분이네요.
토요일, 오전에 읽어야 할 조지 오웰의 why i write? 첫 주 모임의 분량을 넘어서 계속 읽게 된 것은
요즘 모던 타임스에서 읽고 있는 부분과 연결되어서 책 읽는 즐거움이 증폭된 것이 이유인데요
그리고 나서 운동하러 가니 기분이 무척 상쾌하더라고요. 다녀와서 도서관 수업하러 가기 전의 짬에
mp3 usb 꼽아 놓고 프랑스어를 듣다보니 역시 그림이 보고 싶어지는 시간입니다.
어제 처음으로 금요일 오페라 모임에 갔었습니다. 모임 장소를 제공하는 옥구슬님의 집은 마치
작은 갤러리같더라고요. 같은 그림이라도 어떤 장소에서 보는가가 주는 색다른 느낌이 기분좋았습니다.
노르마를 보고, 맛있는 점심,한 없이 이어지는 즐거운 대화, 그리고 나서 먼저 일어서 나가야 하는 사람들속에
저도 끼어야 했지만 이상하게 그 자리를 뜰 수 없어서 남아서 하이썬님,그리고 주인장 옥구슬님, 저
셋이서 이야기는 한없이 여기 저기 옮겨가면서 퍼져가던 시간이 떠오르네요.
그녀들과의 정기적인 만남이 시작되어서 그것이 저를 무엇으로 가는 문을 열어주게 될 지 기대가 되는
날이었습니다. 그런 새롭고도 반짝이는 시간들이 여기저기에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정말 축복이 아닐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 날, 그 자리에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
본 적이 없는 그림에 관한 책들, 이런 책이 있었나 전혀 몰랐던 분야의 책들,, 그리고 내가 들어본 적이 없는
음반들이 있는 장소를 알게 된 것이 앞으로 어떤 시너지 효과를 갖고 올지도 기대되고요.
mp3에서 프랑스어가 끝나고 제자가 넣어준 음악이 흘러나오고 있습니다.헤드폰을 끼고 듣는 것과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한 낮의 방안을 가득 채운 바이올린 소리, 그런데 이렇게 마냥 감탄하고 있기엔
일어나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으니,
오늘은 이것으로 낮시간의 짧은 휴식을 마쳐야 할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