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바렌보임과 에드워드 사이드가 만든 이 오케스트라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예술의 전당안의 음반점에서 본 한 장의 디브이디를 보았을 때입니다.
그 때만 해도 이 오케스트라가 한국에 온다는 것,그리고 캘리님이 이미 표를 예약했다는 것도 몰랐지요.
서로 연결을 시킬 수 없었던 셈인데요
디브이디안에는 오케스트라 결성에 관한 다큐멘터리와 그들의 연주가 들어있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보다가 저절로 눈물이 나서 혼났는데 ,제가 보고 나서 돌려본 캘리님, 큐트폰드님도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이들의 연주를 8월 12일에 듣을 수 있다는 말을 전해듣고 마음으로 계속 기다리다가 드디어 시간이 다가오자
11일 새벽 일어나서 베토벤 교향곡 5번을 집에서 들었습니다. 그리고 12일 현장에서 6번 7번을
그리고 오늘 아침, 어제 구해온 2007년 잘츠브르그 콘서트 실황에서 연주된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을
듣고 또 듣고 있는 중인데요, 그러고 보니 3일을 내리 바렌보임과 더불어 살고 있는 기분이네요.

목적을 갖고 창설된 오케스트라, 그들의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연주가 어설프다면 감동을 오래 유지하기
어려운 법인데, 이 오케스트라의 연주속으로 우리를 끌어당기는 힘을 느낀 날, 함께 간 사람들은 전부
어쩔줄 모른다고 할까, 거기서 떠나고 싶지 않다고 할까, 하룻밤 내내라도 연주를 듣고 싶다는 말도 안되지만
강렬한 기분을 체험했다고 할까, 아주 묘한 심정이었습니다.

어제는 오랫만에 서점에서 책을 구하지 않은 날, 그것을 핑계로 삼아 음반을 여러 장 구했는데, 마음에
가득찬 감동으로 함께 있던 일행에게 음반을 골라서 들어도 좋다고 선선히 내놓았습니다 .아직 포장도 뜯지
않은 음반을 선뜻 내놓게 만든 음악의 힘에 대해서 돌아오는 길에도 자꾸 생각하게 만들었던 밤이기도 했고요.

체력단련장이 휴가라서 문을 닫은 토요일 아침, 자리에 앉아서 잘츠브르크 공연 실황을 보고 나서
그래도 미진해서 소리만 틀어놓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중인데요, 토요일 아침 내내 after가 계속 될 것 같네요.
그들에게 바치는 꽃다발을 골랐습니다.

그 자리에서 음악을 함께 들은 사람들에게 보내는 그림 한 점
옥의 티라면 연주가 끝나고 오케스트라가 자리를 뜨기 전에 미리 일어나서 나가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바쁜 사연이 있을 수도 있지만 아직 사람들의 감동이 채 사그라들기도 전에 ,교향곡을 두 곡이나 연달아
연주하고 지휘하느라 수고한 사람들이 그 자리에 있는 동안 자리를 뜨는 사람들을 보는 마음이 편치
않더라고요.

연주장에 불이 들어올 때까지 다 함께 그 자리에 앉아서 마지막까지 지켜보는 것, 그것까지가 연주회에 간
사람들의 몫이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