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에서 자주 가는 가게들이 있지요. 그 중의 하나가 빚은 이라는 상호명의 떡 가게인데요
그 곳에서 올해 옛날 빙수를 하더라고요.
비오는 날이면 김치 부침개가 생각나고 더운 날에는 빙수를 먹고 싶어하는 제 입에게 딱맞는 맛있는 빙수를
파는 곳인데요, 문제는 운동하고 땀을 흘리면서 빙수를 먹으러 가면 양이 너무 많다는 것, 그래서 혹시나 하고
물었습니다. 반만 덜어서 만들어주실 수는 없나 하고요.

본사에서 나온 그릇이 한 종류뿐이라고 하던 주인장이 조금 생각하더니 그렇다면 다음 번에 오시면
양을 줄여달라고 미리 말하면 다른 그릇에 담아서 팔겠다고 선선히 대답을 하더라고요.
그 뒤에 운동하고 땀을 줄줄 흘리고 돌아오는 일요일 낮시간에는 그 곳에 가서 빙수를 먹게 됩니다.

오늘은 제가 유난히 좋아하는 일본 미스테리 소설의 대가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 우리 이웃의 범죄 중
선인장 꽃 한 꼭지를 읽으면서 빙수맛을 즐겼습니다. 소도시의 한 마을에서 오래 살면서 누리는 일상의
작은 즐거움이라고 할까요?

어제 밤 검색하다가 아주 귀한 싸이트를 하나 소개받았습니다.
캐나다 라디오 방송인데요, 여기서는 영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중국어등이 지원되더라고요.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메모해놓고 어제 밤부터 들어도 무슨 말인지 거의 알아듣지 못하지만 이제 시작이라는
마음으로 스페인어 방송을 듣고 있습니다.
오늘 빙수 먹고 나서 그 곳에서 파는 꽁꽁 식혜, 수정과 한 병씩을 사 들고 들어와 아직 얼음이 사각 사작
씹히는 수정과 한 병을 마시면서 다시 방송을 듣고 있는 중인데요, 내용은 몰라도 가끔은 노래도 나오는
묘한 시간을 즐기고 있습니다.

http://www.rcinet.ca/
언젠가 세월이 지나고 나면 그 때 그렇게도 낯설던 소리들이 의미를 갖는 말로 전달되는 시간이 온다면
그리운 시간으로 기억되겠지요. 지금 이 시간의 낯설고 불편한 마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