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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 강의 -라깡을 살짝 만나다 (1)

| 조회수 : 1,502 | 추천수 : 12
작성일 : 2011-07-13 13:53:23

  
  아침부터 줄기차게 비가 내리던 화요일, 평소라면 집에서 뭉기적거리고 싶은 날씨이지만

두 번째 철학강의가 있는 날, 벌떡 일어나서 집을 나섰습니다. 잘못하면 양말이 다 젖을 것 같아서

양말은 가방에 넣은채 샌달을 신고 바지는 조금 걷어서 가능하면 젖지 않게 무장을 하고  지하철 역으로 갔지요.



금요일에 구하고 월요일에 배달받은 책 철학연습을 읽느라 월요일 오후부터 화요일 오전까지 시간을 아껴가면서

책속으로 파고 들었지요. 덕분에 지하철을 도서관삼아서 독서삼매경이었습니다. 안국역을 알리는 소리에 후다닥

내려서 조금 남은 부분은 정독도서관 로비에서 마무리하고 마침 그 현장을 지나던 은형씨에게 책을 빌려주었지요.

네이버 철학의 숲에 올렸던 글이라고 하는데 일반 독자를 상대로 현대 철학과 현대 철학을 실제의 삶과

연결시켜서 쓴 부분으로 나눈 이 저자의 필력에 깜짝 놀랐습니다. 그래서 그가 쓴 다른 책도 더 찾아서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책을 다 읽고 들어가니 강의실에 들어가니 비오는 날에도 역시 많은 사람들이 와 있었습니다.

사실 두 번에 걸쳐서 프로이트와 라캉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무리한 일이지요.

그래도 귀로 듣는 것은 혼자 읽는 것과는 달라서 질문도 가능하고, 여러가지 자극이 된답니다.

두 번째 강의는 프로이트가 살았던 시대적 환경으로 인한 한계부터 지적하는 것으로 강의가 시작되었습니다.

19세기 후반에 살았던 프로이트에게 여성비하적인 면과 당시 과학적 성과를 받아들여서 에너지 보존의 법칙처럼

리비도를 생화학적 에너지로 보고  이드 ,자아,초자아의 총량이 있어서 어느 한 부분이 넘치거나 모자란 경우에

항상성의 원리에 의해 그것을 덜어내거나 채워야 하는 것으로 본 점등.

정신분석학이 다른 나라에 수용되는 것에 비해 프랑스에서는 늦게 수용되고 더구나 정신병을 파악하기 위한

일환으로 주로 의사들에 의해 문화적으로 수용된 것을 이야기하기도 하네요.

히스테리는 주로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하던 사회에서 1차 대전을 겪고 전장에서 돌아온

군인들이 보여주는 정신적 혼란을 치료하기 위해서  프로이트의 히스테리 이론이 연구가 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요?

히스테리 현상에 주목하던 프로이트와는 달리 라캉은 편집증이나 망상에 관해서 관심을 더 많이 기울였다고요.

그는 15세경 스피노자와 니체의 철학에 심취한 적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이 나중에 정신분석을 하면서

정신분석을 의학의 범주에서만이 아니라 예술과 철학의 접목에 관심을 기울이는 면과 연결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의 지적이 제겐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리스 비극이나 세익스피어의 작품에 관심이 있었으면서도 자신은 예술이나 철학을 정신분석학의 연구와의

연관성이 별로 없다고 한  프로이트와는 사뭇 다른 태도이고, 이런 심리적인 면이 그들의 이론을 이해하는데

하나의 실마리가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요.

라캉은 박사논문에서도 여성의 편집증에 대해서 썼다고 하는데 당시만 하더라도 이런 현상을 여성의 몸에

어떤 기관이 장애를 일으키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나온 것이 아닌가 하는 유전적 접근이 우선하던 시기에

그것이 아니라 이런 현상이 인격에 관한 것과 관련있다고 새롭게 접근하는 논문이라고요.



우리가 보통 정상적으로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누구에게나 가벼운 신경증은 있다고 하지요.

다만 그것이 현실에서 살아가기 어려울 정도로 현실에 대한 구분 능력이 떨어지는 경우  과대망상이나

피해 망상등의 딱지를 붙여서 설명하고 치료하려고 한다고요.

라깡은 학위 논문을 쓰고 나서 프로이트의 저서를 읽었고 초현실주의 화가들의 작품에 관심을 많이 보이기도

했다고 합니다.

또한 그는 글의 오류 가능성때문에 말을 더 중요시했고 평생 에크리 한 권 이외에는 글을 펴내지 않았다고 하네요.

다만 병원의 동료들을 상대로 한  세미나를 열었는데 세미나에서 이야기한 내용들이 아직 다 책으로 출간된 것도

아니고, 한국어로 번역이 되지 않은 세미나도 많아서 라캉에 접근하려는 일반인들에게는 진입장벽이 있다고

아니 있는 정도가 아니라 상당한 장벽이 존재하는 셈이라고 할 수 있답니다.,



세미나를 진행하던 도중 장소를 바꾸어서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하는데 (이것은 강의 내용이 아니고

제가 읽은 책에서 인상깊어서 덧붙이는 것인데요 ) 동료 의사를 강의 대상으로 할 때와 장소를 옮겨서

일반인을 포함한 여러 직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할 때 강의주제나 이야기의 방법이 달라졌다고요.

그것은 지금도 상상이 가능한 일이겟지요? 우리가 누구와 더불어 이야기하는가에 따라서 어느 수위까지

조절하면서 이야기할 것인가, 무슨 책을 골라서 토론할 것인가, 어디까지 이야기할 것인가가 각각 다른 것처럼요



지난 번 강의보다 이번 강의가 정리할 내용이 훨씬 많군요. 오전 수업을 마치고 집에 들어와서 운동하러 나가기

전 정리가 다 가능할 줄 알았는데 어림도 없네요. 어제의 시간을 정리하는 중에 함께 한 화가는 살바도르 달리였습니다.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intotheself
    '11.7.13 1:54 PM

    어제 만난 사람들이 여럿이었습니다,.

    새롭게 만난 분들 반가웠고요. 이 글에 덧붙여서 어제 인상적인 내용이 있다면

    리플로 글을 풍성하게 하는데 도움을 주시길!!

  • 2. 캐드펠
    '11.7.14 1:59 AM

    인투님의 글에서 풍요로움이 느껴집니다.
    결론은 부럽^^
    근데요 비오는 날의 무장을 한 모습이 상상이 되어서 슬그머니 웃습니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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