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살 여자 아이의 방에 무슨 그림이 어울릴까 고민하는 분의 쪽지를 받았습니다.
덕분에 저도 아직 생기지도 않은 손녀가 생긴다면 그 아이 방에 무슨 그림을 걸어주고 싶은가
미루어 생각해보게 되는 즐거운 상상이 지속되고 있네요. 이틀간

드가의 발레 그림중 이 그림을 고른 이유는 발레가 성립하기 위해선 오케스트라의 음악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가 알려주고 싶어서랍니다. 물론 관심을 갖게 될 지 어떨지는 미지수이지만
그래도 발레 그림을 보면서 아이들이 즐겨 들을 수 있는 피터와 늑대를 틀어서 함께 즐기거나
백조의 호수를 들어도 좋을 것 같고요.
모네가 마지막에 살았던 지베르니 근처의 목초지를 그린 그림이라고 하네요. 모네의 이 그림을 보면서
모네라는 화가 이야기, 모네의 정원이란 책 이야기, 모네와 마네가 헛갈리기 쉬운 이름이지만 사실은
다른 사람이란 것, 그런 이야기도 할 수 있을까요?
혹은 피아노 앞에 앉은 소녀들을 걸어두면 어떨까요? 음악의 즐거움, 반복되는 연습의 지루함 혹은
피로감을 극복할 수 있다면 그 뒤에 얼마나 재미있는 시간이 가능한지 그런 이야기를 곁들이기도 하고
실제로 할머니가 좋아하는 곡을 연주하기도 하면서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상상해보게 되네요.
아니면 책읽기의 즐거움에 빠져든 이 소녀를 바라보는 것도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고요.

샤갈의 그림중 걸어주고 싶은 그림은 창문에서 바라보는 에펠탑 그림인데 이미지를 찾을 수가 없네요.
그 대신 눈길을 끈 그림은 dance입니다. 물론 어른인 제 눈에 좋은 그림인데요
아마 오늘 들소리에서 북 치기 전에 몸을 움직이면서 춤동작을 여러 번 반복하면서 굳어 있던 몸이
서서히 풀리는 경험을 해서 일까요? 유난히 이 그림이 오늘 눈에 확 들어오는 이유가!!

프란츠 마르크의 파란 말, 노란 말.빨강색 말 그림도 좋은데 역시 이미지를 찾을 수가 없군요.
왜 말 색깔이 저런가 의문을 품는 아이에게 해 줄 수 있는 말이 많을 것 같은
그러나 사실은 아이가 그런 것에 관심을 갖게 될 지 어떨지 아니면 방에 그런 그림을 걸어주고 이야기나누고
그럴 기회가 있을지 없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이런 시간은 공상에 지나기 쉽지만 그래도
쪽지 한 장으로 인해서 제겐 묘하게 즐거운 시간이 지속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