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도 중독인가 봅니다.
토요일 해질녁, 코스는,,,
안국역~정독도서관~삼청공원~말바위(숙정문 인근)~
와룡공원~성대후문~감사원~헌법재판소~인사동~청계천.
삼청공원을 가로지르고는 삼청공원의 뒷산 정상인 말바위로 향합니다.
물 맑고,산 좋고,인심 좋아 三淸인게죠.
초입에서 만난 백당나무입니다.
꽃이 형태가 참 재밋다는.
보기엔 한송이인데 구조가 좀 복잡하네요.
가운데 자잘한 게 참꽃으로 암,수술이 있어 수정된 만큼 붉은 열매를 맺죠.
가장자리 흰 꽃잎은 헛꽃.
벌,나비들은 저 헛꽃을 보고 찾아오지만,'속았다'하며 참꽃으로 이동하겠죠.
이건 불두화~~
곱습머리 부처 머리 같나요??
불두화는 헛꽃들로만 뭉쳐있는데 저리 수북한게 수국처럼 탐스럽다는.
팥이 도툼하게 들어간 먹음직스런 찐빵같네요.
할머니들은 고봉으로 담은 흰쌀밥으로 생각하실지도.
요즘 등산길서 가장 먼저 반기는 게 저 국수나무입니다.
신기하게도 국수나무는 사람 때가 타는 등산로 주변서만 자랍니다.
그래서 옛사람들 산길을 잃으면 국수나무 찾아 갔다네요.
내 허튼 말인지 아닌지는 낼이라도 뒷산 오르셔서 확인해보시길.
가까이서~~
나름 예쁘네요.
금낭화~
말바위 정상 즈음~~
요즘 아카시아가 절정.
먼 산을 보았을 때 하얗게 도드라진 부분은 죄다 아카시아입니다.
며칠전 새벽녁에 옥상에 올랐는데
아카시아 향이 얼마나 진동을 하던지.
근데 이상해요,집 주변엔 아카시아가 없거든요.
관악산 언저리 아카시아 향이 멀리 마실온거죠.
흐리고 기압이 떨어지다 보니 향기가 지표면으로 몰렸다는.
'이 보다 더 좋은 향이 있으려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카시아에 매료된 요즘입니다.
말바위 정상서~~
바로 앞이 감사원,우측으로 경복궁과 삼청동 일대가 보이네요.
관악산은 경복궁-남대문과 일직선상에 있죠.
경복궁 광화문 앞에 서있다고 생각하시고 관악산 한번 보실레요.
남산의 편안함과 달리 위압감 같은 느낌이 들지않나요??
관악은 돌산에다 모습도 불이 타오르는 형상으로 전형적인 화산입니다.
그래서 몇가지 풍수적인 대비를 했어요.
정도전은 타 3대문과 달리 숭례문 현판을 세로로 쓰고, 바로 옆엔 남지(南池)도 팠죠.
광화문 양 옆에는 물에서 산다는 두쌍의 해태를 세웠고.
왼쪽으로 도심지를 향해 내민 녹지대가 보이시나요??
창덕궁,창경궁,종묘가 있는 곳.
바로 경복궁 뒷산인 북악의 능선이 저기까지 뻗친거죠.
그래서 예전엔 북악 능선 따라 종묘에 이를 수 있었다는.
서서히 어둠이 드리우네요.
바로 앞은 삼청동 카페거리 일대~~
아카시아 위로 하얀 서리가 내렸고.
좌측으로
북악 능선 따라 한양 성곽이 달리네요.
4대문 중 북쪽 정문인 숙정문도 보이구요.
'도성에 맑은 기풍을 일으킨다'는 의미의 숙정문(肅靖門)입니다.
조선 시대엔 백일장이란게 있었죠.100일 마다 열려서 백일장.
원님이 주최한 고을 애들을 상대로 한 글짓기 대회죠.
과제는 충효 관련으로 조선 국시인 유교 덕목을 널리 알리기 위한 것.
성곽 대문이나 궁궐 전각 이름도 다 이런 차원서 작명을.
4대문은 '인,의,예,지' 字를 넣었는데
동대문은 흥인지문,서대문은 돈의문,남대문은 숭례문,,,,이리.
그렇다면 북대문은 당연 숙지(智)문이 되었어야 했겠죠.
그런데 왜 肅靖門으로 ????
여러 얘기가 있지만 성풍습 관련 설명이 재밋어요.
도성 여인네들 사이에 북대문을 정월대보름 전에 3번 오르면
무명장수한다는 속설이 퍼져 너나없이 올랐다네요.
여인네들로 북대문 인근은 꽃밭이 되었으니 당연 작업남들도 따랐을 거구.
사대부 권력들은 안되겠다 싶었는지,
'북문이 열리면 도성내 여인내들 바람이 든다'는 구실로 북대문을 닫고 접근을 금한 거죠.
당시 도성 사람이 고양,양주로 갈 때면 창의문(현 자하문)과 이곳 숙정문이 지름길 이였는데,
이후엔 자하문이나 혜화문을 이용했습니다.
풍수상 얘기도 있어요.
경복궁 배산인 북악의 등줄기가 이곳 숙정문을 지나 창덕궁 거쳐 종묘에 이어지거든요.
그러니 당연 범인이 밟아서는 안된다는.
멀리 북악 스카이웨이 팔각정도 보이네요.
좌로 삼청각이~~
땅 속 삼청터널을 지나면,혹은 북악 등줄기 위의 숙정문을 넘으면 바로 삼청각입니다.
요정정치의 산실인 대원각,청운각과 더불어 3대 요정이였죠.
이후 대원각은 갈상사로 개과천선 후 부처 품에 안겼으나 청운각은 그냥 사라졌고.
삼청각 아시죠??
70년대 초 박통 시절 이후락이 평양 옥류관에서 융숭한 대접받은 후 북한 인사들을 맞이하기 위해 급조한 것.
북한 부수상 일행의 환영 만찬이 이곳서.
급히 짖다보니 무늬만 한옥이지 실은 죄다 콘크리트로 발라 놓았습니다.
이후 박통 등 고관대작들의 주지육림터로,,,이어 기생관광 성지로.
고건시장 시절 서울시가 사들여 한국문화를 알리는 공간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이때도 말이 많았죠.민간 건설사가 사들여 고급빌라 지으려 했으니.
북악 능선 너머로 북한산 문수봉(?)이 빼꼼이 머리를 내미네요.
성북동 일대~
멀리 수리산,불암산도 보이고.
멀리 길상사,아니 대원각 보이나요??
곧 송화 가루가 날릴터~~
어두운 산길 걷는 길손에겐
저 국수나무 흰꽃은 청사초롱이~~~
이제 성곽 따라 걷습니다.
성대 후문 쪽 와룡공원 거쳐 감사원 지나 헌번재판소 길로.
붉은병꽃이 꽃대궐을~~
![]()
와룡공원서~~
왼쪽 앞으로 성대-서울대병원-동대문 두타도 보이네요.
때죽나무도 청사초롱 되어~~~
최종 종착지는 청계천 인근 커피숍~~~
수증기를 스크린 삼아 레이져 쇼를.
청계천의 주된 가로수 수종은???
이팝나무로
하얀 눈이 쌓였어요 .
요즘 이팝나무와 친해졌습니다.
자작나무처럼 줄기가 희고 정결해 보인다는.
꽃들은 집단으로 꿈을 꾼듯 하늘거립니다.
요즘 이팝나무는 가로수로 인기 절정이죠.
한때 남부 지방에선 배롱나무가 인기였는데.
그러고 보니 배롱나무도 줄기가 희네요.
이하는 서울광장에서~~~
음악은 Era de maggio (5월이었네).
노래는 이탈리아 리릭 테너로 한시대를 풍미한 티토 스키파(1889-19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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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살림열공
'11.5.30 7:49 AM덕분에 좋은 풍경들로 눈 호사 했습니다.
마지막 사진들도 너무 좋구요.
감사합니다.2. 보리
'11.5.30 9:06 PM어떤 고급향수 보다도 좋은 아카시아향기는 여기 제가 다니는 산에도 온통입니다.
wrtour님이 올려주신 꽃사진으로 공부를 한 덕에, 흰병꽃나무도 알아보고, 저도 감사합니다~~
그리운 것은 가슴에 간직한 채로... 그리운 님이 혹여 와 주시지 않을까 아카시아꽃 무덤을 헤치고 내다보고 싶어지는 날입니다...3. 코리안 비프
'11.5.31 12:26 AM이쁜 꽃들이 만개하였네요~! 아름답습니다~~~
4. 란
'11.5.31 3:17 PMhttp://ddk.sm.to 집에서 하는 부업
만 20세이상 만 45세미만 간단한 타자만 칠줄 알면 됨.
하루 1~3시간 업무로 월 생활비부터 고수익까지도 가능.5. wrtour
'11.6.1 12:56 AM살림열공님~~
안녕하세요 오랜만에 뵙니다 ^^
보리님~~
광교산에도 아카시아 한창이겠죠??^^
코리안 비프님~~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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