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권의 책이 스스로 고른 경우도 있고, 누군가가 추천해서 읽게 되는 경우도 있지요.
추천을 받아도 제목만으로 추천을 받는 경우, 아니면 직접 일부러 전해주면서 꼭 읽어보라고 하는 경우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네요.
소크라테스 최후의 13일은 행복한 왕자에서 만나고 있는 마리포사님이 어느 날 우연히 책장에서 발견하고는
하루만에 읽은 재미있는 책이라고 일부러 들고 와서 전해준 것인데요, 사실은 그 때 다른 책을 읽을 것이 밀려
있었고, 소크라테스에 대해서 지금 읽고 싶다는 흥미가 일어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묵혀두고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소피의 세계를 읽고 있는 여학생에게 소개할 일이 있어서 읽지 않은 책을 소개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란 느낌에 조금 읽어보기 시작했는데요, 아니 소크라테스의 최후의 13일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그 안에 너무나 다양한 이야기가 버무려져 있어서 갑자기 흥미가 생겨버리더군요.

플라톤의 눈으로 각색된 소크라테스, 그래서일까요? 인물에 대해서 어느 부분은 받아들이지만 어느 부문은
그 말의 신빙성을 믿기 어렵다거나 아니면 영혼 불멸설, 육체를 감옥으로 여기는 점, 여성은 로고스에 이르지
못하므로 철학을 할 수 없다고 단정짓는 점등, 동의하기 어려운 점들이 있어서 흔쾌히 그의 세계로 들어가보는
것을 꺼려하고 있었던지라 이 책을 읽은 것은 제 안의 그런 꺼려하는 마음을 한자락 벗기는 역할을 했다고
할 수 있답니다.
다 읽고 나니 자연히 다비드의 그림을 꺼내서 보게 되고, 그 전에는 쓱 하고 지나치던 그림을 조금은 자세히
바라보게 되는군요.
목차001.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002. 인간의 혼은 사라지지 않는다
003. 지혜를 구하는 자
004. 신의 가르침을 듣는 소년
005. 나는 얼마나 무지한가
006. 감옥 안의 철학 학교
007. 인도 철학과의 만남
008. 언어는 신의 선물이다
009. 만물은 유전하는가
010. 정의란 무엇인가
011. 소크라테스의 고백
012. 사랑에 대하여
013. 최후의 날
이 첵이 지금은 인터넷에서 아주 싼 가격으로도 구할 수 있다고 나와 있네요. 구해서 읽고 다른 사람들에게
선물해도 좋은 그런 책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책이랍니다.
물론 소크라테스 이야기만이 아니라 당시의 아테네 사람들, 그 주변의 사람들, 아테네 역사, 그리스 철학의
제반 경향에 대해서도 알 수 있지요. 다만 그것은 소크라테스의 눈으로 해석된 감이 있어서 다시 새롭게
스스로 공부해나갈 필요는 있지만요.
이상하게 공부를 하다보면 어느새 다시 그리스로 돌아오게 되는 현상이 재미있습니다.

이왕 다비드의 그림을 보기 시작했으니 그의 역사화보다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그의 초상화를 뒤적이면서
보게 되는군요.

그가 그린 앵그르입니다. 이렇게 되면 꼬리에 꼬리를 물게 되어 오늘은 여기서 멈추는 것이 좋을듯 하네요.

그래도 아쉬워서 마지막 한 점, 그러고 보면 한 시대안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그 시대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고 그것이 상기하는 다른 것들로 인해 확장의 경험을 한다고 할까요?
그것이 현재를 살고 있는 내게 무엇을 주는가, 무엇을 생각하게 하는가, 더 중요한 것은 그것이 어떤 행동으로
이어지는가, 그것이 문제인데 상상속에서 많은 생각을 하지만 정작 행동은 하지 못하고 사는 제겐 그것이
가장 큰 문제로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