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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요요마의 첼로 연주를 들으면서 보는 그림들

| 조회수 : 1,665 | 추천수 : 15
작성일 : 2011-03-03 23:17:46


  밤에 집에 들어오니 카루소님으로부터의 반가운 음악 선물이 있네요.

원래 생각했던 일을 미루고, 앉아서 음악을 듣고 있습니다. 첼로 소리는 언제 들어도 좋지만 역시

밤에 어울리는 소리가 아닌가  혼자 생각하곤 합니다.



이런 시간, 자연스럽게 떠오른 화가가 르동인데요, 이 소리와 어울리는 색을 찾고 싶어서가 아닐까요?



오늘은 오전에 어른들과 함께 읽는 반 룬의 역사 이야기에서 현대사를 다룬 거의 마지막 부분을 읽었습니다.

반룬이 죽고 나서 후손이 썼다고 하는 그 부분은 (후손 중 누구인지는 기억나지 않고 ) 미국인의 시선으로

본 현대사라고 단정지어서 말하지는 못하지만 시각이 다른 글을 읽는 것이 불편하다는 것을 느낀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이야기하고 나면 그렇다면 너의 시각은 어디서 비롯된 것인가 하는 문제가

남기 때문에 한 마디로 잘라 말하기 어려운 점이 있긴 하지요.



산적한 문제들, 어느 하나에서도 자유롭기 어려운 시절을 살면서 역사책을 읽는 일, 더구나 현대사를 읽는

일은 가끔은 고역이란 기분이 들어서 가능하면 햇살 바른 곳에서 조금은 마음을 가볍게 하고 읽고 싶어지기도

하네요.



목요일 저녁에는 초등학생들과 그 중 몇 명의 엄마들이 함께 참여한 역사교실이 있는데요, 아직은 초기 역사를

함께 읽고 있지요. 그런데 아이들이 독서를 통해서 알고 있는 사실들이 맍아서 수업에 탄력이 있다고 할까요?

말하고 싶은 것을 잘 알아듣고 반응이 있어서 저도 이왕이면 새롭게 준비를 하고 시각자료를 가능하면 다양하게

보여주고 싶어서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사하라가 사막이 된 이유, 이런 것들도 단순하게 기후가 변했다고

알고 있었지만 우연한 기회에 기후의 변화는 어디서 초래되는가를 설명하는 글을 읽고 기억해두었다가

함께 이야기한다든가, 지리가 단순한 암기 과목이 아니라 우리들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 왜 중요한가에 대해서

생각한 것을 말한다던가.



오늘 페니키아에 관한 이야기를 하던 중  그들이 항해에 능숙했던 사연, 그것 역시 지리적인 요인과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는 것, 그 곳에 자라는 나무를 잘라서 수출하기도 하고 가구를 만들어서 팔기도 하고, 주석을

구하러 멀리 가기도 했다는 것, 그렇다면 주석이 왜 중요했을까, 페니키아 유리가 왜 유난히 비싼 값에

그것도 happy to pay 한 품목이 되었을까, 그들이 만든 자줏빛 천은 왜 그렇게 비싸서 왕이나 입을 수 있는

옷이라고 했을까 .그들이 세운 식민시중에서 카르타고는 어떤 중요성이 있는 도시이고, 그 도시의 건설에

얽힌 디도의 이야기에서 황소가 상징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농경민족과 상업으로 사는

민족사이의 차이는 무엇일까를 말하게 되기고 하고요.



아이들과 함께 하는 목요일 수업을 통해서 새로운 기운을 담뿍 받는 기분입니다. 그러니 이왕이면 조금 더

즐겁고 , 이 시간을 계기로 아이들에게도 그리고 함께 하는 어른들에게도 새로운 문이 열리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고요, 함께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도 어라, 아이들과 이렇게 역사책을 읽으면 좋겠구나 하는 계기가

되면 어떨까 싶어서 조금 길게 이야기를 정리하게 된 것은 역시 요요마의 첼로 소리 덕분이랍니다.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wrtour
    '11.3.4 1:46 AM

    Yoyoma - Libertango
    현존 최고 바이올린리스트라면 기돈 크래머겠죠.
    그가 정통 클래식에 한계를 느꼈는지(어찌 보면 당연) 탱고열차에 올라탔죠.
    그동안 탱고 음반만 10장 이상 냈는데 그때마다 대박.
    아스트로 쾨르텟이라는 탱고사중주단도 결성했고(여기서 아스트로는 아스트로 피아졸라)
    자극받아 탱고쪽에 전향한(?)요요마입니다.
    &&...반룬 애기하시니 반갑네요.

  • 2. coco
    '11.3.4 8:20 AM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역사이야기 책을 읽어보지 못했지만 상당히 중요할듯 싶네요. 그만큼 인투님의 일들이 퍽 어렵고 보람된 일이라 느껴집니다. 위에 wrtour 님이 쓰셔서 잠시 그전에
    포스팅하셨던 내용에 대해서 코멘트하려고요. 왜 홍종우에 대해서 쓰셨을때 프랑스에 두번
    갔다고 하셨는데 아무리 자료를 들춰봐도 1891ㅡ1893 까지 이년 동안 기메 파리 박물관에서
    한글과 불어로 한국 수집품 카탈로그를 만드는 일을 했던 것외에 다른 발자취에 대한 이야기는
    없어서요. 여기저기 그에 대한 기록들은 어긋나기만 하는 내용으로 가득차 있어요. 불과 백년
    전에 살았던 역사적인 인물인데 이토록 그에 관한 연도나 내용이 혼란스럽네요. 기메박물관
    조선 수집 자료집에 의하면 심지어 홍종우의 사망연도가 1894년, 청일전쟁 와중에 행방불명 되었다고 나오기까지 하네요. 코리아 재단에서 협찬해서 프랑스에서 출판된 책인데 분명히 홍종우가
    사망된 해인 1913년도 조차 잘못 쓰고 있는거지요. 역사연구에서 이처럼 객관적인 사실조차도
    어는 것을 믿어야 하나 할 정도로 헷갈리게 하니까 한국사 하시는 분들이 해야할 일이 많은 거겠지요. 위투워님 덕에 홍종우가 이승만을 살려줬고 이승만이 육년이나 감옥에 갖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승만이 6년 감옥 살았단는 것은 사실인가요?
    또 유학생의 정의가 뭔지 잘 모르겠지만 홍종우는 일본에서 프랑스쪽 사람들과 연이 닿아 기메
    박물관의 조선수집품 카탈로그 만드는 일을 하는 것으로 계약을 맺어 빠리에 가게 된다고 써있더군요. 유학생이란 말도 전도된 것 같아요. 기메 박물관 조선 수집품 정리 사서로 고용된거죠. 이런 식으로 소통하면서 사실을 하나 하나 더 알아나가는 것이 매우 소중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탱고 좋아하시는군요.ㅎㅎ 인투님, 투룰스 머크, Truls Mork 노르웨이 첼리스트의 바하 무반주
    첼로수트를 권해봅니다. 항상 좋은 그림 이미지와 글들 고맙고요.

  • 3. wrtour
    '11.3.4 1:27 PM

    코코님~~^^
    먼저 예전 글 정정 하나~
    홍종우 선친이 고금도에 흘러들어간게 아니라 홍종우 자신이 그랬다는.
    홍종우 전기는 일제에 의해 많이 왜곡되었고 또 자료 분실도요,,그래서 그의 정확한 죽음조차도.
    친일원조 김옥균은 사후 일제에 의해 선각적 차원으로 키워졌고,그를 암살한 홍종우는 당연 밟혔고.
    홍종우가 청일전쟁 시기에 죽었다는 프랑스쪽 자료는 분명 틀렸네요.
    홍종우가 아관파천 후 되돌아와 대한제국을 선포(1897~1910)한 것도 홍종우 역할이 컸거든요.
    당시 홍길동이라고 고종 밑에서 정권을 좌지우지하던 인물 셋이 있었구요.홍길동은 홍종우,길영수.이기동...
    대한제국이 선포된 후 정부 후원으로 서재필 중심으로 독립협회가 창립되죠.
    독립신문이 발행되고,독립문이 세워지고,종로통에서는 만민공동회가 열리고.
    선각 지식인들은 백성들을 상대로 강연하고 이때 정책을 모아 왕실에 건의하고.
    그런데 차츰 이들 힘이 커지고 그러자 권력측에선 견제가요.
    바로 보부상 중심의 황국협회죠,한때 회장을 홍종우가 맏았으니 당시 독립협회 소장파 이승만하곤 어떤 측면에선 정적이였겠죠.
    이승만이 홍종우 덕으로 사형을 면했다는 기록은 이승만 자서전에 의거한 것이구요.
    초기 대한제국도 1900년대에 이르러 일제 통제하에 들어가며 홍종우 입지도 당연.
    결국 제주 목사에 좌천되는데 2년도 안되 그만두었죠.여기까지가 홍종우 마지막 공식 행적.
    이후 행적은 불분명.당시 프랑스에 들어갔다는 등등 여러 얘기들이.
    재차 들어갔다는 글이 있어 옮겼는데 이는 근거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2년동안 기메박물관 근무니 당연 공식 유학생은 아니겠죠.^^
    거긴엔 그가 쓰던 안경,명함도 전시되어있다더군요.
    이승만은 몇개월 투옥,,,1905년 을사늑약 후 다음해 도미해 프린스턴 대학에서.

  • 4. coco
    '11.3.5 4:08 AM

    인투님이 위에서 언급하셨듯이 역사를 쓰는 사람들의 각각의 입장이란 것을 독자로서 항상 검증하면서 역사책을 읽는 자세가 중요하겠지요. 독자 본인 자신이야 스스로의 정체성을 알고 있겠고요.

    위투워님 위의 댓글 고맙고요. 저도 감각적으로 이승만이 대한제국의 감옥에서 6년을 살고 있을 사람이 아니란 것은 느꼈어요.ㅎ 홍종우란 인물이 말년을 그렇게 보내게 된 사실이 안타깝네요.
    책이라도 좀 쓰고 돌아가시지 하는 아쉬움이 크고요. 분명 경험했던 사실들을 다 기록해놓으셨다면 당시 상황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겠지요. 가장 참여적이고 용기있게 스스로 일본어와 불어를 배우면서 일본에서 식자공으로 일하면서 서양 지식을 탐사했던 사람이 암살자가 되고 보수척사파와 연결되고 하는등 갈등의 척점에 살았었던 점도 숨이 막히고요. 중국의 경우엔 물론 홍종우가 프랑스에 갔던 때보단 30년 정도 후의 이야기지만 주은래, 등소평 다 프랑스에 노동하는 조건으로 공부시켜준다는 계약으로 프랑스에 갔는데 (일차대전후 노동력이 딸린 프랑스 정부에서 그런 식으로 중국인 노동력을 구한 거였어요. 지금도 빠리의 수많은 중국사람들은 그때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은 사람들의 후손도 있고요.) 공부는 조금 시켜주고 노동만 착취당하는 현실에서 노통투쟁의 필요성에 눈뜨고 혁명사상을 배워서 본국에 돌아갔는데요. 홍종우는 그들과 정반대에 놓였던 거지요. 아마 그를 고용한 기메, 기메의 여행파트너 였던 라메리인가 하는 화가, 조선의 첫 부임 외교 관료등 모두 보수적 인사들과 홍종우가 연결되었던 점도 그가 갖게 되는 보수사상과 관련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고요.

  • 5. intotheself
    '11.3.5 11:07 AM

    두 분의 대화를 읽고 있으려니 오래전에 읽은 소설이 생각나는군요.제목은 잊었지만

    고영근이란 주인공을 내세운 소설이었고 시대가 바로 갑신정변기라서요. 잊고 있던 것들이

    어떤 자극에 의해서 생겨나기도 하고 새로운 것에 눈뜨기도 하고 그런 과정이 이렇게

    사이버상에서 사람들과의 교류를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을 신기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다고

    생각하고 있답니다.

  • 6. 노니
    '11.3.6 12:38 AM

    인투님 , wr투어님, 코코님 ^^
    맞게 부르는것인지는 몰라도 저는 이렇게 마음속에서
    닉네임을 줄여서 생각하고 있는데요.
    세분의 연이어지는 댓글의 향연이 즐겁고 흥미진진한 이야기속으로
    빨려들게 합니다.
    코코님께서 지난번 인투님의 글중에 올리셨던 첼리니 이야기는
    약골 기억력 체질인 ^^ 제기억속의 한편에 자리잡게 하는데 일조 해주셨답니다.
    앞으로도 이런 댓글의 향연 기대할께요.^^
    감사합니다.^^

  • 7. intotheself
    '11.3.6 2:01 AM

    노니님

    향연이란 말을 들으니 소크라테스의 마지막 날들에 향연과는 다르지만

    소크라테스가 있는 감옥에 모여서 사람들이 계속 이야기나누는 장면이 나오더라고요.

    위에 소개한 소크라테스 최후의 13일에 말이지요.

    한 번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소개합니다.

    약골 기억력이란 말이 재미있어서 웃고 있는 중이기도 하답니다.

  • 8. laguna
    '12.8.24 12:30 PM

    전 왜 음악이 안들리죠?
    그림은 좀 몽환적이면서 상투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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