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진 음식으로 부른 배는 다음 날이 되어도 꺼지지를 않고…
아침 겸 점심으로 째끔 송편(그래도 다시 살짝 쪄셔~~)이랑 포도랑만 먹고 길을 나섭니다.
소화 시키러요~~~

☞ 저 흰 접시는 키톡에서 7월 이벤트 당첨으로 받은 경품 !!!
사대문 밖, 그것도 북쪽에 사니 그 근교를 다녀 볼까 하고요..
산에 오르는 줄 알고 제 짝궁은 신이 났지만, 난 배가 불러서 산은 못 올라~~
난 어디 예쁜 전통 찻집이나 구경할래~~ 했더니 좀 시무룩해 지더군요.

‘그래도 이 동네가 내 고향이야~~ 여기 달동네였어,.. 산이랑 맞먹는다~~ ’
하면서 조금씩 달래서 데리고 다닙니다.
시인 조지훈 님의 집터도 지납니다.
지금은 동네 아저씨들 장기 두기 바쁜 한가한 꽃집이 되었더군요.

안내문의 승무 그림이 고등학교 교과서 그림과 거의 똑 같은 것 같아요.
가려는 곳 안내판이 보이지 않아 동네 구멍가게에 들려 길을 물으려는 찰나 !

저 말고 수많은 사람이 헤맨 장소인가 봅니다.
구멍가게에서 밖에 진열해 놓은 과일 박스 위로 색이 바랜 제 목적지 방향이 적혀 있습니다.
길이 가파르지는 않아 그냥 살살 올라 갈 수 있었습니다.
날씨도 좋아 걷기에는 딱 좋은 볕 좋은 가을이었습니다.

가을 볕이 눈부시지요 ? 길상사 입구입니다.
그래도 오르막길이라고 절 경내에서는 그늘을 찾게 되더군요.

극락전 옆 그늘 목어와 큰북 사이에서 쉬었어요.
추석 연휴라 사람이 많은 것인지, 법정스님의 가르침이 널리 퍼진 것인지, 경내는 사람이 좀 많았어요.

곳곳에 법정스님의 글귀가 발걸음을 잡습니다.

아침에도 투닥거리며 말다툼을 했던차라 이 글귀에 움찔 !
빨갛고 화려한 꽃에 뒤덮인(?) 길상사 입구.

그런데 저 꽃은 잎이 없어요 !! 꽃대인지 줄기인지가 길게 나와서 꽃만 달렸더군요.
그럼 광합성은 어떻게 하나요 ?????
볕이 좋아 뭐라도 널어서 말리고만 싶더라고요,...
가지나 호박이나(너무 비싸서 못 말리려나요, 올해는 ?) 빨래라도 ? ^^

북적이는 인파는 다음에 평일에 조용할 때 다시 와 보고 싶게 만드는 효과가 있네요.
절을 나와 근처에 있는 간송 미술관을 지나갑니다.

문 안여는 줄 알고 있었지만, 안내 간판이 딱딱하다 못해 무섭더군요.

그외 기간
ㅠ..ㅠ 좀 다정하게 하시면 좋을텐데...
그 외 기간에는 사랑스런 관람 희망자 여러분께 죄송하게 되었지만,
입장을 삼가해 주십시오~~ 라던가..말이죠..
구인회의 멤버였던 이태준님이 ‘수연산방’ 이라고 이름 지으신 고택에 자리잡은 찻집.

날이 너무 좋아 차는 해가 지면 마시기로 하고 더 걷습니다.
성북동 비둘기 한 마리 없는 어지러운 하늘에 전기줄과 안내판.

으악... 서울 성곽이 보이고 하더니, 바로 오르막길이네요.

해가 기우는지 기온도 쑥쑥 떨어져서 그런지,
근처 예쁜 가게들 구경에 바쁜 구경군들이 이 곳까지는 오지 않아서 그런지,..
심우장은 아주 한가하고 조용했습니다.

만해 한용운님의 자필입니다. 굉장히 매력적인 필체입니다.

저는 글씨 잘 쓰는 사람이 참 부럽습니다.
국어 기말 고사에 = 님의 침묵의 ‘침묵’을 한자로 쓰시오 = 이런 문제가 나온 적이 있었어요.

전교에서 저 하나 맞았다는 거 아닙니까 ? 음하하하하하
지금은 보면서도 따라 쓰기 힘들겠네요 -.,-

겨울엔 이 방에 불을 지피면 이 굴뚝으로 연기가 빠지겠지요 ? 운치있게 말이죠..
90년된 소나무와 한용운님이 직접 심으신 향나무에 보호를 받고 있는 심우장이었습니다.

향나무는 제 뒤쪽 마당 끝에 있어서 사진에는 없어용~
산골?이라 해가 지니 너무 추웠습니다. 아까 지나간 수연산방에 들러서 따끈하고 좀 비싼 차를 마시고
집으로 돌아 왔답니다. 모과가 나면 모과차를 담궈야지..하면서요 ^^
서울에 살았으면서도 안 가본 곳도 많고,
아니면 너무나 가까이 있어서 눈여겨 보지 않은 곳이 너무나 많네요.
서울을 떠나 살면서 가보고 싶었던 곳 하나하나 찾아 다니고 싶어요.
대단한 구경거리도 아니고, 흥미 진진하고 그런 것은 아니지만,
조용하고 작고 아담하고, 쉽게 다가가게 되어서 마음이 좋아지는 작은 구경거리가 있으시면
저에게 소개해 주세요 ^^
왜 냐 하 면 요....
제가 아까도 위에 살짝 썼는데요..
제가 북한산 도봉산을 바라보는 집에 살아도 올라 갈 수는 없거든요..
왜 냐 하 면 요....
제가 배가 불러서요.... 송편을 많이 먹어서 그런 것이 아니고요 ^^;

6월에 찍은 14주째 사진이어요.
지금은 더 많이 커서 제 배가 아주 불러요. 28주예요 ^^
그래서 서울에 단기 체류를 하러 왔어요.
일종의 원정 출산(크하하)인 셈이지요 ㅎㅎㅎ
겨울이 예정일이라서 뜨끈한 온돌방에 머무르려고 왔답니다.
저 자랑한 거예요 ? 카루소님 들꽃님 또 출동하시는데 자랑 후원금 좀 내야겠어요.
아...쑥쓰러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