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독 도서관, 1,3주 철학모임으로 그 곳을 오고 간지도 한참 세월이 흘렀습니다.
7일 역시 철학모임이 있는 날, 문제는 전 날 길담에서 구해온 엘 시스테마, 꿈을 연주하다, 늦은 밤 읽기 시작
그러나 멈출 수 없어서 늦게 자고, 일어나서도 할 일을 마무리한 다음 집을 나서기 전까지 결국 마지막까지
다 읽고 말았습니다. 신체적인 조건을 가볍게 뛰어넘어서 책을 읽게 만드는 글의 힘, 글의 힘이라고 간단히
말하기 어려운 그 안의 사람들의 힘에 대해서 놀란 아침, 부족한 잠으로 약간 혼미한 상태
푹 자면서 갈 수 있는 버스인가, 그래도 잠자고 일어나서 시간을 잠시라도 쓸 수 있는 지하철인가
피렌체에 관한 책 한 권이 (구입한 두 권의 책 중 하나인) 역시 마음을 끌어서 지하철로 정했지요.
약속도 하지 않았는데 지하철 역에서 마리포사님을 만났습니다.

수업도 재미있지만 정독도서관 앞의 커피점 팩토리에 들러 구하는 테이크 아웃 커피, 기다리는 중에
안의 풍광을 사람을 찍는 일도 재미있는 것중의 하나이지요.
당연하게 테이크 아웃이라고 생각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그것이 불찰인데 ) 잔에 따라 준 커피
난감하더군요. 수업시간은 거의 다가오고. 상황을 이야기하니 싫은 기색 없이 바꾸어 주네요. 그녀에게 감사!!



푸코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날, 발제를 맡은 제가 아직도 정신이 혼미해서 오락가락하긴 했으나
내용이 워낙 유명한 부분이라 함께 하는 사람들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수업을 진행했지요.
광기란 어떻게 지금의 광기라는 개념이 되었는가, 그것이 미리 규정된 보편적으로 볼 수 있는 개념인가
아니면 시대에 따라 광기에 대한 규정이 달랐는가, 그것을 문헌을 추적하면서 알아내는 것을 푸코는
지식의 고고학적인 접근 방법이라고 생각했다고요.
사실 우리가 지금 이렇다고 규정짓는 것들이 언제나 그랬던 것은 아니란 점을 생각하면 푸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납득할 수 있겠지요?
수업 전 들러서 구하는 커피 한 잔도 맛있지만 수업 후 함께 먹으면서 이야기꽃이 만발하는 점심식사
역시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지요.
먹쉬고나 앞에서 줄 서 있는 사람들, 기다리는 사이에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hidden space란 이름의 갤러리가
있습니다.

전시회를 알리는 소식지

아주 심플하지만 마치 그 안으로 들어오도록 권하는 느낌의 그림

나를 알기 위한 심리 여행이란 이름의 강좌도 있군요.
그런데 과연 나라는 것은 고정된 존재인가, 내가 고정된 존재가 아니라 변화하는 존재라는 것, 내가
어떤 배치속에서 누구와 접속하는가, 무엇을 읽고 무엇을 하는가, 무엇을 하고 싶지 않은가, 무엇을 피하는가
그런 그 때 그 때의 상황에 따라 나란 순간적으로 존재하고 변하는 존재가 아닌가 요즘 그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안으로 들어가 볼 여유는 없어서 그 주변만 카메라에 담고 내려왔더니 어느새 줄이 줄어들어서 우리 팀이
들어갈 차례로군요.

마침 어제, 불어 실력이 뛰어난 권희자씨가 철학모임에 합류하게 되어, 그렇다면 우리 철학수업 시작하기 전
일교시를 불어보강하는 시간으로 하면 어떤가 부탁했더니 흔쾌히 그렇게 시간을 내주겠다고 하네요.
그런데 마치 그런 우리들의 논의를 미리 눈치채기라도 한 것처럼 노니님이 줌마나님에게 남경태의 철학을
미리 만나서 한 번 더 읽으면 어떤가하고 부탁을 하더라고요. 그래서 철학모임의 일교시, 아니 영교시?인가
양쪽에서 시작을 하게 되었습니다.
정독도서관의 철학모임에 관심이 있지만 이미 너무 나간 진도때문에 망서려진다는 사람들이 있다면
이렇게 새로 시작하는 영교시 수업에 함께 하실래요? 아니면 나는 철학보다는 불어에 더 관심이 가는데?
그런 사람도 역시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