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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랑주리,모네가 손짓하는 곳

| 조회수 : 2,097 | 추천수 : 220
작성일 : 2010-04-14 15:53:51


  
보람이의 usb에 저장되어 있던 사진들이 엄청나네요.한꺼번에 정리하긴 어려워서

우선 루브르와 오랑주리의 사진정리를 마무리했습니다.

그림에 대해서 아무것도 모르던 시절,처음 간 여행에서 멀미가 날 정도로 힘들던 그림보기

그런데 이상하게 오르세와 오랑주리에서는,특히 오랑주리에서는 여기서 나가기 싫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 당시 오랑주리에서 사들고 온 모네 포스터를 아직도 바라보고 있는 중일만큼 제겐 그 곳이

그림과의 인연의 원점이 되는 장소라고 할까요?

두 번째 여행에서 찾아갔을 때는 수리중이라 결국 오랑주리를 쳐다보기만 하고 돌아왔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제대로 시간을 갖고 모네그림이외에도 찬찬히 볼 기회가 있어서 행복했었습니다.



미술관 들어가는 길에 만난 풍광인데요,지금이 가을이라면 혹은 봄이라면 ,혹은 그런 계절에 다시

올 수 있다면 하고 유혹하는 장소였지요.더구나 좋아하는 색깔의 의자들이 나란히 있어서

앉아보고 싶었습니다.



실제로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총각이 있네요.






수요일 오전 모임을 마치고 은행에 들렀습니다.

다음 주 미국으로 언어연수를 떠나는 아이에게 (그 여대생은 오랫동안 저랑 함께 공부한 학생이기도 하고

보람이랑 아주 친한 친구이기도 하지요) 전별금으로 주고 싶어서 달러를 조금 바꾸었습니다.

잠깐 만나서 주고 오려고 했으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보니 시간이 상당히 흘렀는데요,그 아이왈

20대가 오기 전에는 어른이나 선생님이 하는 이야기가 피부 깊숙히 와 닿지 않고 그저 소리에 불과했었노라고

그러니 승태가 선생님 말을 제대로 듣지 않는다 해도 너무 마음아파하지 말고 그냥 기다리시면 어떨까요?

이미 스스로 생각할 때는 너무 늦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스스로 후회하는 것밖에는 도리가 없노라고

그런 이야기를 듣고 있으니 아이들이 성장한다는 것은 어른과 친구가 된다는 의미란 것을 알겠더군요.



졸업하고 하고 싶은 일에 대해서 이제 감이 좀 잡혔다는 그 아이와 월요일에 니체 원전을 읽게 된 이야기를

하니 부쩍 관심을 보이네요.사실 미학을 공부해야 하는데 기회가 없고 대학안에서는 전공 공부하기도 바빠서

시작이 어렵다고 합니다.돌아와서 혼자서 할 수 있는 방법에는 이런 것도 있다고 좋은 책을 소개하니

혼자서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았노라고 그래서 함께 하는 공부가 필요한 것같다고

그 때 수유공간너머든 아니면 다른 곳이든 미학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사람들을 찾아보고 싶다고

그 때 도와달라고 하네요.





모네의 그림이 걸린 방에서 귀로 설명을 들으면서 눈에 눈물이 촉축한 여성을 만났습니다.

그림에서 받은 인상때문인지,아니면 그 시간 무엇이 그녀를 눈물짓게 했는지 모르지만 참 인상적인

장면이었지요.







제 실력으로는 그림을 전체적으로 다 담기 어려운 그런 공간이었지만 다 담는 것이 아니라도

그 때 그 앞에서 담고 싶은 그런 그림들이 널려 있는 곳이었습니다.오랑주리는







사진을 올리면서 카루소님이 올려놓은 슈만의 피아노 협주곡을 계속 듣고 있는 중인데요

피아니스트가 제가 들었던 아르헤리치와 다른 사람이라 더 즐겁게 듣게 되네요.그녀는 바흐 연주로

음반에서 만난 엘렌 그리모인데 반가운 마음에 클릭을 해놓고 듣고 또 듣고 있게 되는데

아마 다음에 모네 그림을 보게 되면 그녀의 연주로 들은 슈만이 생각날 것 같습니다.







모네의 후기 작품들은 한 작품을 통째로 보는 것도 즐겁지만 부분 부분의 색감을 바라보는 것도

특별한 느낌을 불러일으키더군요.







그 곳에 처음 갔을 때 이렇게 부분으로 구성된 다이어리를 사들고 와서 한 해를 즐겁게 보낸 적이 있어요.

지금도 메모 가득한 그 다이어리를 버리지 못하고 한구석에 끼워놓고 가끔 들여다보게 되는데

지난 흔적을 잘 간직하지 못하는 제겐 참 특별한 경험이라고 할까요?










어떤 장소가 같은 장소라고 해도 언제 어떻게 만나는가,그리고 자신이 어떤 상태인가에 따라서

얼마나 다른 공간이 될 수 있는가,그리고 또 한 가지는 자신이 누구와 만나서 어떻게 달라지는가

그런 문제들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그 공간 분명히 한 번 만난 곳인데도 다시 가보니 얼마나 낯설고 새롭고 다르던지요.

그 곳에 함께 간 사람들이 기억하는 오랑주리 역시 다 조금씩 비슷하고 조금씩 다르겠지요?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10.4.15 12:57 AM

    하이든 / 피아노협주곡 11번 D장조 Piano Concerto No.11. D Major Martha Argerich,
    piano Jorg Faerber, cond Wurttemberg Chamber Orchestra

    >
    1. Vivace
     

    2. Un poco Adagio

  • 2. wrtour
    '10.4.15 9:37 PM

    빵빵 터지는 아르헤리치에 보폭 맞춰 잘 보았습니다.
    파노라마로~~~
    그리고 저건 수양버들이겠죠?
    능수버들이려나??ㅎ
    가끔 수양벗꽃도 있던데요.

  • 3. Clip
    '10.4.15 10:32 PM

    잘려서 찍혀있는 사진을 보니 이 제품이 생각나서 얼른 링크만 달고 갑니다.
    http://www.funshop.co.kr/vs/detail.aspx?categoryno=159&itemno=2587

  • 4. 열무김치
    '10.4.16 3:47 PM

    튈르리 공원 초록이 의자들이 이렇게 텅 빈 것을 보니 꽤나 추워 보이는데요 ? ㅎㅎ
    지금은 봄볕은 즐기러 나온 사람들로 빈 의자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저는 아직도 추운데, 프랑스 사람들은 추워도 햇빛만 나면 다들 쪼이느라고 정신없어요 ㅎㅎ

    감동에 푹 빠진 저 여성분을 보니, 오랑주리에 다시 가 보고 싶은 마음이 콸콸 생깁니다.
    아침 일찍 개관 시간전에 가서 일등으로 아무도 없는 저 그림방을 보면 더 좋은데..
    과연 잠의 신과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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