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아침 줌인줌대상의 기쁨을 함께 나누려고 고른 그림들,수업하러 나가는 바람에
결국 마음껏 다 고르지 못해서 ,왜 내 그림을 빼는 거야? 라고 몇 몇 화가들이 불평하는 기분이 들더군요.
평소에는 좋아하면서 왜 나를 ? 그런 기분이라고 할까요?
함께 살게 된 조카의 방을 장만하고 대학에 들어가면 따로 컴퓨터를 쓰고 싶어하는 아들의 것도 하나 장만하고
이러다보니 집안을 여러모로 손보아야 해서 금요일 수업도 못 나가고 오전 내 바빴습니다.
이제 좀 한숨 돌리고 songs of viola를 틀어놓고 듣고 있자니 피로가 풀리는 느낌이네요.

형태냐 색이냐 이렇게 이분법적으로 나누어서 골라야 한다면 단연코 색이라고 생각하는 (끌리는 것이) 제겐
칸딘스키의 이런 색이 참 매력적입니다.

물론 black cirlcle안의 형태가 색과 함께 이룬 모습도 눈길을 끌지요.
이것이냐,저것이냐,이렇게 나누고 그 중 하나만 골라서 매진하는 삶,그것이 이제까지의 우리들의 삶의
모습이 아니었을까요?
미학오딧세이 3권을 읽다보니 고흐의 구두그림을 놓고 샤피로와 하이데거,그리고 데리다의 이야기가
한참을 이어지더군요.
서점에서 보고는 무슨 내용일까? 그저 잠시 궁금했지만 하이데거도 어려운데 그가 고흐의 구두에 대해서
말한 철학적 사유까지 읽어야 하나 하고 지나친 바로 그 책이 미학오딧세이 3권에서 길게 다루어져
앗,도망갈 구멍이 차단된 셈인가? 하면서 쓴 웃음을 짓게 되는군요.
인문학 모임 상상에서 미학오딧세이3권을 한 번에 읽는다는 말에 한편 놀랍기도 하고 한편 흥미도 생겨
그렇다면 그 모임에 한 번 참석하고 싶다고 말을 꺼낸 다음 오래 전에 읽다가 군데군데 막히면서 힘들던
그 책을 다시 읽기 시작했는데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있긴 있었던 모양입니다.
이번에는 얼마나 흥미롭게 그 속으로 빠져드는지 속도와 재미에 저절로 흥이 나는 시간,이래서 책읽기는
그 자리에서 한마디로 결판을 낼 일이 아니게 되는 것이겠지요?


어제 밤 늦은 시간까지 모여서 멀리 이사가는 사람을 보내느라 이야기하는 자리에 있었습니다.
평균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사람이 한창 일할 수 있는 나이에 그 자리에서 떠나야 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시대에
무엇을 어찌 해야 하나 하는 이야기가 나왔지요.
욕망을 줄이고,건강을 유지할 것,그것이 노년이 되면서 우리가 신경써야 할 일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가
오래 기억에 남네요.
욕망을 줄이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욕망이 줄어드는 것은 저절로 되는 일이 아니란 것
그래서 훈련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나는 어떻게 욕망을 줄일 수 있을까,무엇에서 욕망을 줄일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자꾸 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물론 그것은 제게만 해당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미학오딧세이를 읽다가 새삼 관심을 갖게 된 에셔의 그림입니다.

역시 오늘도 고르고 싶은 그림이 더 남아있는 상태로 일어나게 되네요.길 샤함의 바이얼린 연주를 들으러
가는 날이라 마음 가볍게 일어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