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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보드 고장 하나로-오랫만에 다시 보는 다비드

| 조회수 : 1,657 | 추천수 : 162
작성일 : 2009-07-23 16:31:28

  월요일부터 삼일간 무슨 사연인지 키보드가 작동을 하지 않습니다.

아이디를 적고 들어가야 하는 어느 싸이트도 입장불가라서 매일 들어가서 다운로드해서 듣는 외국어도

싸이월드를 통해 만나는 딸과의 대화도,글을 쓰는 일도 불가능한 삼일간,덕분에 답답하기도 했지만

시간여유도 있는 모순된 상황이었지요.

키보드 고장 하나로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삶의 풍경을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시간도 되었는데요

어느덧 컴퓨터가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이렇게도 컸었나를 새롭게 느낄 수 있는 시간도 되었습니다.



목요일,오늘로 한 학기를 마감하고 방학에 들어가기로 한 날,다비드를 읽었습니다.

프랑스혁명기와 나폴레옹 시기에 영욕을 함께 한 화가,결국 벨기에로 망명하여 그 곳에서 쓸쓸하게 삶을 마감한

화가,그 시기가 지나고 그의 그림은 지금 우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이 초상화는 프랑스 혁명이 원래의 길을 벗어나서 공포정치로 들어서고, 마라의 죽음,그에 뒤이은

로베스피에르의 처형등으로 이어지던 시기,자신은 그들과 진로를 함께 하겠노라 맹세했지만 결국

그 과정에서 벗어나서 목숨을 부지하고,그 다음 스스로를 그린 초상화라고 하네요.

사실 몇 년 전에 그려진 초상화에서보다 몇년이나 오히려 젊은 모습에 ,입이 약간 돌아간 모습까지

정직하게 스스로를 드러내면서 화가는 지난 시절에 대해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을까 속마음 깊은 곳까지는

모르지만 그가 보냈을 세월,그 세월은 장소를 달리하고,시대를 달리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고 반복되거나

더 다양한 양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가 탄식이 가득한 마음으로 그림을 보게 됩니다.



그는 감옥에 갇힌 다음 풀려나서 새로운 시각으로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공적인 영역보다는 가족들의 모습을

화폭에 담는 경우나 개인의 초상화를 그리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하는데요 이 그림의 모델도 누이와 조카라고

하는군요.



두 그림을 합치면 한 가족이 되는데 왜 따로 그렸는지는 모르지만 그녀의 남편이라고 하는군요.

그가 입고 있는 바지를 유심히 바라보게 되는데요,당시의 사람들이 입었다던 바지로 프랑스 혁명기에

불리던 이름이 생각나서겠지요?



로마역사를 소재로 그린 그림중에서 호라티우스의 맹세,그리고 브루투스의 아들들이 죽어서 집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그렸던 그림에서는 남성의 세계와 여성의 세계가 뚜렷하게 구분이 되고

그 중에서도 여성들은 슬픔에 잠긴 모습으로 보여졌다면 사비니 여성들의 개입이란 이 그림에서는

사비니 여성이 그들의 조국과 그들에게 새로운 조국이 된 로마사이의 싸움을 말리려고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 달라진 다비드의 시각을 볼 수 있다고 목요일 교재의 저자는 상당한 분량을 들여서

이 그림을 설명하고 있더군요.








로마가 아직 일곱언덕에서 나라를 세우고 얼마 되지 않은 시절,그곳에서는 여성의 수가 턱없이 모자라서

머리를 짜낸 로마사람들이 이웃 사비니 사람들을 초대했다고 합니다.그들이 오자 축제에서 술을 잔뜩 먹이고는

여성들을 납치해서 돌려보내지 않았다고요.

그들이 로마남성들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고 로마인이 되어서 살아가고 있던 중 사비니 남성들이 여성들을

되찾기 위해 공격해오자 이를 말리고 있는 사비니 여성들을 그린 그림이라고 하는데,그림속의 사연은

무엇인지 모르지만 다비드의 그림을 본 사람들이라면 어딘가에서 본 기억이 있는데라고 생각하게 될

그림중의 한 점이 아닐까요?



역사적인 맥락이나 중요성을 제치고 다비드의 그림을 생각할 때 개인적으로 그의 기량이 뛰어나다고 느끼고

다시 보게 되는 그림중의 한 점이 바로 이 초상화입니다.




다비드에 이어 프랑스 신고전주의의 맥을 잇는 동시에 신고전주의를 정점에 올려놓았다는 칭송을 받는

앵그르,그의 초상화가 다비드의 손으로 그려졌네요.

젊은 시절의 앵그르라,그가 그린 그림들을 떠올려보니 웬지 그의 그림들과 화가의 인상이 어딘가 다른

느낌이 들어서 자꾸 바라보게 되는군요.사실 그림과 화가의 인상과는 별로 상관이 없는데도 첫 인상이

그렇다고 할까요?



마지막 시기에 그려진 초상화,모델이 누구인지는 모르나 그림속으로 마음을 뺏기게 만드는 표정의 모델을

자꾸 바라보게 됩니다.이 그림을 그릴때의 다비드는 어떤 심정으로 붓을 들었을꼬 하는 생각이 나서일까요?

이번 토요일까지면 한학기동안의 스터디 모임이 일단 다 끝나게 됩니다.

천년습작에서 작가 김탁환이 말하던 작가에게 필요한 두루마리 시간이란 표현이 마음에 남아서

내게도 그런 두루마리 시간이 생기면 무엇을 조금 더 읽고 조금 더 보고,그리고 기억하고 표현하고 싶은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조금은 설레는 마음으로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들꽃
    '09.7.23 9:46 PM

    문명의 발달속에 살아가면서
    얻는 것도 있지만 잃는 것도 있지요.
    얻고 잃음이 한쪽으로 치우치지않고 조화가 잘 이루어질 때
    앞서가는 문명을 잘 이용하고 있다고 할 수 있겠죠..
    그림을 잘 모르지만
    정말 잘 그렸다는 생각이 드네요.
    어쩌면 저렇게도 표현을 잘했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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