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만난 선배에게서 소개받은 네이버의 카페가 있습니다.
바벨의 도서관이란 이름의 카페인데요,메모를 보고도 한참을 못 찾아가고 있다가
프랑스어를 시작하면서 자료를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까,혹시 초보자에게 좋은 자료가 있나
궁금한 마음으로 들어가보니 한국에 이렇게 다양한 언어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실제로 있구나
감탄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하고
어떤 식으로 접속하면서 공부할까 고민하게 되기도 하는 별난 세계가 거기에 있더군요.

일본어와 영어,그리고 프랑스어,지금 제가 관심갖고 공부하고 있는 언어인데요,
중국어와 불어사이에서 고민하던 중 외국어를 여러 가지 공부하고 있는 선배가 충고를 해주더군요.
한국에서 중국어공부는 마음먹으면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원체계가 탄탄하니까 하기 어려운 공부부터
먼저 시작해보라고요.
믿을 만한 충고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바꾸어서 시작한 불어,주변에 불어를 잘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어서
얼마나 든든한 힘이 되는지 몰라요,

바벨의 도서관에 프랑스어로 들을 수 있는 유명한 영화의 동영상이 있어서 우선 노르트람의 곱추부터
시작을 했습니다.
물론 알아듣는 말이 몇 개 되지 않아도 전혀 모른다는 것과 조금이라도 눈에 익은 단어가 있다는 것
그리고 영어와 비슷해서 추측이 가능한 표현들이 있다는 것으로 시작이 완전 막막하지는 않네요.
이런 공간을 2005년부터 꾸려오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혼자 알고 있기엔 아깝다고 생각해서 목요일 오전수업에 가서도 역시 소개를 했답니다.

어제 밤 싸이월드에 보람이에게 글을 남기면서도 이 카페를 소개했는데 거기까지가 제 몫이고
이용하고 하지 않는 것은 본인 몫이겠지요?
모르는 사람들사이에서 선뜻 나서려고 하지 않는 아이가 캐나다에 언어연수가서는
브라질에서 온 여성에게 태권도를 배우기도 하고,(재미를 느꼈는지 한국에 와서는 태권도를 배우고 싶다는
말을 듣고 놀랐습니다.) 일본에서 온 학생들과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하고,일본친구,한국친구들이 생겼다고
그 곳 기념일에 놀러가기도 했다는 소식을 읽으면서 한편 부럽기도 하고 한편 놀랍기도 하고
기묘한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는 중입니다.

몰입하는 인간은 그것이 긍정적인 분야의 일이라면 그 일이 무엇이건 아름답게 느껴지지요.
그런데 개인적인 몰입의 행복이나 아름다움도 좋지만 그것이 진화해서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즐거움이라면
더 의미있는 것이 아닐까,그런 관점에서 몰입의 저자가 evolving self를 출간했더군요.
진화하는 자아라,참 제목도 잘 지었구나 하면서 읽기 시작한 책인데,그 책을 다 읽고 나면
제게 무슨 길이 보일까 궁금해하고 있는 중이기도 합니다.


바벨의 도서관을 소개하면서 보고 있는 그림은 샤르댕인데요,마지막 두 점의 정물화처럼
화려하진 않지만 은근한 아름다움,오래가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그런 마음으로
오랫동안 언어를 공부하고 함께 나누고,그러면서 자신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찾아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고른 그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