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기사를 본 순간부터 마음속에서 통도사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차올랐습니다.
왜 갑자기 통도사냐고요?
한국미술을 알리는 책의 도판에서 본 이후로 이상하게 마음이 끌려 꼭 한 번 보고 싶다고 생각한 불화였는데
마침 통도사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이렇게 저렇게 궁리를 하던 중이었습니다.금요일 하루를 비우고
만약 시간이 부족하면 야간 고속버스를 타고 새벽에 아들이 학교가는 시간전까지 돌아오면 되지 않을까하고요.
불화 한 점때문에 통도사에 가자고 권해도 함께 갈 사람들이 있을까 싶어서 혼자 다녀오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혹시 하고 짚이는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목동의 역사모임에서 알게된 물찬 제비란 아이디를 쓰는 여행마니아인데 (이제까지 70여개 나라를 그냥 다닌
것이 아니라 한 번에 한 곳에 가면 거의 일개월씩 현장의 사람들과 소통하면서 혼자 여행을 하는 베테랑인
사람이 있어서 놀라고 있는 중이었거든요.) 혹시 싶어서 전화를 해볼까 그런 마음이 있었습니다.
화요일 철학 수업을 하러 갔을 때 번득 든 생각,수업이 없는 다음 화요일에 간송미술관에 가느라
다시 서울에 나오는 것보다는 돌아가는 길 켈리님께 부탁하여 간송미술관 앞에 내려달라고 하면 어떨까?
그래서 수업마치고 점심도 못 먹고 함께 가는 것이 가능하다는 줌마나님,큐트 폰드님 이렇게 간송미술관에
갔습니다.
아래층부터 그림을 둘러보고 이층에 갔더니 오히려 큰 작품보다 더 눈길을 끄는 처음보는 그림들이 많아서
한 번 보는 것으로는 아쉬워서 한 차례 더 둘러보고 그래도 발길을 떼기 어렵게 하는 작품들을 한 번 더
만나고는 집에 가기 전에 일층에서 더 보고 싶은 그림을 보러 내려갔지요.
그림을 보던 중 조금 낯이 익다 ,누구지? 그런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 사람이 있었습니다.
바로 물찬 제비님이었는데 얼마나 반갑던지요.
사실 실제로 만난 것은 두 번밖에 되지 않아서 그리 잘 안다고 할 수 없는 사람이지만
미리 이야기를 너무 많이 들었고 제가 갖고 있는 호감이 겹쳐서 쉽게 마음을 열게 된 사람이기도 한데요
그녀는 그림이 너무 좋다고 하면서 간송미술관에 온 이후 최고로 좋은 전시가 아닐까 하고 감탄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선뜻 제게 그림에 대한 설명을 더해 줄 것이 있는지 그렇다면 이야기해달라고 청을 하네요.
설명이라기 보다는 하고 싶은 말을 하면서 그림을 함께 보았습니다.
그 다음 수월관음도 이야기를 했더니 물론 본인도 그 전시가 탐이 나서 고민하던 중이었노라고
그렇다면 함께 가자고 합니다.
서로 일행이 있어서 점심을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점심식사 시간에 그 이야기를 하니
줌마나님이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돕는 법인가? 하고 거창한 이야기를 해서 웃었습니다.

간송미술관에 아직 다녀오지 못한 사람들에겐 이 전시에 꼭 가보라고 권하고 싶네요.
그리고 통도사의 전시가 궁금한 사람들은 한 번 검색해보시길,

통도사에는 그 불화말고도 언젠가 우연히 간 절에서 만난 한 의사가 기증한 상당히 많은 작품들이 있답니다.
그 때 놀라서 언젠가 다시 와서 이 전시품들을 다시 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세월이 하염없이 흘렀는데
이번에는 관심사가 같은 그녀와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작품들을 함께 볼 수 있는 더 즐거운 시간이
될 것 같네요.

나도 가고 싶었는데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아서 하고 망서리는 사람들이 있다면
5월 29일 일찍 출발하는 귀한 여행에 함께 하시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