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 모임끝나고 마음에 두고 있던 전시회에 갔습니다.
금호미술관쪽으로 가려다가 옛날의 현대갤러리 (지금은
이름이 바뀌었더군요)자리에서 하는 황영성화백의 소와가족이란
전시가 있어서 먼저 그 곳에 들렸습니다.
황영성화백의 그림은 관심있게 지켜보는 편이라서
서슴치 않고 갤러리안으로 들어갔지요.
이번 전시에서 첫 그림을 본 순간 이상하게 황주리의 그림이
생각났습니다.서로 닮은 점,서로 다른 점등을 비교해서
보게 되더군요.


그녀가 인물을 살리면서 역사속의 시기에 대한 연구를
했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유화부인의 경우 고구려 고분벽화의
형식을 잘 살렸더군요.

이 유화부인에서 더 진보한 유화부인을 보는 것은
즐거운 경험이었습니다.
유화부인도 그렇지만 허황옥의 경우 그녀가 남방불교의
흔적을 들고 온 점을 비추어 인물상 옆에 물고기문양을
배치하고,그녀의 옷맵시나 후광을 통해 불교와의 연관성을
드러낸 점,유관순의 모습을 표현한 것,논개,매창,황진이
명성황후,신사임당,그리고 나혜석등을 표현한 것이
각각의 특성을 살려서 그들에 대해서 생각하보게 하는
시간이기도 했지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재미있는 이미지들을 따라서 그려보고
싶게 만드는 이상한 충동에 사로잡힌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전시장을 가득 메운 소와 가족 시리즈,그런데 조금씩 변형한
그림들에서 해학을 느끼기도 하고,아 글씨의 변형을 저렇게
하니 재미있구나,나도 따라해보고 싶다는 생각에 메모를
하기도 하면서 들여다보다가 느낀 점은 색채가 정말
자유롭다는 것이었지요.
자칫 유치할 수도 있는 구성이 색으로 인해서 펄펄
살아있는 그림이 된다고 할까요?
화가는 이 넓은 캔버스에 구성을 어떻게 해나가는 것일까
미리 짜여진 구성이 있나,아니면 선을 하나 긋고 거기서
출발하다보면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이는 것일까
이 많은 이미지들을 어떻게 배치하는 것이지
즐거운 의문이 꼬리를 무는 시간이었습니다.
집에 와서 찾아보니 전시장의 그림들은 올라와 있지 않아서
이전의 다른 그림들을 보고 있는 중에 만난 그림들


이번 전시가 원색의 향연이라면 오래전의 그림은 더
차분한 색을 보여주고 있네요.
금요일에 미리 마음에 품고 간 전시는 정종미의 종이부인이란
재미있는 제목의 전시인데요,저는 그녀의 색을 정말
좋아해서 기분이 우울한 날은 일부러라도 홈페이지의
그림을 찾아서 들어가곤 하지요.
유화부인을 시작으로 한국사에 등장하는 여성들에게
얼굴을 찾아주는 작업을 하고 있는 그녀는 종이부인,보자기
부인 이런 식의 제목을 붙여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것은 부인의 얼굴보다도 그녀의 색면이''
보여주는 색의 깊은 맛이긴 해도 그런 시도자체도
역시 색면과 어울려 의미있다고 생각하지요.
전시장안에 진열된 이미 지나간 전시 팜픔랫에서 만난
어부사시사를 포함한 작품들의 색에 매료되어
한참을 뒤적이면서 서있기도 했지요.,
언젠가 그런 작품들을 직접 볼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매력적인 색이 그곳에 있더군요.

지금 보고 있는 그림역시 전시작품이 아니고요,지난 작품들을
찾아보고 있는 중입니다.
어제 교보문고에서 구한 귀한 음반,피아노 탄생 300주년을
맞아 한정판매로 발매된 the pianist
듣고 싶어서 어제 밤부터 오늘 아침까지 돌려가면서 다양한
피아노소리의 향연으로 들어가 있는 중인데요
지금 흘러나오는 슈나벨의 피아노소리에 붙들려 잠깐
귀를 기울입니다.

이 그림은 재미있게도 지도부인이란 제목입니다.

이 작품도 마찬가지 제목인데요,지도를 사람의 모습으로
표현한 것이 제게 유쾌한 웃음을 선사하네요.

피아노소리와 더불어 그림을 보고 있으니 금요일의
after가 한없이 이어질 것 같은 기분이 드는 시간이지만
아무래도 다음 할 일을 위해서 일어나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