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방학이 유난히 바빠서 개인적인 시간을 내기가
참 어렵습니다.그래서 다른 때보다 집중해서 무엇을 '
읽을 여유가 없어서 그것이 조금 고통스럽지만
대신 마음을 바꾸어서 아이들과 나가는 세계사 진도에
맞추어 도판이 좋고,제목이 선명해서 아이들의 기억을
자극할 만한 책들을 찾아서 저도 다시 읽기도 하고
새롭게 읽기도 하면서 수업에도 활용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 이유로 다시 빌려서 보게 된 르네상스를 만든
사람들,재미있는 사실은 좋은 책은 두 번 세 번 읽을수록
더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고 보여준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책이 이번으로 세 번째인데 그 동안 아리송하던
것이 이번에 새롭게 읽히는 대목들이 있어서 아하,하고
즐거워하면서 읽게 되었지요.
저자 시오노 나나미는 이 책을 열면서 제일 먼저 두 사람을
언급하는데요 한 명은 프란체스코,다른 한 명은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던 프리드리히 2세입니다,
특히 그녀가 힘주어서 소개하는 인물인 프리드리히 2세는
13세기에 너무 일찍 태어난 르네상스인이란 소제목이
보여주듯이 기독교 세계에서 이런 정신의 인간이
살아가는 일이 어떤 것이었을까를 고민하게 만드는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6차 십자군을 이끌고 떠나서 예루살렘에 가서는
이슬람인들과 한 번의 전투도 없이 평화협정을 이루는
과정을 읽으면서 전투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파문을 하는 교황을 생각해보게 됩니다.
지금의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교회의 힘이
막강했던 시절,교황에게 파문을 당한다는 것은
황제로서뿐이 아니라 인간으로도 살기가 어려운 시절이었을
그 시기의 일을 상상해보다가 우리가 어떤 시기를
제대로 안다는 것은 과연 가능한 일인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되네요.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새롭게 더 읽어보고 싶은 책이
바로 이 책인데요,그 전에는 건축에 대한 상세한 설명에서
확 와닿지 않던 대목이 있었는데 시오노 나나미의
설명을 읽다가 브루넬레스키가 로마에 가서 판테온을
보고 왔지만 그것을 그대로 응용할 수 없었던 ,그래서
스스로의 힘으로 새로운 돔을 만들어낼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눈길이 갔습니다.그렇다면 그런 관점으로 다시
이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지요.
보고 싶고 알고 싶고 이해하고 싶은 욕망의 폭발이
바로 르네상스정신이라고 저자는 한 마디로 요약을 했더군요.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이 시기의 한국은
르네상스 정신과 어떤 연관관계로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고민하게 되는 날들입니다.
아침 신문의 일면에 나온 기사를 읽으면서 마음이
힘이 들었습니다,그러다가 뒷 면을 열자 시인 김선우가
쓴 칼럼이 보이더군요.
춤추면서 싸우자라는 제목인데요,이런 시기일수록
문화적 파르티잔,일상의 파르티잔이 되자고요.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이 있을까 고심하다가
우선 everymonth에 그 글을 올려놓고
우리의 일상과 사회적 존재로서의 삶을 어떻게 하면
통합하면서 살 수 있을까 고민하는 자료로 삼고 싶어졌습니다.
살아가는 일이 어렵다고 느낄수록 그것에 매몰되지 않고
뚫고 나갈 힘을 길러야하는데 그 힘이 어디서 올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요?
이런 시기에 읽은 역사속에서 저는 지난 시대의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힘을 얻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당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의 교류만큼이나
아니 어떤 경우에는 그것보다 더 한 폭풍이 되어
저를 흔들어대는 사람들,오늘은 이상하게 서로
상이한 사람이지만 거의 동시대를 살았던 프란체스코와
프리드리히 2세를 생각하면서 보낸 날,
집에서 책이야기를 하다보니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스케치에 눈길이 간 날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