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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속의 명장면, 생활속의 즐거움

금요일,역시 금요일

| 조회수 : 1,194 | 추천수 : 142
작성일 : 2008-12-13 22:52:49


  금요일,오전 반룬의 예술사시간에 마침 네덜란드의

황금기 미술에 대한 공부가 있었습니다.

요즘 이상하게 여기저기서 네달란드의 바로크 시대

그림을 보게 되는군요.

당연히 점심을 먹고 나서 바로크 미술 전시에 가려고 했으나

그 곳에 가기 전 깜빡이님과 둘이서 학고재와 두아트 갤러리의

상설전을 보고 광화문으로 가기로 했지요.

그런데 상설전의 그림들이 좋아서 보고 또 보고 하다보니

시간이 많이 흘러버렸네요.

결국 바로크 전은 다음으로 미루고 말았지만

금요일에 본 그림들이 좋아하는 작가,작품이 많아서

아주 기분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학고재와 두가헌 양쪽에서 본 화가중에 김원숙의 그림이

있었습니다.약간 다른 분위기라서 오히려 더 즐거웠는데요

오늘 밤 집에 와서 제일 먼저 찾아보는 화가입니다.






아래 그림을 보다가 어제 교보문고에서 책을 사던

시간이 기억이 나네요.

사실은 강대국의 조건중에서 일본과 프랑스 두 권을

마저 구해서 읽어야지 했는데 새로 나온 책을 구경하다

보니 마음이 달라졌습니다.

그래서 고민고민하다가 메모장에 쓴 책 이외에

세 권을 구했는데요

책세상에서 새로 출간한 개념사 시리즈중에서 두 권

아방가르드와 시민,그리고 또 한 권은 1955년 겨울

미국 남부의 몽고메리 시에서 발생했던 버스 보이코트

사건을 다룬 글이었습니다.우리는 자유를 위해 버스를

타지 않았다 (제목은 정확하지 않은데요 다 읽고

오늘 만난 아이에게 빌려주었기 때문이지요) 인데요

막연하게 알고 있던 그 사건을 잘 정리해서 아이들도

어른들도 다 만족스럽게 읽을만한 글로 만들어낸

저자의 능력이 돋보이는 글이었습니다.



아방가르드의 저자는 이미 베버의 책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에 관한 글을 자신의 말로 청소년이

읽을 수 있도록 잘 정리한 책을 통해서 만난 다음

그의 글을 더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만난

책이라 주저하지 않고 구했습니다.

그런데 오늘 아침 한겨레신문에서 그 시리즈에 대한

글이 올라와서 반갑게 서평을 읽은 일도 있었지요.

아방가르드에 관한 여러 가지 글을 읽어보았지만

오늘 읽은 아방가르드는 우선 군대 용어로서의 아방가르드를

정의한 다음 그것이 미술사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단순한 새로움이 아니라 새로움과 저항이 결합했을 때에야

진정한 아방가르드가 된다는 것,아방가르드가 왜 생겨났고

아방가르드중에서 미래파와 다다는 어떻게 다른가

그리고 초현실주의는 무엇을 지향하는가,

문화적인 ,사회적인 맥락에서의 이야기도 잘 정리되어

있어서 정말 단숨에 다 읽는 신기한 경험을 했지요.



다른 날은 여유가 없어서 큰 서점에 갈 시간이 없고

필요한 책만 달랑 사들고 나오게 되는데

아무래도 어제는 저녁에 음악회 약속도 없고

조금은 여유가 있어서 서점안을 돌아다니면서 천천히

메모하고 이리 저리 들추면서 비교할 여유가 있어서

정말 좋은 책을 구할 수 있었구나 (출간된 줄도 모르고

있던) 그러니 생활에서 이렇게 여유있는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가 그런 생각을 저절로 하게 되네요.



책의 말미에 저자가 자신의 글에서 인용한 쉔베르크의

경우가 인상적이어서 제목을 메모해서 들어왔습니다.

계몽의 변증법-아도르노와 쉔베르크

예술가가 성공한 이후가 성공이전보다 얼마나 어려운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예로 든 것이 쉔베르크인데요

그는 현대음악에서 12음계를 이용한 음악을 작곡한 이후

많은 사람들이 그를 따라하니까 그것을 부수어버렸다고

하더군요.

아방가르드의 경우 자본의 논리에 따라 미술관에서

그들의 그림을 콜렉션의 대상으로 삼아버림으로써

그들이 갖고 있는 혁명적인 성격이 무화되는 것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쉔베르크의 예가 언급된 것이지요.

지금의 현실에서 대중문화와 자본의 논리가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시대에 아방가르드는 필요하다는 것

예술에서만이 아니라 제대로 살기 위해 우리들이

아방가르드 정신에서 배울 점은 무엇인가

저자는 그 점을 묻고 있었습니다.

그런 시각이 미술사에서 본 아방가르드보다 신선해서

읽고나서도 울림이 큰 책이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 된 것은 아니지만 역시 금요일은

금요일이군 하는 생각이 절로 드는 시간을 보낸 날

그래서 그로 인해 오늘 하루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일주일에 하루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는 휴일이

있다는 것의 고마움과 즐거움을 흠뻑 누린 금요일



이 그림은 제 자신을 위해 고른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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