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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넘친 전시회

| 조회수 : 1,806 | 추천수 : 175
작성일 : 2008-11-29 09:20:55


  이름을 걸고 외국에서 들어오는 전시회에 갔다 오면

늘 뭔가 부족하다는 불만이 있었습니다.

(예외가 있긴 했었군요. 덕수궁 현대미술관의 장 뒤뷔페전은

정말 흡족한 전시였었던 것으로 기억하지만 대개의 경우는

기대하고 갔다가 아니 이럴수가 정작 렘브란트는 왜

이렇게 작품이 빈약하게 온 것일까라든지 정말 이 작품은

만날거라고 기대했는데 싹 빠져 버렸네 이런 식으로요)

그런데 어제 만난 퐁피두에서 온 화가의 천국은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동안 내내 즐거움과 새로운 발견으로

오랫만에 흡족하다,행복하다 소리가 절로 나는

멋진 전시였습니다.

11월 한 달 몸이 제대로 말을 듣지 않아서 행복하다

배추속처럼 꽉찬 그런 금요일이란 느낌을 못 느끼는

금요일이었는데요 어제는 오랫만에 행복한 금요일이란

감탄사가 절로 나는 금요일,다시 보람이랑 이 전시에

오고 싶다는 마음,입장료가 전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든 날이었답니다.




처음 전시장에 들어가니 실로 만든 발에 푸생의 이 그림이

그려져 있었습니다.

아니,오늘 푸생을 만나나 의아한 생각이 들었지요.

퐁피두는 현대미술이 있는 미술관인데 갑자기 웬 푸생이지?

알고 보니 푸생의 이 그림에서 조각조각 주제를 나누어서

(아르카디아에도 나는 있다라는 제목의 그림인데요)

천국에 관한 10가지 주제가 있는 그림들을 전시했더군요.

피카소,마티스,샤갈,미로 ,페르낭 레제,보나르,마케

브라크, 드랭,뒤뷔페,거기에 한 점의 사진,브레송까지

많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새롭게 발견한 브라크의 매력과 보나르의 도판에서와는

다른 그림들의 색감,역시 피카소란 찬사를 하게 만든

한 점의 정물화,그리고 미로의 두 점 전시만으로도

아깝지 않다고 탄성을 올리게 만든 그림

집에 걸어두고 싶어서 한참 서성이게 만든 폴 클레의

한 점 작품,피카비아가 이런 그림을 그렸었나,참 다르다고

느끼게 만든 그의 그림들,달리와 마그르뜨로 하여금

그림을 그리게 만들고 싶었다는 키리코의 그림 한 점등

어느 것 한 점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전시장을 두 바퀴

돌고 어느 작품 앞에서는 더 서성거리기도 했지요,

라울 뒤피의 정물화 한 점의 경우는 함께 간 캘리님의

감성을 자극하여 카피된 작품이 있므면 걸어놓고 싶다고

자꾸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저도 폴리네시아-하늘,-바다

두 연작이 온 마티스의 컷 아웃 작품에서 눈길을  뗄 수가

없었고  샤갈의 단 한 점 온 무지개도 샤갈을 다시 보게

만든 작품이었습니다.



다른 한 작품은 아무리 검색해도 나오지 않네요.

덕분에 토요일 아침부터 미로의 그림속에서 길을 만들고

돌아다니는 놀이를 한 기분입니다.



제일 처음 올린 그림이 제가 미로의 원화를 처음 만난

작품이었습니다.

퐁피두에 갔을때 어느 층은 너무 앞서가는 작품들이라

제 감성이 따라갈 수 없어서 벅찬 경우가 많았고

어느 층은 어라 어라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되돌아가서

보기도 하고

어느 층에서는 영상설치물앞에서 의자에 앉아

눈물짓고 있는 사람들속으로 들어가면서 정말 눈물이 나오는

그런 작품일까 의구심을 갖고 들어갔지만 저도 모르게

눈물이 흐르는 경험을 한 그런 전시실도 있었지요.




퐁피두에 다시 가지는 못했어도 지난 해 스페인여행의

마지막 여행지 바르셀로나에서 돌아오는 날 아침

미로 미술관에 갔었습니다.

얼마나 다양한 작품들이 있던지 마치 갑자기 귀한

선물을 받은 것처럼 황홀한 기분이 들었던 기억이 지금도

새롭네요,제겐 바르셀로나는 가우디와 미로를 보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시간이었고

다시 가고 싶은 곳으로 늘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도시이기도 합니다.



물론 마드리드에서도 미로 작품을 많이 만났지만

바르셀로나에서 만난 작품들이 워낙 좋은 작품들이 많아서

상대적으로 그 곳에서 본 그림들은 묻혀졌다고 할까요?








12월 한 달은 퐁피두 미술관에서 온 그림들을 다시

들추어서 찾아보는 것만으로 충분히 바쁠 것 같은

그런 즐거운 예감이 드는군요.



그림을 보는 동안 내내 브람스를 들었습니다.

제게 브람스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해 준 사람

음악회,미술관 하루 종일 함께 다녀도 힘든 줄 모르게

오히려 미술관에서의 관람소감을 서로 이야기하면서

서로 그림으로 통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해주고

음악회의 모든 중요한 선택을 해주는 그녀에게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이 샘솟는 토요일 오전입니다.







이 그림은 그녀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고른 두 점인데요

언젠가 바르셀로나에서 함께 미로그림을 보면서

이야기 나눌 날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카루소
    '08.11.29 10:53 PM

    브람스; 바이얼린협주곡 라 장조 Op.77

    1. Allegro non troppo
    2. Adagio
    3. Allegro giocoso, ma non troppo vivace - Poco piu presto


    안네 소피 무터 & 뉴욕 필, 쿠르트 마주어



    봄날 소리개
    하늘 높이 떠서
    이잡듯 내려다 살펴보던
    내 야망시대의 2.0시력에도
    요하네스 브람스
    당신같은 남자는
    찾아내지 못했다

    아니 당신같은 눈 좋은 남자가
    없는 세상을 탄식하며
    여름도 멀리 지나와
    늦가을밤 호롱불빛같은 돋보기 쓰고서야
    비로소 보았어라
    원고지 네모난 칸에서
    내가 클라라 슈만이 못된 탓인 줄을.

    - 요하네스 브람스 / 유안진, 詩 -

  • 2. intotheself
    '08.11.30 2:09 AM

    그림 올려놓으려고 들어와서 브람스의 음악을 발견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토요일 밤의 깊어가는 시간을 즐기고 있어요,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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