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시간표를 바꾸어서 등록한 딸덕분에
새벽에 일어나야 하는 수고를 덜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새로 밥을 전기밥솥에 앉히고
누워서 음악을 듣고 있던 중 보람이가 일어나더니
무슨 일인지 피아노 앞에서 연습을 하네요.
하도 오랫만이어서 낮은 음자리표를 잘 못 읽겠다고 하는군요.
우리나라의 대부분 아이들이 어려서 피아노를 배우지요.
그러나 음악을 전공하려는 아이들 이외에는 계속해서
악기를 배우기 어려운 구조이다보니
실제로 중,고등학생 시절에 음악을 연습하면서 즐기는
일이 가능한 아이들이 정말로 비율로 보면 적다는
생각이 들어서 아쉽습니다.
어려서 음악과 체육,그리기,만들기,그리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쓰고 남들과 그런 생각을 나누기
나는 누구인가,무엇을 좋아하고 잘 하고 싶은가
내가 고치고 싶은 버릇은 무엇인가
이런 문제에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
한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아닐까
갈수록 그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아이들과 만나면서요.
어린 나이에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했던 보람이는
얼마 못 가서 피아노에 싫증을 내고 그만 하겠다고
여러번 졸랐습니다.
나중에 후회한다고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어서
결국은 각서를 쓰고 그만두게 되었지요.
그런데 제가 피아노연습을 하는 도중 가끔씩 관심을 보이더니
오늘은 앉아서 쉬운 곡 하나를 연습해보네요.
낮은 음자리표를 모르겠다고 해서 알려주었지만
그렇게 쉽게 손에 익는 것은 아니니
정말 마음이 있다면 한 곡이라도 연습을 계속 하겠지요?
여름에 운동을 하고 싶은데 아무래도 수영은 멀리 가야하고
헬쓰클럽은 재미가 덜하다고 엄마가 하는 탁구를 나도
해볼까? 그렇게 마음먹고 시작한 아이가 한 달이 되면서
탁구의 기본기를 어느 정도 익히고 있습니다.
운동을 싫어하는 아이라서 정말 큰 진보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한동안의 유행으로 그치지 않고 오랜 기간 좋아하고
즐기는 실력까지 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제 라켓도 병원치료때문에 쉬고 있는 중인데
피아노 위에 올려놓은 라켓을 볼 때마다 언제
다시 연습하러 갈 수 있을꼬 아쉬운 마음으로 바라보고
있지요.
연습하다가 전화를 받은 아이가 갑자기 소리를 지릅니다.
엄마,어제 밤 이력서 썼던 그 회사에서 연락이 왔는데
원래 자리는 다 차서 떨어졌지만 (무슨 컨설팅 회사의
아르바이트에 응모를 하느라 영어이력서를 쓰면서
어제 밤 도움을 청했었는데 바로 그 회사인 모양입니다.)
일본어 번역하는 것 3일동안 일해달래
일본어 인증시험 자격증 있는 것과 고등학교 시절
일본어 통역한 것을 경력에 쓴 것이 눈에 띄어
연락이 온 것인데요,저는 그것보다 밤중에 보낸 이력서에
이렇게 이른 시간에 연락이 온 시스템에 놀랐습니다.
요즘 읽고 있는 책중에서 인터넷이 어떻게 세상을 바꾸는가에
대해서 열변을 토하고 있는 책이 있어요.
흥미있게 읽고 있는 중인데 바로 그 증거를 아침에
만나고 있는 셈이네요.

이상하게 이력서 내는 것마다 떨어져서 학교 시험말고는
붙는 것이 없다고 침울해하던 아이에게 이번 일과
마켓터 지망한 것에서 연락이 온 것 두가지가
심기일전에 도움이 되겠구나 싶네요.
덕분에 기분이 좋은 아이에게 아침밥을 차리라고
부탁을 하고 저는 앉아서 어제 밤 everymonth에 올려놓은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그림을 찾아서 보는 중입니다.